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바꾼 기상청 "동풍 불어올 수도"
"편서풍으로 동풍의 영향은 미미", 군색한 해명
이는 일본 방사성 물질의 한반도 이동 가능성에 대해서도 '극히 희박하다'는 당초 주장에서 '올 수도 있다'는 입장으로 돌아선 것으로 풀이된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이미경(민주당) 의원이 29일 "일본 원전사고로 발생한 방사성 물질이 편동풍을 타고 국내에 직접 유입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주장한데 대해, 기상청은 "편동풍은 아니지만 동풍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최근 3년간 한국.일본의 풍향을 전문가에 의뢰해 분석한 결과, 강원도 속초를 기준으로 5㎞ 상공에서 4∼5월에 모두 9일간 동풍이 발생했다는 이 의원의 자료 제시에 "기압 배치에 따른 일시적인 동풍이 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기상청 관계자는 "한반도 상층에는 변함없이 불고 있는 편서풍이 있지만 중층에서는 일시적인 동풍이 불 수 있다"며 "방사성 물질 유입에 영향이 전혀 없다고 보긴 힘들다"고 말했다.
그는 "하지만 편서풍 힘으로 인해 동풍의 영향이 미미할 수 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기상청은 또 최근 강원도에서 검출된 방사성 제논(Xe)이 일본에서 캄차카반도를 거쳐 온 것이라는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KINS)의 분석에 의구심을 표하던 입장도 바꿨다.
기상청은 "이번 KINS의 분석대로 일본의 방사능 물질이 캄차카반도를 지나 10여일 가량 북극을 돌아 시베리아를 거쳐 수천 킬로미터를 흐르다 한반도로 내려온 기류도 편서풍의 큰 흐름 속에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한 지점의 상층 공기가 편서풍을 타고 서쪽에서 동쪽으로 흘러 제자리에 도달하려면 대략 2~3주가 걸리는데, 캄차카반도쪽으로 흐른 바람은 일종의 '지류'라서 먼저 도달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같은 '입장 변화'에 대해 기상청은 당초부터 '인체에 영향을 끼칠 수 있을 정도의 방사성 물질이 한반도로 이동할 가능성이 희박하다', '상층 바람인 편서풍이 늘 자리하고 있지만 밑에서는 수시로 변하는 바람이 있다'는 견해를 유지해왔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국민적 불안 줄이기'를 앞세워 편서풍이 일본 방사성 물질의 한반도 유입을 언제나 막아줄 것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키게 한 '편서풍 외곬'에 대한 비난을 피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저작권자ⓒ뷰스앤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