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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군 사령관 "영국군 이라크서 철군해야"

"이라크 주둔이 이라크 무장세력 성장 초래"

영국군 고위 장교가 이라크 주둔 영국군이 오히려 이라크 상황을 악화시키기 때문에 철군해야 한다는 주장하고 나섰다. 특히 최근 여론 조사에서, 영국 국민 50%가 영국군의 이라크 철군을 지지하고 있어 이번 발언의 파장이 커질 전망이다.

영국군 사령관 “이라크 주둔 영국군 즉시 철군해야”

13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리처드 댄냇 장군은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과의 인터뷰에서 “영국군의 이라크 주둔은 이라크 치안 상황을 악화시키고 있기 때문에 철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난 8월 육군 사령관에 임명된 댄냇 장군은 “영국군은 지난 2003년 전쟁 개시 당시의 목표를 달성했다”며 “우리가 처음에 동의한 사항들이 이제는 인내할 수 있는 수준을 넘고 있다”고 주장했다. 지금까지 이라크에서 숨진 영국군은 모두 1백19명이며 현재 이라크에 파견돼 있는 영국군은 약 7천여 명이다.

그는 이어 “우리가 전 세계에서 겪고 있는 다양한 어려움들은 이라크 주둔 때문이 아닌지는 몰라도 이 때문에 악화된 것은 확실하다”며,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의 끊임없는 부인에도 불구하고 “영국군과 미군의 이라크 주둔이 이라크 이슬람 무장 세력의 성장을 초래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특히 이라크 침공 이후의 '무대책'을 강하게 비난했다. 그는 “역사가 이라크 전쟁 초기의 성공적인 작전에도 불구하고 이후 상황은 적절한 계획 대신 낙관론에 의존해 실패했다고 평가할 것”이라며 “영국군이 이 시한을 넘겨 이라크에 체류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블레어 총리는 이라크 정부가 치안을 담당할 수 있을 때까지는 이라크에 주둔할 것이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댄냇 사령관은 이어 “우리의 원래 목적은 이라크에 서방에 우호적인 민주주의 국가를 수립해 중동지역에 모범을 만드는 것이었으며 이를 통해 중동지역 안정이 도움이 될 것이었다"며 “역사는 그 기대와 희망이 현명한 것이었는지 멍청한 것이었는지 평가할 것”이라고 우회적으로 당초 목적의 실패를 자인했다.

그는 영국군의 아프가니스탄 주둔에 대해서도 “현재 우리가 겪고 있는 아프가니스탄 상황보다 지나치게 낙관적으로 생각하고 있다”며 영국 정부에 대해 현실 직시를 주문했다.

보수당 “정부, 철군에 대한 공식입장 밝혀야”

야당인 보수당은 댄냇 사령관의 발언에 대해 놀라움을 표시하면서도 환영의 뜻을 밝혔다. 보수당 국방 대변인인 리암 폭스 의원은 “이라크 주둔에 대한 정부의 입장이 바뀐 것인지 분명히 할 필요가 있다”며 노동당을 압박했다.

영국 총리실은 성명을 내고 “우리가 이라크에 주둔하는 이유는 민주적으로 선출된 이라크 정부 수립과 유엔 결의안에 따라 이들을 지원하는 것이라는 것을 기억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댄냇 사령관의 발언을 반박했다. 그러나 블레어 총리는 지난 5월 이라크를 방문해 4년내에 영국군 철군을 완료할 것이라고 발표했으며 6월에는 치안을 담당하고 있던 일부 지역을 이라크 정부에게 이양하고 철군을 시작하겠다고 밝힌 바 있어, 댄냇 사령관 발언으로 철군 주장은 한층 힘을 받을 전망이다.
임지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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