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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어벡호의 '젊은 피', "졌지만 많이 배웠다"

세계정상급 강호 가나 상대로 학습효과 만점 평가전 치러

지난 8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한국 축구대표팀과 가나대표팀과의 평가전은 비록 1-3으로 패하긴 했지만 미래에 한국축구를 짊어질 젊은 선수들에 대한 희망섞인 믿음을 갖게 한 경기였다는 점에서 충분히 그 가치를 인정받을 만한 경기였다.

특히 이번 평가전에서 가나 대표팀은 지난 2006 독일월드컵 16강 멤버들 대부분이 고스란히 출전했고, 이들의 플레이도 경기내용도 평가전이라는 사정을 감안한 느슨한 내용이 아닌 매우 진지하고 충실한 플레이를 펼쳤다는 점에서 이번 평가전은 우리의 젊은 선수들에게 훌륭한 과외공부가 된 셈이다.

선발 필드플레이어 10명 중 4명 A매치 데뷔전

이번 평가전을 통해 A매치 데뷔전을 치른 선수는 염기훈(전북현대), 이종민(울산현대), 오장은(대구FC), 김치우(인천유나이티드) 등 4명이다. 또한 부상으로 빠진 장학영(성남일화) 대신 뒤늦게 대표팀에 합류한 박주성(광주상무)도 이전까지 A매치 경력이 1경기에 불과한 선수였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49위인 한국과 23위인 가나의 랭킹상의 차이만 떠져보더라도 이 날 경기는 한국의 열세가 예상되는 경기였다. 이런 경기에 선발로 출전시키는 필드플레이어 10명 중 4명을 A매치경험이 일천한 신예선수들로 구성한다는 것은 경기결과에 연연하지 않고 강팀과의 맞대결을 통해 젊은 선수들을 더욱 더 강하게 키워보겠다는 핌 베어벡 감독의 의지를 반영한 결과라고 볼 수 있다.

염기훈, 김동현의 만회골 만들어 낸 회심의 왼발 슈팅 날리는 등 인상적 활약

일 서울 상암동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축구국가대표팀과 가나 대표팀과의 친선경기에서 후반 한국의 염기훈이 가나 수비를 제치고 골문으로 돌진하고 있다./연합뉴스


이 날 한국의 왼쪽 측면공격수로 나선 염기훈은 전반전 내내 상대 미드필더와 수비진의 유기적인 압박수비에 고전하며 이렇다할 움직임을 보여주지 못했지만 후반들어 긴장이 풀어지며 전반전 보다는 활발한 움직임을 선보였다.

특히 염기훈은 한국이 0-2로 뒤지던 상황에서 상대 페널티박스 안에서 상대 수비와의 몸싸움에서 공을 따낸 직후 강력한 왼발 땅볼 슈팅을 날렸고, 문전쇄도하던 김동현(루빈 카잔)은 골키퍼 몸맞고 앞으로 튀어나온 염기훈의 슈팅을 재차 슈팅, 만회골을 만들어냈다. 사실상 염기훈의 재치와 근성이 만들어낸 골이었다.

오른쪽 측면 공격수였던 이종민의 플레이도 칭찬받을만 했다. 전반전무터 상대의 노련한 수비진을 상대로 간간이 날카로운 크로스를 올리는데 성공하며 위협적인 모습을 선보였다. 그러나 후반들어 그 날카로움이 현저히 무뎌지며 아쉬움을 남겼다. 중앙 공격형미드필더로 나선 오장은은 저돌적이고 패기넘치는 플레이를 펼쳐보이긴 했으나 문전에서의 세밀한 움직임에서 아쉬움을 드러냈고 패스웍과 볼컨트롤에서도 투박함을 드러냈다.

수비수 박주성, 선취골 빌미되는 수비실수 범하는 등 전반적인 기량미달

이 날 평가전에서 공격수로 나선 신예선수들의 활약은 A매치 데뷔전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비교적 위축되지 않는 경기를 펼쳤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이영표(토트텀 홋스퍼), 장학영을 대신해 왼쪽 측면수비수로 출전한 박주성의 플레이는 뒤는게 대표팀에 합류한 탓인지 여러면에서 헛점을 드러냈다.

박주성은 전반전 상대의 결정적 슈팅을 몸을 던지며 막아내는 등 경기 내내 나름대로 최선을 다하는 경기를 펼쳤지만 기량면에서 가나의 노련한 선수들을 막아내기에 역부족이었다.

특히 박주성은 후반 4분경 실책성 플레이로 인해 오른쪽 측면에서 킹스턴의 크로스를 허용, 기옌의 선취골의 빌미를 제공하기도 했다. 또한 염기훈과의 유기적인 협력수비가 이루어지지 않고 간격이 벌어지면서 상대 공격수들에게 공간을 내주는 등 지역수비에서도 헛점을 드러냈다. 박주성은 이 날 출전한 신예선수들 중 가장 부진한 플레이를 펼쳐 향후 대표팀 재발탁 전망도 어두워졌다.

경기 후반 부상당한 박주성과 교체되어 투입된 김치우는 출장시간이 짧아 특별히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주지는 못했다.

베어벡 감독, "어린 선수들 강팀 상대하는 법 배웠을 것"

경기직후 베어벡 감독은 "어린 선수들이 월드컵수준의 강팀을 상대로 경기를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한다는 점을 배웠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혀 세계적 수준의 기량을 지닌 가나와의 평가전을 통한 신예선수들에 대한 학습교과에 기대감을 드러냈다.

2006 도하아시안게임을 2개월여 앞둔 시점에서 가진 가나와의 평가전은 베어벡 감독에게 아시안게임 대표팀 운영에 대한 구상을 구체화 시켜줬을 뿐 아니라 국가대표팀 선수로서 신예선수들의 실전능력을 테스트해 볼 수 있었던 의미있는 평가전이 된 셈이다.

월드컵 16강 진출에 빛나는 강호 가나와의 평가전을 통해 국가대표선수로서 대뷔전을 치른 이들 신예선수들이 평가전을 통해 얻은 경험을 바탕으로 소속팀에서는 물론 앞으로 있을 아시안게임에서 한층 업그레이드된 기량을 펼쳐보일 수 있을지 주목된다.
임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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