80여개 국제NGO단체 "반기문, 낙하산 투하 말라"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장에 정치인 인사 낙하산설
이들 단체는 최근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에게 공동서한을 보내 발레리 아모스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OCHA) 국장 후임에 경험이 부족한 정치권 인사를 임명하려는 움직임에 반대 뜻을 분명히 했다고 영국 옵서버 인터넷판이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영국 출신 아모스 국장은 4년여의 시리아 등 분쟁지역 구호활동 감독 임무를 마치고 오는 3월 말 퇴임할 예정이다.
이들은 서한에서 "인도주의적 위기가 확산하는 시점에, 풍부한 자격과 경험을 갖춘 지도자가 나와 우리 단체들과 협력해 일하는 게 중요하다고 믿는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또 반 총장에게 적절한 후보들을 가려낼 전문가 위원회 설치를 요구했다.
이번 문제는 지난해 말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와 그 밑에서 보건장관을 지낸 앤드루 랜슬리 간 서신이 공개되면서 불거졌다.
편지에서 현재 집권 보수당 하원 원내대표이기도 한 랜슬리는 캐머런 총리에게 "국제 공공서비스 영역에서 본인이 그러한 역할을 맡는 것을 지지해 준 데 감사한다"고 썼다.
이에 캐머런 총리는 "당신이 공공서비스 업무와 관련해 더 많이 기여해야 하며, 나는 앞으로 당신이 그러한 일을 하도록 지지할 수 있기를 고대하고 있다"고 화답했다.
캐머런 총리는 최근 유엔의 주요 직책 여러 개가 다른 유럽국가 출신들에게 넘어가자 아모스 후임만은 영국인이 맡아야 한다는 생각을 굳힌 것으로 알려졌다.
랜슬리는 현재 아모스의 후임 자리를 놓고 민주콩고유엔평화유지군(MONUSCO) 대표인 독일인 마틴 코블러 등 여러 명의 강력한 후보와 경합하고 있다고 옵서버는 밝혔다.
영국 일간 가디언의 일요판인 옵서버는 NGO 단체들의 전문가 위원회 설치 요구는 사실상 랜슬리의 희망을 가로막는 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국제청원운동 사이트 아바즈의 랜슬리 임명 반대 청원에는 현재 약 6천명이 서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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