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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포항 "마지막에 웃는 승자 되겠다"

올 시즌 상대전적 3전 전승 포항 우세, 홈경기 수원 승리 장담

지난 2004년에 이어 2년만에 K-리그 정상탈환을 노리는 수원삼성과 지난 1992년 정규리그 우승 이후 무려 14년만에 정상등극을 노리는 전통의 강호 포항스틸러스의 2006 K-리그 플레이오프 단판승부가 오는 12일 오후 2시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펼쳐진다.

차범근 감독이 이끄는 수원은 지난 여름 2006 삼성하우젠컵대회 12위라는 수모를 딛고 대대적인 선수보강을 통해 후기리그 우승을 차지, 플레이오프에 진출했고, 포항은 비록 전.후기리그에서 1위에 오르진 못했으나 꾸준한 승점관리에 성공, 일찌감치 플레이오프 진출을 확정했다.

수원, 컵대회 부진 씻고 후기리그 우승으로 PO 티켓 따내

수원의 차범근 감독은 지난 2006 독일월드컵대회 기간중 MBC의 축구해설위원 자격으로 세계축구의 흐름을 온 몸으로 느끼고 돌아온 이후 이관우(전 대전시티즌), 백지훈(전 FC서울), 문민귀(전 대구FC) 등 선수들을 영입, 철벽같은 미드필드를 구축했고, 올리베라와 실바 등 용병 스트라이커를 보강해 득점력을 배가시켰다.

차범근 감독이 후기리그를 앞두고 단행한 팀 리빌딩 작업은 지난 독일월드컵에서 초반 부진을 딛고 준우승이라는 성과를 달성한 프랑스 대표팀의 4-2-3-1 포메이션을 염두에 두고 있다는 인상을 주는 구성이었고, 실제로 차 감독은 인터뷰에서 독일월드컵 당시의 프랑스 대표팀의 조직적인 플레이에 깊은 인상을 받았음을 내비친 바 있다.

그 결과는 단기간에 위력을 발휘했다. 특히 백지훈은 미드필드에서 적절한 볼배급과 수비가담으로 기여하면서 고비때마다 순도 100%짜리 결승골을 터뜨리며 수원의 후기리그 우승의 최고수훈 선수의 역할을 해냈다. 이관우와 문민귀도 미드필드에서 궂은 일을 도맡다시피하며 이적생으로서 차범근 감독의 기대에 부응했다.

수원의 후기리그 우승의 견인차 역할을 해낸 미드필더 백지훈 ⓒ연합뉴스


여기에 부상에서 복귀한 곽희주와 마토가 수원의 백포 수비라인을 더욱 더 견고하게 만들어 줬으며 독일월드컵을 통해 전성기때에 가까운 경기감각을 되찾은 송종국도 수비와 미드필드를 오가며 활력소의 역할을 해줬다.

서포터즈의 일방적 응원속에 치르는 홈경기 '유리', 김남일 부상공백은 '부담'

따라서 지난 후기리그에서 수원이 보여준 전력은 전체적인 공수밸런스 측면에서 포항에 다소 앞서있는 것이 사실이다. 또한 K-리그에서도 가장 열정적인 활약을 펼치는 것으로 정평이 나있는 서포터즈 '그랑블루'의 일방적인 응원속에 경기를 펼칠 수 있는 홈경기라는 점도 유리한 부분이다.

다만 '캡틴' 김남일과 용병 골잡이 실바가 지난 FA컵 4강전에서 부상을 입어 플레이오프 경기에 출전할 가능성이 불투명한 것이 차범근 감독으로서는 마음이 무거운 부분이다. 특히 김남일이 수원의 전체 전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막중한 점을 감안한다면 그 자리를 어떤 선수가 메워줄 수 있을지 고민되는 부분이 아닐 수 없다.

파리아스의 포항, 올시즌 수원과의 상대전적 3전3승 '자신만만'

그러나 수원의 객관적인 전력 우세와 수원의 홈경기라는 유리한 측면과는 무관하게 올 시즌 수원과 포항의 양 팀간 상대전적은 포항이 3전 전승을 기록하고 있다. 포항의 선수들이 자신감에 차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독실한 공격축구의 신봉자 파리아스 감독이 이끄는 포항은 수원만 만나면 없던 힘도 되살아나는 듯 홈과 원정을 가리지 않고 수원을 물리쳤다.

