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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안게임]한국축구, 골결정력에 졌다

도하AG 4강서 압도적 경기에도 이라크에 0-1 패배

한국축구가 또 다시 아시안게임 제패에 실패했다.

한국축구대표팀은 지난 12일 밤(한국시간) 도하아시안게임 축구 4강전에서 '중동의 복병' 이라크를 맞아 90분 내내 압도적인 경기를 펼쳤지만 단 한번의 기습에 통한의 결승골을 내주며 0-1로 패해 결승진출에 실패했다.

한국은 이천수, 박주영, 김두현, 조원희, 김동진, 이호, 김진규, 김영광 등 지난 2006 독일월드컵에 출전했던 선수들을 8명이나 이번 아시안게임 대표팀에 포함시켜 20년만의 정상탈환을 노렸지만 지긋지긋한 골결정부족에 또 다시 어깨를 늘어뜨려야 했다.

경기초반 결정적인 골기회에서 번번이 '헛발질'

이라크에 진 것이라기보다는 골결정력에게 졌다는 표현이 적당한 경기였다.

핌 베어벡 감독은 경기직후 "한국의 시작은 좋았다. 득점으로 연결시킬 수 있는 찬스가 많았다. 그러나 골을 넣지 못했다"면서 "그 많은 찬스에서 점수를 내지 못하면 압박이 커진다. 작은 실수로도 전세가 뒤바뀌는데 이라크는 한 번의 찬스를 골로 성공시켰다. 그리고 수비에 치중했다"고, 경기초반의 결정적인 득점기회에서 선제골을 성공시키지 못한 것을 중요한 패인으로 분석했다.

실제로 이 날 한국은 전반전에 최전방 공격수로 출전한 정조국과 박주영이 이라크의 수비진의 전열이 가다듬어지기 전인 경기 초반 여러번의 기회를 맞았으나 번번이 기회를 날려버리며 한국팀벤치에 불길한 기운을 안겨줬다.

90분내내 경기 지배하고도 단 한번의 기습에 무너져

결국 그 불긴한 예감은 현실이 됐다. 전반 24분 김치우가 인터셉트당한 공이 이라크 주장 유네스 칼레프에게 단독 찬스로 연결됐고, 칼레프는 골키퍼 김영광을 제치고 슈팅했으나 김진규가 몸으로 막아냈다. 그러나 김진규를 맞고 튄 공은 불운하게도 달려들던 사메르 무이벨이 헤딩하기 좋은 방향으로 날아가 결국 무이벨이 골로 결정지었다.

선제골을 성공시킨 이라크는 이후 철저한 수비와 교묘한 지연전술을 펼쳐 승리를 따내는데 성공했다.

반면 한국은 전반전에 부진했던 정조국을 빼고 후반전에 '빅버드' 김동현을 투입해 분위기 반전을 노렸고, 김동현의 제공권 장악능력으로 인해 몇 차례 좋은 기회를 맞았지만 결국 동점골을 성공시키는데 실패하며 끝내 패배하고 말았다.

한국은 9명의 선수가 중앙선을 넘지 않고 수비를 펼친 이라크를 상대로 시도해 볼 수 있는 모든 공격전술을 시도해봤으나 이라크의 두터운 중앙수비을 뚫지 못했고, 측면돌파에 이은 크로스는 조급한 심리상태로 인해 대체적으로 부정확했다. 여기에 문전에서의 정확성도 여전히 떨어졌다.

끝까지 보여준 진지하고 최선을 다한 페어플레이에는 박수를

그러나 다른 구기종목의 프로선수들이 무성의하고 안일한 경기를 펼쳐 망신을 당한데 반해 한국 축구대표팀은 장기간의 원정에 따른 체력저하와 집중력 저하의 어려움을 이겨내가며 나름대로 진지하고 최선을 다한 경기를 펼쳐 프로선수들로서의 자존심을 잃지 않았다.

축구에서 골을 넣지 못하면 이길 수 있는 방법은 없다. 한국은 90분 내내 경기를 지배했고 이라크를 압도했지만 결국 골을 넣지 못해 졌다. 베어벡호는 이번 아시안게임 4강 탈락이라는 아쉬운 성적표 앞에 골결정력이라는 분명한 극복대상을 머리속에 각인했다는 사실만으로 값진 교훈을 얻은 셈이다.

패했지만 잘 싸웠고, 잘 싸웠지만 못내 아쉬움이 남는 아시안게임 무대에서의 베어벡호였다.
임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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