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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외부자금 안 쓰고 내부에서 조달

삼성경제硏, "내부자금 조달비중 2004년 62.7%로 급증"

국내 기업들이 필요 자금을 은행이나 증시에서 조달하기보다는 내부 자금을 활용하는 등 외부자금을 쓰지 않는 추세가 점점 관행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과 금융권의 관계형 금융시스템 강화해야”

9일 삼성경제연구소(SERI)가 발표한 ‘기업자금조달의 구조변화와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기업들의 자금 조달액 가운데 외부 자금의 비중은 90~97년 70% 수준에 이르렀지만 98년~2004년에는 30-40% 수준으로 하락한 것으로 집계됐다.

연구소는 “특히 97년 외환위기 이후 기업 자금조달의 중심이 외부에서 내부로 옮겨가면서 내부자금조달 비중이 더 높아졌다”며 “90년~97년 내부자금 대 외부자금은 29.3% 대 70.7%였으나 2002년 50.2% 대 49.8%로 역전된데 이어 2004년에는 62.7% 대 37.3%로 격차가 점차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외부 자금 중에서도 간접 금융 비중은 지난 97년 36.7%로 직접 금융과 비슷한 수준이었으나 작년에는 30.5%로 직접 금융의 44.2%에 크게 못 미쳤다.

연구소는 “기업들의 투자부진으로 인해 2006년 6월말 제조업체의 평균 유보율이 597.6%를 나타내면서 사상 최대수준으로 증가했다”며 “이는 소극적인 기업투자와 함께 해외자본에 의한 적대적 M&A 우려, 기업의 회계투명성 강화 등이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연구소는 또 “경영권 위협과 과도한 배당요구로 인해 국내 기업들이 주식시장을 통해 부담하는 자본조달 비용이 상승하고 있다”며 “국내기업들은 주식시장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기보다 자사의 주가안정 및 경영권 방어 등의 목적으로 자사주 매입을 확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연구소는 이 같은 기업 자금조달 구조 변화의 원인으로 설비투자 정체에 따른 자금 수요, 건전성 및 수익성 강조로 은행권의 금융중개기능 약화, 주식 및 채권시장의 미흡한 자금 공급 역량 등을 꼽았다.

보고서를 작성한 최호상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장기 성장동력을 확보한다는 차원에서 기업은 새로운 투자 기회를 적극 발굴하고 금융권은 이를 원활히 지원할 수 있는 관계형 금융시스템을 강화해야 한다"며 "정부는 특정 부문에 편향된 투자활성화 정책보다 모든 부문에서 고루 투자가 늘 수 있도록 기업 친화적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홍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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