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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성이 '아시아 MVP' 후보에도 못오른 이유

유럽파 선수들에 불리한 AFC 선정기준 문제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은 유럽의 '올해의 선수'를 노려야 하나?

지난달 16일(한국시간) 아시아축구연맹(AFC)이 발표한 올해의 선수 후보 10명의 선수명단에 자타가 공인하는 월드스타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이름이 보이지 않았다. 박지성 뿐 아니라 일본축구의 자랑 나카뮤라 ??스케(셀틱), 이란축구의 영웅 알리 카리미(바이에른 뮌헨) 등 유럽에서 맹활약중인 아시아스타들의 이름 역시 빠져있었다. 그 대신 중동지역의 선수 8명과 싱가폴 선수 1명, 그리고 타지키스탄 선수 1명이 후보로 올랐다. 그리고 결국 카타르의 10대 선수 칼판 이브라힘에게 올해의 선수상이 돌아갔다.

쉽사리 납득하기 힘든 이런 발표내용을 접한 국내언론에서는 "AFC는 중동축구연맹"이라며 꼬집었고, 국내 축구팬들은 대부분 어이없다는 반응을 나타내며 AFC의 올해의 선수 선정기준에 대해 많은 궁금증을 가져왔다.

국내 팬들의 높은 불만과 궁금증에 화답이라도 하듯 AFC는 1일 공식 홈페이지(www.the-afc.com)를 통해 올해의 선수 선정기준을 발표했다. 그 기준을 들여다보면 AFC의 상식이하의 선정기준에 다시 한 번 고개를 가로저을 수 밖에 없다.

AFC가 발표한 기준에 따르면 2006 독일월드컵의 개별 경기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되거나 2007 아시안컵 예선전, AFC 챌린지컵 개별 경기 MVP에게 25점을 부여하고, AFC 챔피언스리그, AFC컵, AFC 프레지던트컵 등 국가간 클럽 대항전 경기 MVP에게는 15점을 주도록 했다. 또한 MVP 후보에 선정되어도 25점 또는 15점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올해의 선수로 선정된 칼판 이브라힘은 AFC 아시안컵과 AFC 챔피언스리그에서 각각 2차례씩 MVP로 선정돼 모두 80점을 받아 올해의 선수 부문 1위를 차지할 수 있었지만 독일월드컵에 출전해서 프랑스와의 경기에서 극적인 동점골을 터뜨리며 경기 MVP에 오른 박지성이 받은 점수는 25점에 불과했기 때문에 후보에도 오르지 못한 셈이다.

결국 현재의 AFC '올해의 선수' 선정기준은 아시아지역 내 클럽 대항전 출전이 전혀 불가능한 한국과 일본, 그리고 이란의 유럽파 선수들은 개인적인 기량과 소속팀에서의 활약정도에 상관없이 원천적으로 '아시아 MVP' 경쟁에서 배제될 수 밖에 없는 기준이다.

만약 독일월드컵 경기 MVP와 2007 아시안컵예선 경기 MVP에 차등을 두고 아시아 지역 클럽 대항전에서의 MVP에 부여하는 점수에도 일정한 차이를 인정하는 선정기준을 마련하는 한편 아시아 각국 국가대표 감독들의 투표, 그리고 축구전문기자 등 전문가 집단의 투표 등 다양한 평가기준을 합산하는 방식의 '올해의 선수' 선정기준을 적용했다면 결과는 많이 달라져 있겠지만 AFC의 현재의 기준으로는 개인적인 출중한 기량에도 불구하고 유럽파 선수들이 AFC가 선정하는 '올해의 선수'에 오를 가능성은 희박할 수 밖에 없다.

따라서 이번에 AFC에서 공개한 '올해의 선수'선정기준은 유럽과 같이 다양한 클럽대항전을 통한 클럽팀들의 교류가 활발하지 않은 아시아의 환경에서는 적용하기에 적절치 못한 기준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임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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