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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은행, 비정규직 완전히 없앤다!

3천여 비정규직 모두 정규직 전환 노사합의, 타은행들 '충격'

우리은행이 내년 3월부터 전체 직원의 30%에 가까운 3천여명의 비정규직 행원을 전원 정규직으로 전환시켜 비정규직을 철폐하기로 노사가 전격합의, 향후 다른 산업부문에도 적잖은 파장을 예고하고 있다. 이렇게 모든 비정규직 직원들을 한꺼번에 정규직으로 전환한 것은 금융권은 물론, 다른 산업에서도 전무후무한 일이다.

우리은행에서 비정규직 완전히 사라진다

우리은행 황영기 행장과 마호웅 노조위원장은 20일 오전 본점 강당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갖고 정규직 직원의 내년 임금을 동결하는 대신 내년 3월1일부터 비정규직 직원들을 정규직으로 전환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그대신 정규직 직원들은 금융권 임단협에서 합의한 내년도 2.8%의 임금 인상분을 동결하기로 했다.

우리은행은 지난 10월27일 산별노조 공동 임단협 합의이후 두달간 비정규직 문제해결을 중점과제로 논의해왔다

현재 우리은행의 비정규직은 정규직 1만1천여명의 30%에 육박하는 3천1백여명으로 대부분 영업점 창구에서 마케팅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이들은 내년 3월부터 비정규직을 정규직에 포함돼 복리후생이 정규직과 같아진다. 급여는 매스마케팅, 고객만족(CS), 사무직군 등 직군별로 차등해 적용한 뒤 순차적으로 정규직 수준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우리은행은 또한 내년부터 비정규직의 신규 채용을 실시하지 않을 계획이다.

변호사 등 고액연봉을 받는 전문 계약직 1백20명은 정규직 전환 대상에서 제외된다.

황영기 행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번 합의가 정규직원들의 임금동결이라는 양보를 전제로 이뤄졌기 때문에 직원간 결속력을 더욱 다질 수 있게 됐다"며 "비정규직 직원들이 고용불안에서 벗어날 수 있게 돼 생산성과 영업력이 더욱 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황 행장은 이어 "영업이익을 정규직 숫자로 나눈 1인당 조정영업이익에서 예금보험공사와의 경영이행약정(MOU)상 목표와 숫자적 괴리가 생길 수 있다"며 "이 부분은 경영실적 문제가 아니라 산술적 문제인 데다 사회적 문제를 선제적으로 해결한 면이 있는 만큼 예보가 이해해 줄 것을 희망한다"고 최대주주인 예보의 양해를 구했다.

마호웅 노조 위원장도 "이번 합의가 정규직의 임금동결이라는 양보를 전제로 이루어진 만큼 전직원간 결속력을 더욱 다질 수 있을 것"이라며 "우리은행 사례가 다른 여러 직장들에서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이 붐을 일으키는 데 초석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우리은행 황영기 행장(오른쪽)과 마호웅 노조위원장이 20일 오전 우리은행 본사에서 금융기관 최초로 3천1백명의 비정규직 직원을 정규직으로 전환하고 정규직 직원은 임금을 동결하는 노사합의를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다른 은행들에도 압력요인으로 작용할듯

우리은행의 비정규직 폐지 합의는 IMF사태후 양산되면서 심각한 사회문화화돼온 '비정규직화'에 제동을 걸었다는 점에서 일대사건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우선 다른 은행들에도 상당한 압박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IMF사태후 은행들은 미국 등 서구의 은행 시스템을 받아들여 창구에서 입출금을 담당하는 단순직(텔러)은 주로 비정규직으로 고용하고, 국내 모든 업종을 통털어 최고의 연봉을 주는 정규직에게는 세일즈 마케팅 등 고부가가치 업무를 맡기는 방식을 취해왔다.

그 결과 인건비 절감 등으로 은행의 수익성을 개선됐으나, 아직 은행업무가 서구처럼 고도로 세분화-전문화되지 못한 상황에서 똑같은 대졸직후 취업자가 비슷한 업무를 하면서도 정규직-비정규직간 수입은 최대 3배까지 벌어지는 사태가 발생해 조직내 불협화음의 주된 요인으로 작용해왔다.

따라서 우리은행의 이번 합의는 다른 은행들에도 비정규직 폐지를 요구하는 적잖은 압박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특히 우리은행이 소속된 금융노련은 한국노총 소속이며, 이용득 한국노총 위원장은 금융노련 출신이어서 한국노총 차원에서 타은행들에도 동일한 비정규직 전환 조치를 압박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러나 다른 은행들이 곧바로 우리은행의 뒤를 따를 것으로 예상하기는 이르다. 우리은행의 경우 공적자금이 투입된 유일한 토속 시중은행인 반면, 다른 은행들의 경우 외국계 지분이 절반이상을 넘고 있어 외국계 투자가들이 이같은 조치에 쉽게 호응할 가능성이 낮기 때문이다.

외국계 지분이 60%를 넘고 있는 한 대형시중의 관계자는 "외국계 투자가들은 수익성을 최우선시한다"며 "부분적으로 비정규직을 정규직화하는 것은 몰라도 텔러까지 모두 정규직화한다고 하면 거센 저항이 일 것"으로 내다봤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IMF사태후 비정규직이 양산된 배경에는 "불황때 정규직 노조원을 우선적으로 보호하고 비정규직부터 감원한다"는 '노조 집단이기주의'가 밑자락에 깔려 있었던 측면도 있었던 만큼 우리은행 노사의 비정규직 전면철폐는 금융권뿐 아니라 전 산업부문의 노사 양측에 적잖은 충격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김홍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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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이 1 개 있습니다.

  • 10 7
    감사해라

    길은 여승무원들이 닦은거다
    여승무원들한테 기부 좀 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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