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한구 원내대표 당선, '친박 독식' 확산
이한구 결선투표에서 역전승. 친이계와 쇄신파 크게 반발
새누리당은 9일 오후 국회에서 당선자 150명 가운데 141명이 참석한 가운데 결선투표까지 가는 격전끝에 이한구 원내대표-진영 정책위의장 후보가 역전승을 이뤄냈다.
남경필-김기현 후보조는 1차 투표에서 58표로 이한구-진영 후보조(57표)에 1표 앞서는 1위를 차지했으나 과반 득표를 못해 결선투표를 허용했다.
이어진 결선투표에서는 138명의 당선자들이 투표에 참여한 가운데 이한구-진영 후보조는 72표로 남경필-김기현(66표) 후보조를 6표 차로 누르고 당선됐다. 앞서 이주영 후보를 밀었던 후보들 가운데 상당수가 이한구 후보 지지로 돌아선 것.
이한구 의원이 원내대표에 당선되고 오는 15일 치러질 전대에서도 범친박계인 황우여 후보의 당 대표 선출이 유력시됨에 따라, 당 지도부는 친박으로 채워지면서 친이계 등의 친박 독식 비난공세는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현재 친박 진영은 사무총장과 관련해서도, 대선을 앞두고 돈과 조직을 총괄하는 사무총장은 반드시 친박계가 차지해야 한다는 입장이어서 친박 독식 논란 확산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또한 남경필 후보의 낙마로 쇄신파들의 거센 반발도 예상되고 있다.
앞서 8일 정두언 의원은 트위터에 "새누리 원내대표가 누가 되는 것이 재집권에 보탬이 될지 국회의원 정도라면 누구나 알 것이라 사료됨"이라며 "더구나 구시대적인 이미지의 박지원과 각이 서는 대표가 필요하다는 것은 상식이죠. 만약 다른 결과가 나온다면 새누리는 희망이 없다고 봐야"라며 남경필 후보를 적극 지지했었다.
이밖에 김종인 전 비대위원이 정강정책으로 도입한 '경제민주화'를 공개리에 비판해온 대우경제연구소 출신 이한구 의원이 원내대표가 되면서 새누리당의 친기업적 보수성이 뚜렷하게 부각되는 등 적잖은 후폭풍이 뒤따를 전망이다.
특히 이한구 신임 원내대표는 박근혜 위원장의 신임이 절대적인 김용환 새누리당 상임고문이 70년대 재무부 장관이던 시절에 휘하에서 과장을 하다가 전두환 신군부가 들어서면서 함께 퇴출된 '김용환 인맥'으로 분류되고 있어, 향후 당 안팎에 김용환 전 장관의 영향력이 더욱 커지는 게 아니냐는 관측을 낳고 있다.
박 위원장은 총선 직전에 선대위를 출범시키면서 서청원 전 미래희망연대 대표와 함께 김 전 장관을 고문단에 포함시켜, 그에 대한 변함없는 신임을 드러냈다.
이에 친이계와 쇄신파 일각에서는 이한구 의원이 막판에 원내대표 경선에 뛰어든 이면에 김 전 장관의 입김이 작용한 게 아니냐는 의혹어린 눈길도 보내고 있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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