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 "화성갑 재보선 불출마"
김한길 대표가 출마했으나 고사
이에 따라 손 고문 전략공천 쪽으로 가닥을 잡아가던 민주당의 화성갑 공천 작업에 막판 제동이 걸리면서 '손학규 차출론'이 무산될 상황에 처했다.
손 고문의 불출마가 확정될 경우 서청원 전 한나라당(새누리당 전신) 대표가 새누리당 후보로 나오는 이 지역의 '빅매치'도 불발되게 된다.
김 대표는 전날 충북 방문 일정을 소화한 뒤 경기도 분당 인근 모처에서 손 고문과 1시간30분가량 만찬을 겸한 회동을 하고 "이렇게 중요할 때 당이 하나가 되고 그 구심점에서 손 고문이 역할을 해달라"며 출마를 공식 요청했다고 김관영 수석대변인이 전했다.
앞서 당 지도부는 전날 오전 열린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 손 고문을 화성갑에 전략공천하는 방안에 대해 공감대를 이뤘다.
그러나 손 고문은 "대선에 패배, 정권을 내주게 한 죄인이 1년도 채 지나지 않아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하는 게 국민 눈에 아름답게 비쳐지지 않을 것"이라며 "내 입장에서 아무리 희생과 헌신을 한다고 생각해도 국민 눈에는 욕심으로 여겨질 것이다. 국민 눈으로 당과 나를 되돌아보니 이 결론에 도달했다"며 고사했다고 양측 관계자들이 전했다.
김 대표는 이날 낮 당 전략기획위원장이자 손 고문과 가까운 최원식 의원을 '메신저'로 보내 회동을 다시 제안했으나 손 고문은 불출마 입장을 재확인하며 사실상 이를 거절했다.
김 대표는 최 의원을 통해 "오늘 저녁 다시 만나 설득의 기회를 가졌으면 좋겠다"는 입장을 손 고문에게 전했으나, 손 고문은 "출마 문제에 대한 내 입장은 확고하니 그런 수고를 하시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답했다고 손 고문 비서실장인 김영철 동아시아미래재단 대표이사가 밝혔다.
이와 관련, 충남 천안을 방문 중인 김 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생각 좀 해보자"며 말을 아꼈다.
그동안 당의 공식 요청이 있으면 손 고문도 출마를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이었던 것으로 알려진 터라 당 지도부는 손 고문의 이 같은 입장 표명에 대해 당혹감 속에 대책 마련에 나섰다.
손 고문이 불출마 입장을 재확인한 가운데 김 대표가 다시 '삼고초려'에 나설지 주목된다.
민주당은 일단 6일 재보선 공천심사위원회 회의를 소집해 놓은 상태다.
한편 손 고문은 6일 당내 손학규계 인사들과의 귀국 환영 만찬에 이어 오는 8일 싱크탱크인 동아시아미래재단 산하 동아시아미래연구소 창립 기념 심포지엄에 참석할 예정이어서 이 자리에서 공개적으로 입장을 표명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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