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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홍보처-<조선일보> 서로 "정신감정 받아라"

<조선> "홍보처 제정신 아니다" vs 홍보처 "이걸 사실이라고"

<조선일보>와 국정홍보처가 28일 서로 상대방에게 "정신감정을 받으라"며 막말공방을 벌였다. 정신과 의사들이 기뻐할 일이다.

<조선일보> "국정홍보처 정신감정부터 받아봐야"

발단은 이날자 <조선일보> 사설 '정신 감정이 필요한 국정홍보처'였다.

사설은 "27일 공개된 홍보처 ‘부처 의견달기 표준안’은 정부에 비판적인 기사 한 건에 두 차례 이상 댓글을 달도록 했다. 그날 오전 중에 1차로 오보에 대한 판단과 대응계획을 달고 2차로 대응결과를 올리라는 것이다. 댓글이 부진한 토요일엔 부처별 댓글 계획을 세우라고 했다"고 질타했다.

사설은 이어 "홍보처의 ‘2006 정책홍보관리 평가매뉴얼’은 더욱 가관으로, 각 부처가 보기에 부당한 비판이 포함된 기사를 찾아내, 보도된 지 24시간 안에 정부 내부 전산망 ‘정책기사 점검시스템’에 보고하면 5점, 48시간 안에 보고하면 3점, 72시간 이후면 0점"이라며 "공무원들이 그 많은 신문기사와 방송보도에 대해 이렇게 신속하게 보고하고 반대 논리까지 궁리해 서둘러 댓글을 달려면 업무는 때려치우고 모니터만 들여다보고 있어야 한다는 얘기"라고 꼬집었다.

사설은 "물론 이런 엽기적 공직사회 분위기의 출발은 '국정브리핑을 적극 활용하고 애용하라'는 대통령 지시다. 아무리 그렇다고 해도 이쯤 되면 홍보처가 제정신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무조건 위에 잘 보여야 한다는 강박, 윗사람의 권세를 빌려 아랫사람을 매질하는 호가호위, 만사 제쳐놓고 댓글에만 매달리는 편집, 언론에 대한 밑도 끝도 없는 피해망상, 권력이면 안 될 게 없다는 과대망상 증세까지 보이고 있다"며 "국정홍보처 책임자는 잠시 댓글 달기와 댓글 독려의 손을 놓고 정신감정부터 받아 보기를 권고한다"고 독설을 퍼부었다.

국정홍보처 "이걸 신문 사설이랍시고..."

국정홍보처의 반격은 이날 오후 나왔다. <국정브리핑>의 조신 정책뉴스팀장은 이날 <국정브리핑> 톱뉴스로 띄운 '조선일보 너무나도 천박한…'이란 글을 통해 "‘정신감정’을 받아 보라니…. 이게 무슨 말인가. 이걸 신문의 사설이랍시고 버젓이 인쇄해 가가호호 뿌린다는 말인가"라며 "무릇 기자는 그 나라의 국어를 책임진다고 했거늘, 평생을 글로 먹고 산 자들의 정신과 손끝이 이리도 험하고 천박한가"라고 비난했다.

조 팀장은 "조선일보가 시비삼고 나온 ‘부처 의견달기 표준안’과 ‘정책홍보관리 평가 매뉴얼’은 국정홍보처가 대언론 업무를 공개적이며 효과적으로 수행할 수 있도록 정부 각 부처에 서비스한 것"이라며 "이를 두고 이토록 흥분하는 조선일보의 태도를 보면 마치 두서없는 낮술에 혼자 비분강개해 허공에 주먹질을 하는 격"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정부 정책이 왜곡되고 오해받을 때 생기는 정책 수행의 어려움과 나아가 국가적 낭비를 줄이기 위해 애쓰는 것은 공직자의 당연한 책무"라며 "더욱이 신중함이라곤 찾아보기 힘든 권력화한 언론의 ‘묻지마 보도’ 에 대해선 다시 물어 무엇하랴"고 반문했다.

그는 "정부 각 부처의 정책홍보 담당자가 정책에 대해 오보를 내거나 왜곡하는 것을 바로 잡는 게 맡은 바 소관업무이지 무슨 ‘궁리’며, 무슨 업무를 때려치우고 언론 모니터닝에 매달리고 말고 할 문제인가"라며 "도대체 조선일보는 자신들이 무엇을 비판하고 있는지 스스로 알고나 있는 지 궁금하다. 정작 정신감정을 받을 곳이 어디인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고 반박했다.
박태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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