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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동 “외銀매각 당시 청와대 실무파트에 보고”

이광재-권오규 등 당시 실무라인 지목

2003년 론스타로의 외환은행 매각 진행 당시, 매각과 관련한 구체적인 상황들이 당시 청와대 실무라인 선까지 수시로 보고된 것으로 드러났다.

당시 금융감독위원회 감독정책1국장을 맡고있던 김석동 현 금융감독위원회 부위원장은 26일 국감에서 이같은 사실을 확인했다.

김석동 “외은 매각상황, 청와대 실무파트로는 보고 됐을 것”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위원장 안상수)는 26일 오후 6시 30분부터 대검찰청 15층 대회의실에서 이강원 전 외환은행장, 김석동 금융감독위원회 부위원장, 김형민 외환은행 부행장(외은 매각 당시 론스타 법률자문사 김&장 로펌의 고문) 등 3명에 대해 국정감사 증인심문을 벌였다.

이 날 국감에서 한나라당 나경원 의원은 김석동 금감위 부위원장에게 “외환은행장에게 보고된 2003년 8월 19일자 메모에 따르면 (론스타로의 외환은행 매각과 관련해) ‘반드시 일정을 지켜달라’는 내용이 청와대 고위층에 모두 보고된 것으로 나오는데 청와대 어디까지 보고됐냐”고 따졌다.

이에 대해 김 부위원장은 구체적인 메모 내용과 관련해 “그 부분은 잘 모른다”면서도 은 “우선 장.차관 간부들에게 반드시 보고한다. 청와대에 대해서는 2003년 새 정부 출범 초기이고, 또 비서실 개편 때이기에 재경부 직원들이 많이 청와대에 파견되어 관련된 여러 사람들이 실무를 챙겼을 것”이라고 답했다.

이에 나 의원이 “그렇다면 당시 권오규 경제수석, 경제보좌관, 이광재 당시 국정상황실장에게까지 보고 됐다는 말인가”라고 구체적인 인사를 지목해 재차 묻자, 김 부위원장은 “그 파트로는 보고 됐을 것”이라고 답했다.

2003년 론스타로의 외환은행 매각이 이루어지던 당시 금감위 금융감독1국장을 맡으며 실무 핵심 라인에 있었던 김석동 현 금감위 부위원장. ⓒ김동현 기자


김석동 “외환은행은 연말을 넘기지 못 할 은행이었다”

김 부위원장은 그러나 론스타로의 외환은행 매각이 ‘불가피한 상황에 의한 결정’이었던 점과 관계 당국의 ‘만장 일치에 의한 결정’이었음을 강조했다.

열린우리당 임종인 의원은 “지금 론스타가 외환은행 매각으로 4조5천억원이라는 국부를 들고 나가 국민의 분노가 일고있는 것을 아느냐”고 김 부위원장에게 묻자, 김 부위원장은 "국민 일부가 그렇게 생각하는 걸로 안다“고 답했다.

이에 임 의원은 “아니 지금 ‘국민 일부’라고 말했나? 일부만 그렇게 생각한다고 생각하냐”고 김 부위원장을 질타했다. 그러나 김 부위원장은 “위원께 분명히 말하겠는데 당시 정책감독1국장으로 제 업무 처리하는데 한점 부끄러움이 없다. 이헌재 전 장관을 포함해 어떤 분도 나에게 부탁한 사람 없었다. 그 점 분명히 밝혀둔다”며 물러서지 않았다.

더 나아가 김 부위원장은 “당시 상황은 북핵사태, 이라크 전쟁 발발, 카드 사태, SK글로벌 부실사태가 터지는 등 그야말로 미증유의 대 위기 상황으로 봤기에 딜(외은 매각)을 진행할 수밖에 없었다”며 “다른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것이 최종 결론이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김 부위원장은 “론스타로의 외환은행 매각이 잘 한 것이냐”는 열린우리당 이상경 의원의 질문에 대해서도 “만약 당시에 그런 딜을 하지 않았다고 생각하면... 위원께서도 생각해보라. 그 은행은 연말을 넘기지 못할 은행이었다”며 “보드에서 만장일치로 결정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강원 전 외환은행장은 론스타로의 외환은행 헐값 매각 의혹에 대해 무조건적인 모르쇠로 일관해 의원들의 빈축을 샀다. ⓒ김동현 기자


이강원 전 외환은행장 “모른다, 기억안난다, 부적절하다”는 말로 일관

한편 이강원 전 외환은행장은 여야 법사위원들의 집요한 추궁에 대해서 “모른다”, “기억안난다”, “답변하기에 부적절하다”는 모르쇠로 일관했다.