시즌 초반이었던 지난 4월 포항 공격의 핵심 이동국이 무릎십자인대파열이라는 치명적인 부상을 입어 생긴 7개월여의 기나긴 공백을 신예 골잡이 고기구가 훌륭히 메우며 포항을 꾸준히 리그 상위권에 올려놓는데 기여했고, 용병트리오인 프론티니, 엔리키, 따바레즈가 팀의 득점루트를 다변화 시켜주며 포항의 플레이오프 진출 가도에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해냈다.

여기에 시즌 막판에 와서는 '조커' 황진성까지 선발출전한 경기에서 활발한 몸놀림으로 골을 터뜨리며 포항의 득점력에 힘을 보태 가뜩이나 가공할 수준인 포항의 득점력을 더욱 더 배가시켰다.

7개월만에 복귀한 이동국, 울산전 복귀골 터뜨리며 건재과시 '천군만마'

지난달 29일 포항구장에서 열린 K-리그 포항-수원전에서 6개월만에 그라운드에 복귀한 포항 이동국(20번)이 수원 이싸빅의 마크를 받으며 드리블하고 있다 ⓒ연합뉴스


그리고 수원과의 플레이오프를 앞두고 있는 포항에 드디어 이동국이 돌아왔다. 이동국은 후기리그 마지막 경기였던 울산과의 경기에서 플레이오프 진출의 마지막 희망을 걸고 있던 울산의 의지를 꺾어버리는 결승골을 작렬시켜 '라이온킹'이 부활해 귀환했음을 알렸다.

물론 차범근 수원 감독은 이동국에 대해 "정상적인 경기감각을 되찾으려면 시간이 필요하다"는 말로 그의 플레이오프에서의 활약가능성을 애써 축소했지만 파리아스 포항 감독의 생각은 전혀다르다. 이동국이 현재 90분을 풀타임으로 뛸 수 있는 몸상태는 아니라 하더라도 득점이 필요한 상황이나 경기분위기 반전을 위해 후반전 어느 시점에 기용하면 반드시 결정적인 순간에 '한 방'을 터뜨릴 능력은 그의 본능 수준의 감각이라면 충분하다는 계산이다.

수원-포항 서포터즈간의 응원대결도 또 하나의 볼거리, 4만관중 운집할듯

여기에 홈팀 서포터즈에는 미치지 못하겠지만 포항도 경기 당일 3,000여명의 서포터즈들이 포항의 골문 뒷편에 자리를 하고 열정적인 응원을 펼칠 예정이어서 포항의 선수들은 한결 힘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전북현대가 지난 9일 시리아에서의 AFC 챔피언스리그 결승전 2차전 당시 경기장에 운집한 시리아 알 카라마의 4만여명의 팬들의 일방적인 응원열기에 위축되며 힘든 경기를 펼쳤던 점을 감안한다면 서포터즈들의 열정적인 응원이 경기장에서 뛰는 선수들의 경기력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주는 요소임이 분명하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서포터즈들의 응원대결은 수원과 포항의 플레이오프 맞대결의 또 하나의 볼거리일 뿐 아니라 두 팀의 선수들에게 특별한 에너지를 제공, 경기를 훨씬 박진감 있고 멋지게 연출해 줄 것으로 기대된다. 평소 K-리그 경기에 2만명 이상의 관중이 모였던 점으로 미루어보아 오는 12일 플레이오프 경기에는 4만명에 가까운 관중이 경기장을 찾을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도 언급했듯이 양 팀의 올시즌 상대전적은 포항이 3전 전승을 기록하고 있다. 그러나 이번 플레이오프에서 포항이 패한다면 지금까지의 3연승은 그야말로 '헛수고'가 된다. 반면 수원은 지금까지 세번을 내리졌지만 이번 한 번만 포항을 꺾는다면 왕중왕전에 진출하는 달콤한 열매를 얻을 수 있다.

수원과 포항이 맞붙는 이번 플레이오프 단판승부야말로 아바의 'Winner takes it all(승자가 모든 것을 갖는다)'이란 노래 제목이 연상되는 경기라고 할 수 있다.
임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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