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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사담 후세인에게 미군 정보 제공

미군 고의로 '거짓정보' 흘려 바그다드 쉽게 점령

러시아가 미국이 이라크를 침공하기 전에 미군으로부터 정보를 빼내 이라크의 사담 후세인 대통령에게 넘겨줬다고 주장하는 미 국방부 보고서가 나와, 러시아가 발끈하는 등 외교적 논란이 일고 있다.

미 군사기관에서 정보 빼내

24일 (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이날 발행된 미 국방부 보고서는 이라크 전쟁 당시 러시아가 이라크에게 다양한 군사 정보를 제공했다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러시아는 이라크 침공과 관련 미군 내부 정보를 수집하여 이라크주재 러시아 대사관을 통해 사담 후세인에게 제공했다는 것.

보고서는 정보의 중요도와 자세한 내용을 제시하지 않았으나 "러시아가 미국 중앙 지휘본부 내부 정보원으로부터 정보를 수집했다"고 밝히고 있다. 보고서는 또 러시아가 이라크에 제공한 정보에는 미군 지상군의 바그다드 진입시간도 포함돼 있었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러시아 관리가 미국의 의도에 관해 대통령 비서관에게 보낸 편지"라는 제목의 문서도 입수했다고 밝혔다. 이 문서에는 러시아가 이라크에게 미군 중앙 지휘본부로부터 입수한 정보라며 "미국이 이라크 도시를 점령하는 것에 대해 확신을 못 갖고 있다"는 정보를 제공했다는 내용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보고서 작성에 깊이 관여한 앤토니 쿠콜로 장군은 "러시아와 이라크의 경제적 연관성이 이라크전 관련 정보제공과 관련이 있다고 믿는다"고 말해 러시아와 이라크의 관계에 대해 확신한다는 뜻을 밝혔다.

러시아 정보국은 즉각 이런 주장에 대해 부인하고 나섰다. 유엔주재 러시아 대변인 마리아 자카로바는 미국의 주장은 터무니없는 것이라고 반박하며 "미국은 미국의 주장을 입증할 어떤 증거도 제시하지 않았다"며 미국을 비판했다.

역정보 흘려 손쉽게 바그다드 점령

미국은 러시아와 이라크의 관계를 사전에 알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당시 러시아주재 미국 대사였던 알렉산더 버시바우는 한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미국은 이미 러시아와 이라크의 접촉 사실을 알고 있었으나 더 확실한 증거들을 모을 필요가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실제로 미국은 이라크에 거짓정보를 흘려 손쉽게 바그다드를 함락했다는 의혹도 사고 있다. 러시아는 미군 제4보병사단이 4월15일 쯤 공격을 할 것이라는 정보를 이라크에 알려줬으나 미국의 공격은 제4 보병사단이 도착하기 훨씬 이전에 감행돼 바그다드를 쉽게 점령할 수 있었다.
임지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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