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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어벡도 'FC코리아病', 몹쓸 것만 배웠다

K리그 챔프결정전 진출한 수원-성남 소속선수 차출 강행

핌 베어벡 한국축구대표팀 감독이 K리그 일정을 최대한 존중하겠다던 자신의 말을 뒤집고 K리그 챔피언 결정전에 진출한 수원삼성과 성남일화 소속선수 4명을 챔피언결정전 직전 벌어지는 A매치를 위한 대표팀에 차출, 그 스스로 K리그를 'FC코리아'를 위한 들러리로 여기고 있다는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대한축구협회는 13일 오후 4시경 오는 15일 이란에서 열리는 2007 아시안컵 최종예선에 참가할 최종엔트리 21명을 발표했다. 발표된 명단에는 수원소속 선수인 조원희와 성남소속선수인 김용대, 장학영, 김두현이 포함되어있다. 김남일만이 부상으로 제외됐다.

물론 베어벡 감독은 이란전 선수차출에 관한 문제는 구단과의 협의사항이 아님을 분명히 했지만, 당초 K리그 일정을 최대한 배려하겠다는 의사를 피력한바 있고, 수원과 성남구단의 만만치 않은 저항에 부딛혀 최악의 선택만을 하지 않을 것이란 낙관적인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이란전 결과 상관없이 아시안컵 진출 결정된 상황, 정예멤버 차출 명분 부족

최근 K 리그 일정을 무시한 무리한 대표선수 차출로 빈축을 사고 있는 핌 베어벡 대표팀 감독 ⓒ뷰스앤뉴스


특히 오는 15일 이란과의 아시안컵예선경기는 승패의 여부가 한국의 아시안컵 본선진출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부담없는 경기였기때문에 그런 전망이 충분히 가능한 상황이었다.

실제로 결국 협회와 연맹은 12일 오후 장시간의 협의끝에 챔피언결정전을 앞둔 수원과 성남 선수들을 파주NFC에 소집만 하고 이란전 최종엔트리에서 제외하는 땜질식 처방이라도 마련이 되는듯 했으나 결국 13일 오후발표된 엔트리는 당초 이러한 입장과는 전혀 다른 내용이었다.

축구협회가 프로연맹과의 협의내용을 뒤집고 수원과 성남선수들을 최종엔트리에 포함시킨것은 결국 베어벡 감독이 엔트리결정 최종단계에서 축구협회와 프로연맹의 협의사항을 무시하고 자신의 선수선발원칙을 고수, 이를 관철시켰을 가능성이 높다는 추론을 가능하게 하는 대목이다.

프리미어리거 3인방도 무리한 차출로 '혹사' 소속팀서 정상컨디션 발휘 못해

베어벡 감독은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이영표(토트넘 홋스퍼), 설기현(레딩FC) 등 프리미어리거 3인방을 아시안컵 예선경기와 경기 비중이 낮은 평가전에 무리하게 소집, 결국 이들이 장시간의 비행시간에서 오는 피로감과 시차적응에 실패, 소속팀에서 제대로된 컨디션으로 리그에 임할 수 없는 지경을 만든 원인을 제공했다는 비난을 산 바 있다.

K리그 최고의 축제인 챔피언결정전을 목전에 둔 시점에서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한 팀들의 주축선수들을 승패여부가 중요하지 않은 이란원정경기를 위해 차출한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려운 결정이라는 목소리가 높다. 또한 스스로를 '지한파'라고 여기는 베어벡 감독이 '이기는 축구'에 민감한 한국의 축구팬들을 의식해 과욕을 부리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한국의 축구팬들이 과거 쿠엘류 감독과 본프레레 감독의 경기에 비난을 쏟아낸 결정적인 이유가 경기에서의 승패가 아닌 투지와 의욕이 실종된 경기를 펼쳤기 때문인 것임을 감안한다면 베어벡 감독의 이번결정은 스스로 '지한파'라고 여기는 그가 한국의 축구팬들을 뭔가 잘못알고 있다는 평가를 받을 수도 있는 대목이다.

향후 계속적으로 이런식의 파행적이고 K리그를 무시하는 듯한 대표선수차출이 이어진다면 베어벡 감독에겐 '지한파'라는 평가대신 외국인 감독 최초의 'FC코리아病 감염자'라는 평가가 뒤따르지 않을지 우려가 되는 상황이다.
임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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