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비대위원장 추대 합의, 반박 "공천권은 안돼"
<현장> 한나라 의원들 "내 밥그릇은 노터치"
한나라당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5시간반에 걸친 의원총회에서 난상토론 끝에 이같이 합의했다.
당은 이어 비대위가 최고위의 권한과 역할을 위임받는 전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오는 16일 전국위원회를 소집해 당헌당규를 개정키로 의견을 모았다.
황영철 원내대변인은 이날 의총 직후 브리핑을 통해 "비대위에 최고위 권한 전권을 위임하고, 비대위원장으로 박근혜 전 대표를 임명하자는 데는 이견이 없었다"고 밝혔다.
그는 그러나 "다만 비대위가 신당 창당 수준의 재창당 작업을 해야 하느냐를 못박느냐 마느냐의 문제에 대해서는 합의하지 못했다. 그 부분에 대해서는 더 많은 논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이었다"고 덧붙였다. 이는 비대위에게 공천권을 모두 넘길지를 놓고선 합의 도출을 못했다는 의미다.
실제로 이날 33명의 발언자 가운데 대부분이 쇄신파와 친이계인 21명은 "신당 수준의 재창당을 비대위가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한나라당 당명을 바꾸지 말고 그대로 가자"는 주장은 친박계 5명에 그쳤고, 나머지 7명은 "재창당을 할지 말지 여부도 비대위에서 향후 결론내리자"고 유보적 입장을 보였다.
재창당을 전제로 한 비대위란 비대위가 내년 1~2월까지 재창당 작업을 한 뒤 물러나고, 4월 총선을 앞두고 새 전당대회를 통해 지도부를 선출하자는 의미다. 이는 박 전 대표가 비대위원장으로 소방수 역할만 하고 신당 지도부에는 참여하지 말라는 얘기다. 친이계에서는 "박근혜 대표가 신당 전당대회에 나오면 되지 않느냐"고 반문하나, 박 전 대표측에서는 "전대 출마는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반면 재창당을 전제로 하지 않는 비대위란 내년 4월 총선까지 비대위가 전권을 가지고 활동한다는 의미다. 이는 박 전 대표가 공천 등 모든 전권을 행사한다는 의미다. 결국 문제의 핵심은 공천권인 셈이다.
이처럼 양측간 대립이 팽팽하자 `비대위 구성 후 재창당' 여부는 13일 오후 의총을 다시 열어 논의키로 했다.
이날 의총을 지켜본 중간 지대의 한 의원은 "지금 대다수 여론은 '4.11 총선때 두고보자'는 삼엄한 것으로 현역들이 모두 재출마해도 반도 살아남기 힘든 판인데 현역의원들은 '반드시 나만은 재출마해야겠다'고 기득권을 놓지 않으려는 모양새"라며 "의원들이 모두 자신의 공천권을 새 지도부에 위임해도 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까 말까한 상황인데 이처럼 제밥그릇 챙기기만 하고 있으니 갈길이 멀다"고 탄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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