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김정권 사무총장 임명 강행. 유승민-원희룡 반발
홍준표 밀어붙이기에 유-원 "홍준표 사당화 시작"
홍 대표는 이날 오전 당사에서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지난 일주일간 의결하지 못한 김 의원의 사무총장 임명안을 다시 올렸으나 2시간이 넘도록 결론을 내리지 못하자 표결 강행을 선포했다.
유승민 최고위원은 이에 "당직을 표결로 결정하는 것은 전례가 없는 일"이라며 반발했고, 원희룡 최고위원도 "캠프 인사를 주요 당직에 임명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지키라"고 맞섰다. 홍 대표도 이에 "당신들만 원칙이 있느냐"며 고성을 지르며 표결 강행을 고집했고, 두 최고위원은 이에"더이상 회의에 참석할 수 없다"며 퇴장했다.
이후 홍 대표는 남아있던 황우여 원내대표와 이주영 정책위의장, 남경필 최고위원의 소극적 동의 속에 인선안을 통과시켰다. 나경원 최고위원은 "국민경선 및 현역의원에 대한 공정한 평가기준을 8월 말까지 제시한다"는 홍 대표의 약속을 받고 인선에 동의했다.
홍 대표는 이어 23개 당직안을 확정했으나 제1, 2 사무부총장과 여의도연구소장 자리는 두 최고위원들과 협의해 인선하겠다며 임명하지 않았다.
유승민·원희룡 두 최고위원은 곧바로 당사 기자실로 내려와 기자회견을 갖고 '절대 수용불가' 입장을 재확인했다.
유 최고위원은 "홍 대표가 마음 편하게 일할 수 있는 분을 굳이 기용하려면 제1사무부총장에 임명하고, 사무총장은 계파색이 옅은 3선 의원 중에서 임명하는 게 다음 총선의 공정한 공천을 위한 최소한의 장치라고 주장했는데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며 "표결로 임명된 사무총장을 정치적으로 인정할 수 없다"고 말했다.
원 최고위원 역시 "홍준표 대표의 앞으로 당 운영을 위해서도 도움이 되지 않을 뿐 아니라 한나라당의 앞으로의 갈등과 분열의 요인을 키우는 것이 된다"며 "대표가 집단 지도체제의 정신을 정면으로 반했다고 생각한다"고 질타했다. 그는 "'홍준표식 사당(私黨)화의 첫 단추가 끼워졌다"며 "홍 대표는 한나라당의 집단지도체제의 정신에 반하는 일을 했고, 전례가 없는 행동은 전례가 없는 결과를 낳을 것"이라고 비난하기도 했다.
두 최고위원은 앞으로 당무 거부를 포함한 후속대응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져, 당분간 한나라당 내홍은 계속되고, 내년 공천과정에도 이번 인선안이 두고두고 불씨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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