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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영월 광주교육장, 의원에게 "쌍놈의 XX" 파문

납품비리 추궁하자 욕설, 의원들 검찰에 고발키로

피감기관 기관장이 국감장에서 국회의원에게 “쌍놈의 XX”라는 상식밖 욕설을 해 물의를 빚고있다.

의원들, 윤교육장 검찰에 고발키로

국회 교육위원회는 19일 전남도교육청 소회의실에서 광주시교육청과 전남도교육청에 대한 국정감사를 벌였다. 이 자리에서 피감기관 증인으로 출석한 윤영월(여ㆍ55) 광주서부교육청 교육장은 열린우리당 김교흥 의원의 질문에 답변하고 자리로 돌아와 앉으며 “쌍놈의 ××야”라고 욕설을 내뱉었다.

윤 교육장은 김 의원으로부터 최근 서부교육청 산하 S중학교 등 신설학교에서 발생한 학습기자재 납품비리와 관련 집중 추궁을 받고 상기된 상태였다.

김 의원에 이어 질의하려던 한나라당 임해규 의원이 윤 교육장의 욕설을 듣자마자 “누가 욕설을 했냐”며 언성을 높였고, 이에 감사반장인 열린우리당 유기홍 의원이 서둘러 정회를 선언하고 범인 색출에 나섰다.

유 의원은 "욕설이 나온 것은 헌정사상 초유의 일이며 용납할 수 없다"며 "누구인지 파악은 했지만 본인이 자진해서 (경위를) 밝힐 기회를 주겠다"며 '자수'를 권했다. 그러나 윤 교육장은 입을 꼬옥 다문 채 침묵을 지켰다.

이에 의원들은 속기록을 점검하는 한편 전남도 교육감실 내부에 설치된 폐쇄회로TV, 목격자 진술, 심지어 취재기자들까지 불러모아 ‘욕설 당사자’ 색출에 나섰다. 결국 윤 교육장이 문제의 욕설 당사자임을 밝힌 의원들은 윤 교육장을 증언대로 불러세웠다.

증언대에서 윤 교육장은 “‘쌍놈의 XX야’라는 욕은 하지 않았고 납품비리를 제보한 한 사람에 대해 ‘못된 사람들’이라고 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윤 교육장은 “의원들에게 한 말이 아니다”며 거듭 욕설 사실을 부인했다.

그러나 의원들은 “피감기관 공무원이 욕설한 것도 모자라 발언 내용까지 속이려 한다”며 국회 모독죄에 따라 윤 교육장을 검찰에 고발키로 의견을 모았다.

욕설 증거 나오자 뒤늦게 사과

상황이 심각하게 전개되자 윤 교육장은 이 날 공식 사과 성명을 냈다. 윤 교육장은 “국감장 폭언사건과 관련해 국회의원과 광주 교육가족들에게 깊이 사죄드린다”며 “이를 계기로 더욱 성숙한 모습으로 광주 교육발전을 위해 헌신할 것을 약속드린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윤 교육장은 “납품비리 사건에 대해 의원들의 질의에 성실하게 답변했음에도 교육감 선거를 눈앞에 둔 시점에 일부에서 제기된 의혹만을 가지고 질타와 사퇴 압력까지 쏟아져 억울한 나머지 순간 감정을 자제하지 못해 나온 말”이라고 궁색한 해명을 하기도 했다.

윤 교육장은 또 “납품비리나 비자금 사건 등과는 무관함에도 ‘리베이트 몸통’이니, ‘상납고리’니 하는 말들이 나돌면서 의심을 받아온 것도 억울한 마당에 선거를 앞두고 일련의 사태가 마치 잘 짜여진 각본처럼 흘러간 데 따른 억울함까지 겹쳐 뜻하지 않은 물의를 일으키게 됐다”고 사과했다.

윤영월 광주시 서부교육청 교육장. ⓒ광주서부교육청


지난 해 국감 때도 의원들에게 반감 드러내

문제의 윤 교육장의 국감 악연은 비단 이번만이 아니다.

지난 해 국정감사에 앞서 김원본 광주시 교육감은 윤 교육장을 부교육감으로 교육부에 추천했다. 그러나 여당의 한 의원이 국감 때 윤 교육장이 미술품 납품 비리 의혹에 연루돼 있다고 문제삼아, 결국 윤 교육장의 부교육감 후보 추천이 철회됐다.

윤 교육장은 국감 직후 광주시교육청 홈페이지에 ‘국감유감’이라는 글을 직접 쓰며 노골적인 불만을 표시했다. 윤 교육장은 당시 교육청 홈페이지에 띄운 글을 통해 “단지 여성이라고 얕잡아 보며 도덕성이라는 미명하에 한 사람의 인권을 무참히 짓밝았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그러나 교육위 소속 의원들의 반응은 싸늘하다. 이 날 국감에서 윤 교육장을 추궁한 열린우리당 김교흥 의원은 ‘욕설 파문’ 직후 보도자료를 통해 “윤영월 교육장의 욕설 파문에 대해 광주교육청의 명확한 사실관계 파악과 더불어 교육부의 엄중한 중징계를 촉구한다”며 이번 사건을 그냥 넘어가지 않는다는 태세다.

김 의원은 “교구납품시 중국산을 국산으로 둔갑시키고, 기름걸레를 사용하는 학교에 물걸레 탈수기를 구입하는 등 국민의 혈세를 낭비한 것을 지적한 것에 대해 (윤 교육장이) 흥분하여 막말을 하게 된 것”이라며 윤 교육장을 비판했다.

더 나아가 김 의원은 “국가의 백년대계를 만들어야하는 교육현장에서 모범을 보여야 하는 교육장의 신분으로 기본적인 양식조차 갖고 있지 않은 것은 광주지역의 학생과 학부모에게는 큰 불행이며 묵묵히 국가의 미래를 위해 교육현장에서 헌신하는 교육자들에게도 불행”이라며 윤 교육장에 대한 검찰 고발을 강력 주장했다.
김동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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