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효숙 헌법재판소장 후보자의 헌법재판관 인사청문회 개최여부를 놓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가 이틀째 파행을 겪었다. 이틀째 파행을 겪은 법사위에서는 인신공격성 막말과 고성, 삿대질까지 난무하는 등 격한 감정싸움으로 비화, 이 문제의 해결이 쉽지 않음을 보여줬다.

국회 법사위는 26일 오전 전체회의에서 전 후보자의 인사청문 요청안을 공식 안건으로 상정하는 문제를 놓고 논의를 벌였으나 두 차례나 정회를 거듭한 끝에 상정도 못하고 산회가 선포됐고, 오후 전체회의 역시 고성만 난무한 채 아무런 결실을 보지 못하고 산회됐다.

열린우리당 위원들은 극심한 의견대립 끝에 오전 회의가 정회되자 "저게 위원장이냐"고 강하게 반발, 회의장은 극도로 소란스러워졌다.

오후에 속개된 전체회의도 마찬가지였다.

김동철 열린우리당 간사는 "인간이 이렇게 가증스러울 수도 있구나란 생각을 하게 됐다"며 "차라리 솔직히 코드인사라서 싫다라고 말하라"고 한나라당을 강하게 성토했고, 주성영 한나라당 간사는 "위원장은 짜증만 가중시키는 오늘 회의를 즉시 산회하고 예정된 공청회 절차를 원만히 진행해 달라"고 말했다.

여야간 극심한 대립 끝에 안상수 법사위원장이 "내일 하자. 오늘은 변경 동의가 안 된다"고 산회를 선포하자, 열린우리당 위원들은 "위원장 자격이 없는 사람이다", "여기가 안상수 위원회냐"며 강하게 항의했다.

법사위 회의가 아무런 성과 없이 끝난 후에도 여야간 공방은 이어졌다. 노웅래 열린우리당 공보부대표는 국회 기자실을 찾아 "당연히 표결처리를 통해 안건상정을 결정해야 함에도 불구, 한나라당의 안상수 법사위원장은 갑자기 일방적으로 산회를 선언했다"며 "정식으로 법사위에 회부된 안건이라 하더라도 국회법을 무시하고 안건상정은 안 된다는 것이 한나라당의 생각"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주성영 한나라당 법사위 간사도 곧바로 국회 기자실을 찾아 "지금 법사위에 와 있는 재판관 인사청문요청도 법률적 위헌요소를 배태하고 있다"며 "자칫 잘못하면 지난 실수를 또 되풀이할 위험성이 크다"고 법사위에 안건상정을 하면 안 되는 이유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