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보유액 한달새 88억달러 감소, '외환보유국 8위'로 강등
외환시장 개입 결과, 러시아와 닮은꼴
5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9월 말 현재 우리나라의 외환보유액은 3천33억8천만달러로 전월 말보다 88억1천만달러 감소했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한 직후인 2008년 11월의 117억5천만달러 감소 이후 2년10개월 만에 최대 감소다.
한은 측은 유로화, 파운드화 등의 큰 폭 약세로 이들 통화표시자산의 미 달러화 환산액이 크게 줄어든 데 주로 기인했다고 주장했으나, 실제로는 원·달러 환율 폭등을 막기 위한 외환시장 개입의 결과로 풀이된다.
외환보유고가 급감하면서 8월말 기준 우리나라 외환보유액 순위도 8위로 밀려났다. 이는 7월 말 기준 8위였던 스위스가 외환보유액을 전월 말보다 891억달러 늘리며 5위로 치고 올라간 데 따른 것이다.
중국(3조1천975억달러)이 1위를 지켰고 일본(1조2천185억달러), 러시아(5천450억달러), 대만(4천3억달러), 스위스(3천831억달러), 브라질(3천534억달러), 인도(3천192억달러)가 그 뒤를 이었다.
한편 러시아도 루블화 가치가 폭락하자 이를 막기 위해 보유 외환보유고를 풀면서 외환보유고가 급감하고 있다.
러시아 일간 <콤소몰스카야 프라브다>는 지난 한 달 동안 러시아의 외환보유액이 300억 달러나 감소했다고 전했다. 2008년 국제 금융위기 때와 비슷한 속도인 하루 약 10억 달러 정도가 빠져 나가고 있는 것. 신문은 현재 러시아 외환 보유액은 약 5천200억 달러로 중국, 일본에 이어 여전히 세계 3위를 유지하고 있지만, 국제 경제 위기가 계속되는 상황에서 안심할 상황은 아니라고 경고했다.
1997~1998년 IMF사태때 순차적으로 함께 위기에 직면했던 한국과 러시아가 또다시 유사한 대응으로, 위기감을 증폭시키고 있는 양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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