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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노 “이회창은 자중하라. 극우와 놀려하다니..."

이회창, 조갑제-황장엽 등과 공동전선 구축 움직임

이회창 한나라당 전 총재가 “가시방석에 앉은 죄인의 심정”이라며 “차기 대선은 좌파세력 대 비좌파세력의 대결”로 규정한 것에 대해 민주노동당은 “반성의 초점이 틀렸다”며 “자중하고 또 자중하라”고 일침을 가했다.

이회창 “좌파정권 집권은 순전히 내 패배 탓”

이 전 총재는 지난 20일 발매된 <월간조선> 4월호 인터뷰에서 "가시방석에 앉은 죄인의 심정"이라며 "지금도 얼굴을 제대로 들지 못하고 지낸다"고 말했다.

이 전 총재는 "대선 이후 나라 상황이 어려워지고, 정권에 대한 비판이 높아지면서 많은 국민에게서 '네가 잘못해 나라가 이렇게 됐다'고 탓하는 소리를 자주 들었다"면서 "한마디로 말해 내가 잘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대선이 끝난 뒤 선거운동을 도와줬던 친척 아우를 껴안고 대성통곡을 했다"면서 "내가 울보는 아닌데, 상황이 그렇게 되니 별 수 없더라"고 대선 패배의 심경도 털어놓았다.

지난 1월25일 오후 서초동 외교센터에서 열린 황장엽 전 북한노동당 비서 출판 기념회에 참석한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가 황씨와 인사를 나누고 있다.ⓒ연합뉴스


또 그는 현 정권에 대해 “미숙하고 무능한 정권의 표본으로 심하게 말하면 뒤죽박죽”이라고 비판하면서 “열악한 평등,극도의 평균주의 사회정의를 주장하는 것은 자유민주주의에 반하는 좌파적 사고”라고 주장했다.

결론적으로 이 전 총재는 노무현 정권을 향해 “현 정부는 좌파정부”라고 직설화법으로 응수했다. 다만 노 대통령 개인에 대해서는 "잘하겠다고 애를 쓰는데 생각만큼 안 돼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좀 안됐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고 말했다.

또 이 전 총재는 김대중 전 대통령에 대해서도 “남북문제의 방향을 잘못 잡았고 햇볕정책은 파탄 났다. 북한이 핵보유국이 된 데 대해 큰 책임감을 느껴야 한다”고 비판했다. 특히 이 전 총재는 햇볕정책을 놓고 "김대중씨의 일방적인 지원, 유화적 대북 정책으로 얻은 것은 본인의 노벨평화상밖에 없다"고 혹평했다.

“다시 정치하지는 않을 것이나 수수방관하지는 않을 터”

이 전총재는 자신의 정계복귀설에 대해서는 손사래를 쳤다. 그러나 “가만히 두고보고있지는 않겠다”는 뜻도 명확히 했다.

그는 "이미 정치를 떠난 사람으로 다시 현실정치에 나간다든지, 정당에 참여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면서도 "완전히 국외자의 처지에서 바람이 불든 벼락이 치든 오불관언(吾不關焉, 수수방관)하며 조용히 지내는 것은 무책임한 일"이라고 말했다.

특히 이 전 총재는 "국가가 필요로 하는 일이 있다면 몸을 던져 일하겠다는 생각"이라고 말해 사실상 차기 대선에서 어떤 방식으로든 영향력을 행사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차기 대선에 대해서 이 전 총재는 ‘좌파 세력과 비좌파 세력’ 간의 대결 구도로 요약했다.

그는 "다시 좌파정부가 집권해서는 안 된다. 한나라당이 중심이 돼 비좌파 세력들과 연합을 하든, 공동전선을 펴든 좌파세력의 정권 재창출을 반드시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이 전 총재는 최근 조갑제 전 <월간조선>대표, 황장엽씨 등과 회동하며, 좌익정권 타파를 명분으로 정치활동을 재개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민노, “특권의식에 갇혀 복수의 칼 날 가는 듯... 자중하고 또 자중해야”

이같은 이 전 총재 발언애 대해 민주노동당 김배곤 부대변인은 22일 논평을 통해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의 죄책감은 그 내용이 완전히 틀렸다”면서 “엄밀하게 말해서 대통령이 되지 못해 죄송하다는 그의 한탄은 죄의식이 아니라 분통터지는 억울함일 뿐”이라고 이 전 총재의 발언을 비판했다.

민노당은 “많은 사람들이 이회창 전 총재의 허심한 반성을 기다려 왔던 것은 그가 권력을 잡기 위해 차떼기 같은 짓도 서슴치 않았을 뿐 아니라 그 아들에게까지도 병역면제라는 특별대우를 누리게 한 것 등을 비롯한 일련의 제왕적 행태들에 대해서”라며 이 전 총재의 치부를 꺼집어 내기도했다.

특히 민노당은 “이회창 전 총재의 태도는 그가 아직도 특권의식에 사로잡혀 있다는 것을 드러내는 것”이라며 “어른(이회창 전 총재)의 이러한 특권적 태도는 지금 그대로 최연희, 이명박 등을 통해 이어지고 있다”며 한나라당을 싸잡아 비난했다.

민노당은 “(이 전 총재가) 실제 반성할 것은 외면하고 특권의식에 사로잡혀 복수의 칼날을 가는 듯한 태도나 극우대결집을 웅변하는 식의 정치행보를 계속한다면 역시 그의 진정성은 의심받을 수밖에 없으며 구부러진 대쪽으로 역사에 기록되는 것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충고했다.

결론적으로 김배곤 민노당 부대변인은 이 전 총재에게 “바라건대 자중하고 자중하라”고 쓴소리를 냈다.
김동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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