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터지면 리먼사태보다 심각"
이탈리아 재정위기 급부상에 유럽-미국주가 폭락, 금융주 휘청
이날 이탈리아 밀라노 증시의 FTSE Mib 지수는 3.96% 폭락한 18,295로 거래를 마감했다. 특히 이탈리아 최대 은행인 유니크레딧의 주가는 5.92% 떨어졌고, 인테사 산파올로의 주가는 7.01% 폭락하는 등 은행주를 중심으로 급락했다.
영국 런던 증시의 FTSE 100 지수도 1.03% 떨어진 5,929.16으로 거래를 마쳤고,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DAX 30 지수는 2.33%나 하락한 7,230.25로 마감했다. 프랑스 파리 증시의 CAC 40 지수 역시 2.71% 내린 3,807.51로 거래를 마쳤다. 범유럽 FTS유로퍼스트 300 지수는 전일 대비 1.5% 하락한 1,097.77로 거래를 마쳐 지난달 28일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미국 주가도 맥을 못추기는 마찬가지여서,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지난주 종가보다 151.44포인트(1.2%) 하락한 12,505.76에 거래를 마감했다. 이는 3주간 최대 낙폭이다. S&P 500 지수도 24.31포인트(1.81%) 내린 1,319.49를, 나스닥 지수는 57.19포인트(2.0%) 하락한 2,802.62로 각각 장을 마쳤다.
이탈리아 국채값도 나날이 휴지값이 돼가고 있다. 채권시장에서 이탈리아 국채 10년물의 경우 수익률이 지난 주말의 5.28%에서 5.67%로 치솟았다. 이에 따라 유로 채권시장의 기준점 역할을 하는 독일 국채(분트) 만기물과의 수익률 차이(스프레드)가 이날 오후 300 포인트까지 벌어져 사상 최대 기록을 경신했다. <로이터>는 앞서 이탈리아 국채 10년물의 수익률이 5.5~5.7%까지 상승하면 이탈리아의 재정을 유지하는 데 큰 부담이 가해질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이탈리아 국채에 대한 투매는 이미 시작됐다. 지난 8일에는 이탈리아에 대한 투자위험이 커졌다는 평가에 따라 이 나라 국채를 투매하는 현상도 나타나고, 미국 헤지펀드는 이미 지난달부터 부지런히 이탈리아 국채를 팔아치우고 있다.
헤르만 반롬푀이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이 이날 브뤼셀에서 이탈리이 위기를 다루기 위해 EU 수뇌부 긴급 회의를 소집했으나 뾰족한 대책이 나오지 않아 시장의 불안감을 증폭시켰다. 시장에서는 유럽 최대강국인 독일이 애당초 이 모임에 참석하지 않아 이같은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했었다.
이탈리아의 경우 국내총생산(GDP) 대비 재정 적자율이 역내의 다른 재정 위기국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지만 문제는 차환이라면서 향후 5년간 만기가 돌아오는 채무가 무려 9천억유로에 달해, 위기 발발시 3년전 미국의 리먼브러더스 사태보다 심각한 충격이 국제 금융계에 가해질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GFT포렉스의 환율리서치 책임자인 캐시 리엔은 이날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그리스 디폴프(채무 불이행)와는 달리 이탈리아 디폴트는 리먼브러더스 위기 때보다 나쁜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며, 그 이유로 대형은행들의 이탈리아 대출 규모가 크다는 점을 들었다.
그에 따르면, 대형은행 91개의 이탈리아 대출 규모는 1천억 유로를 넘어서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는 그리스에 대한 대출규모를 넘어서는 규모이며, 이들 은행이 보유하고 있는 이탈리아 국채 규모도 스페인 국채 규모를 상회하고 있다.
이탈리아 위기가 급부상하면서 유로화 가치도 급락, 달러 대 유로화 가치는 1.8% 급락한 1.4012달러로 추락하면서 6주내 최저치로 추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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