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훈처 "박정희는 신화" "민주화인사는 종북세력"
"광우병 촛불시위도 종북세력이 주도"
23일 정호준 민주통합당 의원에 따르면, 보훈처는 지난해 말 11편의 동영상을 한 묶음으로 제작, 1천 세트를 전국 보훈관서와 재향경우회, 일부 여성단체, 일부 학교에 배포했다.
동영상은 <종북세력의 실체>편에서 "(종북세력이) 1972년 유신체제 하에서는 사회주의 건설 목표를 숨긴 채 반유신 반독재 민주화투쟁을 빙자해 세력 확산을 기도했다"며 "(종북세력이) 지금도 우리 사회 각계각층 및 제도정치권 등에서 진보인사, 평화애호세력, 애국애족세력으로 포장돼 양심적 민주인사인 양 행세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영상은 이어 "대한민국의 혈관을 막히게 하고 대한민국의 숨통을 조이는 국가파괴세력"이라며 "평택미군기지 이전 반대 시위와 천성산 터널공사 반대 시위, 제주 해군기지 건설 반대 시위 등의 배후에는 ‘공식처럼’ 이들 (종북)세력이 자리잡고 있다"고 주장했다.
영상은 "촛불시위 기간 동안 주도적 역할을 한 단체들은 북한과 똑같이 국가보안법 철폐, 주한미군 철수 등을 주장하는 종북세력이었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반면 동영상은 <대한민국의 건국과 정통성>편을 통해 이승만 전 대통령과 박정희 전 대통령에 대해 "대한민국을 있게 한 정통세력"이라며, 특히 박 전 대통령의 새마을운동, 산업화 과정 등을 장황하게 열거한 뒤 "세계에 유례가 없는 신화를 이루었다"고 극찬했다.
정 의원은 문제의 동영상 제작 배경 및 예산내역 공개를 요구했으나, 보훈처는 "외부에서 협찬 받은 동영상 자료들을 국가보훈처 이름으로 배포한 것"이라며 "동영상 제공자가 누구인지는 공개할 수 없다"고 거부했다.
정 의원은 "국가보훈처에 영상 기획안과 예산 집행내역 등 관련 자료들을 요구했는데도 이를 제출하지 않고 조직적으로 폐기 또는 은폐하고 있다"며 "국가보훈처가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노골적으로 정치에 개입하고 있는 명백한 증거"라며 박승춘 국가보훈처장의 사퇴를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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