한나라당 나경원 의원은 감사원 감사과정에서 나왔다는 이 전 행장의 비망록(보고메모)을 근거로, 2003년 5월 9일 이 행장이 청와대를 방문해 권오규 당시 청와대 경제수석을 만나 론스타의 외은매각과 관련해 논의했는지를 따졌다. 이 전 행장은 이에 "본건에 관해서는 여러차례의 국감이 있었고 감사원 조사, 검찰 수사중인 사건”이라며 “수사받는 사안에 대해 답변을 못하는 한계와 제약을 이해해 달라”고 답변을 거부했다.

그럼에도 나 의원이 계속해서 비망록 내용을 조목조목 들며 질의하자 “기억나지 않지만 면담일지와 보고서가 있었다면 (청와대에) 갔을지도 모른다. 기억이 안나지만 일지와 보고서가 있다면...”이라며 관련 비망록 존재 여부에 대해서는 사실상 시인했다.

이 전 행장은 열린우리당 선병렬 의원이 외환은행 헐값 매각을 위해 자기자본비율(BIS)을 낮춰 보고했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외환은행의 정확한 BIS 비율이 기억나지 않는다”며 “하도 숫자가 많기에 잘 모르겠다”고 모르쇠로 일관했다.

임종인, 이헌재 지목하며 “보스인적 사항에 대해 몰라 되겠나”

한편 이 날 증인심문에서는 이헌재 전 부총리겸 재정경제부 장관과 이들 증인들과의 관계가 집중 거론됐다.

열린우리당 임종인 의원, 한나라당 나경원 의원 등 여야 의원들이 제기한 의혹을 종합하면, 2003년 당시 론스타의 법률자문이었던 김&장의 고문을 역임하고 있던 이 전 장관이 재경부와 금감위, 그리고 외환은행 이 전 행장에게 론스타로의 매각을 위해 로비를 펼쳤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날 국감에 출석한 증인들은 한결같이 이 전 장관과의 연관성을 부인했다.

임 의원은 “외환은행에서는 이강원 행장, 금감위에서는 김석동, 재경부에서는 변양호가 짜고, 옆에서는 김&장의 사주를 받고, 그 앞에는 이헌재가 있었다”며 “이 행장은 계속 외환은행의 자기자본비율을 낮추는 역할을 했다”며 이 전행장에게 “증인의 모든 것을 돌봐주는 것이 이헌재 아니냐”고 노골적으로 묻기도 했다.

임 의원은 김석동 금감위 부위원장에게도 “(론스타 의혹에) 이헌재 전 장관이 중심에 있고, 그 양반이 김&장으로부터 당시 한 달에 2천만원, 3천만원씩 받고 김&장의 고문을 한 게 아니냐”고 따져물었다. 그러나 김 부위원장은 “자세한 것은 잘 모르겠다”고 답했고, 이에 임 의원은 “어떻게 보스의 인적 사항에 대해 그렇게 몰라서 되겠나”고 비꼬았다.

한편 증인으로 출석한 김형민 외환은행 부행장은 “저는 죄송하지만 개인들이나 사항들을 구체적으로 모른다”며 “BIS 비율은 짧은 식견만 가지고 있기에 답변드리기 힘들다”고 밝혔다. 김 부행장은 “불법행위가 어떤 것이 있었는지 구체적으로 알지 못한다”며 거듭 “죄송하다”고 말했다.

이 날 오후 법사위가 동행명령장을 발부한 이헌재 전 장관과 변양호 전 재경부 금융정책국장 등은 끝내 출석하지 않았다. 바다이야기 의혹과 관련해 동행명령장이 발부된 김성재, 이창동 전 문화관광부 장관 등도 이날 국감장 출석을 거부했다.
김동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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