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장무 서울대 총장은 논술 비율을 30%로 대폭 확대하는 등 논술강화를 골자로 한 2008년도 서울대 입시안에 대해 "바꿀 용의가 없다"고 못박았다.
이 총장은 24일 국회 교육위원회(위원장 권철현) 서울대 국정감사에 출석한 자리에서 “논술 비율을 30%까지 높이는 서울대 입시안이 결국 사교육 시장을 부추긴다”는 여당 의원들의 집중 공격에도 불구하고 “바꿀 수 없다”는 태도를 고수했다.
이장무 “논술 난이도 조정은 가능하나 기본 틀은 못 바꿔”
이 총장은 ▲내신 50% ▲논술30% ▲면접20% 등 논술강화를 골자로 한 ‘2008년도 서울대 입시안’에 대해 “이미 중등교육에서의 통합교과 과정의 필요성은 90년대 초 수능 도입 때부터 제기된 문제”라며 논술 강화 방침을 재차 강조했다.
그러나 열린우리당 김교흥 의원은 “그건 원론적인 내용일 뿐이고 실질적으로 학교현장에서 제대로 된 토론학습이 되고 있는지, 1인당 장서수는 몇 퍼센트인지, 다 조사해서 학교현장이 논술을 체화시킬 수 있는 능력부터 따져보아야 하는 것 아니냐”며 이 총장을 몰아세웠다. 김 의원은 “교사-학생, 심지어 학원 강사들까지도 서울대 입시안은 사실상 본고사 부활이라고 생각하는 마당에 어떻게 논술을 강화하냐”며 “논술은 찬성하지만 학교에서 학습방식이 체화된 후에 논술 시험을 강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2008년도 서울대 입시안 재고를 당부했다.
그러나 이 총장은 “그럴 용의가 없다”며 “입시라는 것은 시험 1년 앞두고 변경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사전에 논의해야 한다”고 입시안 변경 불가 방침을 고수했다.
이장무 신임 서울대 총장은 논술 강화를 골자로 한 '2008년 서울대 입시안'에 대해 철회할 의사가 없음을 강조했다. ⓒ김동현 기자
“쉽게 변경 못한다면서 토익이나 토플은 왜 전형에서 취소했나?”
이에 대해 김 의원은 “그렇다면 토익이나 토플을 전형에서 반형한다고 애초 발표해 놓고 왜 일주일만에 여론에 떠밀려 취소했냐”고 따졌다.
이에 이 총장이 “그것은 구분해서 말씀드려야 한다”며 구체적인 설명을 하려했지만 권철현 위원장이 시간관계상 답변을 저지했다.
이후 이 총장은 여당 의원들의 집중적인 2008년도 서울대 입시안 철회 요구에도 “앞으로 3월에 동안 논술에 대한 모의 시험을 치르고 학생들과 교사들의 여러 의견을 수렴해 난이도를 조절해 나갈 생각”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 총장은 예정대로 2007년 3월까지 2008년도 서울대 입시안을 확정할 계획이라며 “이에 대한 발표 연기는 없다”고 못박았다.
이 총장은 도리어 대학의 학생 선발권이 더욱 더 보장돼야한다는 입장을 나타냈다.이 총장은 “입시가 자율화되면 오히려 사교육이 줄어들 것이라고 본다”며 “입시는 대학 자율에 맡겨야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이 총장은 “그러나 본고사만이 (대학의 입시 자율권 보장의)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지는 않는다”며 자신의 발언이 자칫 교육부의 3불 정책을 거스러는 것으로 비춰질 것을 경계했다.
이 총장, 논술 반영 비율 등 세부사항 공개 거부
한편 이 날 국감에서 열린우리당 정봉주ㆍ김영춘ㆍ이은영 의원 등 여당 교육위원들은 다른 국립대학과 달리 ▲기본점수 ▲최고, 최저점 ▲반영비율 등 논술 세부 전형 기준 공개를 거부하는 서울대를 질타하고 나섰다.
김영춘 의원은 “학생들이 논술 기본배점은 얼마인지, 실질 반영률은 얼마인지를 알아야 준비를 할 게 아니냐”며 서울대의 세부 전형 기준 공개를 요구했다.
그러나 이 총장을 비롯한 서울대 관계자들은 “공개 의무가 없다”고 맞섰다. 이에 대해 권철현 교육위원장은 “의원들의 국감 제출 자료 요구에 무슨 법적 공개 의무가 있냐”며 오는 27일까지 서울대 논술 세부 기준을 서면 제출할 것을 지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