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감독들 "'G20 쥐' 포스터, 국가위신 실추 아니다"
"국민들에게 풍자적 웃음과 해학을 주었을 뿐"
영화감독 박찬욱·봉준호·정윤철·장준화·김조광수씨는 3일 서울중앙지법에 박씨에 대한 탄원서를 제출했다.
박찬욱 감독은 2일 공개한 탄원서에서 "박씨의 행위는 국가의 위신을 실추시킨 적이 없다"며 "오히려 이러한 가벼운 사안에 무거운 형벌이 가해지는 것이 국가의 위신과 민주주의의 후퇴를 염려하는 국민의 심기를 어지럽힐 수 있다는 점을 헤아려달라"고 말했다
봉준호 감독은 "G20과 같은 국제적 대규모 행사도 훌륭히 치러 내는 한국 사회가 이 정도의 풍자와 유머조차 소화하지 못하면 실로 큰 모순"이라고 말했다.
앞서 이창동 감독은 지난달 28일 서울중앙지법에 낸 탄원서를 통해 "(박씨에 대한) 법적 처리가 한국 사회의 표현의 자유에 대한 척도, 예술적 방법에 의한 풍자와 비판에 대한 관용과 이해라는 중대한 문제와 관련이 있다"며 "박씨의 행위는 국민들에게 풍자적인 웃음과 해학을 제공해 주었을 뿐 어느 누구에게도 해를 끼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박씨는 지난해 10월 서울 종로 등 도심 22곳에 설치된 대형 홍보물에 쥐 그림을 그린 혐의로 불구속기소돼 검찰로부터 징역 10개월을 구형받았으며, 오는 13일 선고공판을 앞두고 있다.
검찰은 박씨에게 실형을 구형하면서 "원래 포스터에는 누가 청사초롱을 들고 있는지 나와 있지 않다"며 "G20 대회를 통해 선진국으로 도약하고 국가의 번영을 이루겠다는 우리 국민들, 우리의 아이들이 있어야 할 자리다. 피고는 우리 국민들과 아이들로부터 청사초롱과 번영에 대한 꿈을 강탈한 거다. 빼앗은 것"이라며 엄중처벌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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