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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전행동 “자이툰 부대는 돌아와야 한다”

‘9.23 반전행동’, 서울시청 앞 1천2백여명 집회

이라크 주둔 2주년을 맞은 자이툰 부대에 대한 시민사회의 본국 송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미 일본군이 지난 7월 철군을 마무리하고 전쟁 당사국인 영국마저 2007년 말까지 단계적 철수를 검토하는 마당에 한국 정부가 이라크 파병 연장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시민사회의 반발이 더욱 거세지는 양상이다.

3백53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파병반대국민행동’은 23일 오후 3시 서울역 광장에서 회원 1천2백명이 모인 가운데 ▲자이툰 부대 철군 ▲한국군 레바논 파병 반대 ▲평택 미군기지 확장 반대 ▲이란 공격 반대 등을 촉구하는 ‘자이툰 연내 완전 철군을 위한 9.23 반전행동’을 열었다.

참석자들은 재치있는 피켓과 조형물을 선보이며 반전행동에 나섰고 서울역 곳곳에서는 평택 미군기지 확장을 저지를 위한 범국민 서명운동이 진행됐다.

이날 반전행동에는 정치권에서 권영길 민주노동당 의원과 유승희 열린우리당 의원이 참석했고 미국 평화재향군인회 소속 회원 5명도 단상에 올라 지지연설에 나섰다.

지지연설에 나선 권영길 민주노동당 의원은 “한국 정부는 임명 연장 동의안도 없이 이라크에 보낼 병사를 또 모집하고 있다”며 “국회를 허수아비로 만들고 있다”고 비판했다.

파병반대국민행동 소속 1천2백여명의 회원들은 23일 서울역 광장에서 반전집회를 갖고 광화문까지 행진을 벌였다.ⓒ최병성 기자


이날 집회는 다양한 퍼포먼스와 재치있는 피켓팅으로 참석자들의 호응을 얻었다.ⓒ최병성 기자


권 의원은 또 “현재 이라크 현지조사를 벌이고 있는 의원들이 귀국하면 국회 안에서 파병반대연장 반대와 자이툰 부대 철수를 위한 활동을 시작할 것”이라며 “정당성 없는 파병과 평택 기지 확장을 막아내야한다”고 주장했다.

유승희 의원 “이라크 파병으로 매년 1천억 소요, 차라리 경제적 지원하라”

유승희 열린우리당 의원은 “이라크에서는 매일 1백명 이상의 민중들이 죽어가고 있는데 우리 군은 매년 1천억원이 넘는 예산을 쓰면서 그곳에서 아무 일도 하지 않고 있다”며 즉각적인 파병 철회를 촉구했다.

유 의원은 또 “더 이상 우리의 젊은이들이 그곳에 있어야 할 이유가 없다”며 “파병이 아닌 경제적 원조같은 실질적 지원대책으로 전환해야한다”고 말했다.

미군 평화재향군인회 방문단 5명도 표명렬 평화재향군인회 회장과 함께 단상에 올라 지지연설을 이어갔다.

한국전에 참전했던 톰 케네디씨는 “이 자리에서 우리나라 대통령에게 할 말이 있다. 한국의 땅을 한국인에게 돌려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레리 커슈너씨는 “젊은 시절 베트남 전쟁에 참석했고 명령에 따라 베트남인들을 죽였다”며 “그때는 몰랐지만 이제는 그들이 자신의 나라를 보호하기 위해 싸웠다는 것을 안다”고 말했다.

그는 “베트남전 당시 전쟁을 중단한 것은 미국 정부가 아니라 바로 여러분과 같은 민중의 힘이었다”며 “세계 평화의 정답은 정부에게 있는 것이 아니라 여기 모인 ‘우리’에게 있다”고 강조했다.

한국전에 참전해 은공훈장을 받은 전쟁영웅 출신 찰리 아킨스씨는 “한국전 당시 명령에 따라 군인들을 죽인 것을 후회하고 있다”며 “한국은 모든 부분에서 (미국의 개입없이) 주체적으로 운명을 결정해야한다”고 말했다.

미국 평화재향군인회 소속 방문단도 파병반대 반전행동에 동참했다.ⓒ최병성 기자


정부는 오는 12월 파병기한이 만료되는 자이툰 부대의 파병 연장을 검토하고 있지만 시민사회단체들의 반발은 거세다ⓒ최병성 기자


미 평화재향군인회 회원들 “더 이상 전쟁은 안돼”

청소년들을 대표해 발언에 나선 ‘전쟁을 반대하는 청소년들’ 소속의 이슬 양은 “강한 나라 미국이 말하는 세계평화를 위해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의 아이들이 죽어가고 평택에서는 평생을 살아 온 주민들이 내쫓기고 있다”며 “정부가 눈과 귀를 아무리 막아도 평화를 염원하는 목소리를 들려온다. 더 이상 모른 척 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지난 8일부터 평택미군기지 반대 전국 순회집회에 나섰던 평택미군기지 확장저지 평화행진단 50여명도 이날 오전 서울 구로구 성공회대를 출발, 서울역 광장까지 행진 한 뒤 집회에 합류했다.

행진단을 이끌었던 문정현 신부도 단상에 올라 ‘독도는 우리땅’을 개사한 ‘팽성은 우리땅’을 불러 참석자들의 높은 호응을 이끌어내기도 했다.

문 신부는 “제 백성의 재산과 목숨을 담보로 미군 기지를 확장하려고 하는 정부가 지금의 참여정부”라며 “잘못도니 안보의식과 한미동맹의 결과로 추진되는 기지확장을 막기 위해 내일 평화대행진에 참석해달라”고 호소했다.

이날 참석자들은 결의문을 통해 “정부와 국회가 자이툰의 연내 철군을 위한 구체적인 논의에 나서야한다”며 “정부는 자이툰 부대를 즉각 철수시키고 국회는 당장 철군위원회를 구성하라”고 촉구했다.

참석자들은 오후 5시경 본집회를 마치고 명동을 거쳐 광화문까지 가두행진을 한 뒤 마무리집회를 갖고 6시경 해산했다.

한국정부, 이라크 파병연장.레바논 파병 검토에 시민사회 반발 확산

한편, 지난 19일 정부의 이라크 파병 3차 연장 동의안의 부당성을 지적하기 위해 국회 조사단(임종인.이영순.정청래.고진화.배일도)이 이라크 현지에서 활발한 조사작업을 벌이고 있다.

이들은 오는 24일 귀국해 조사보고서를 작성하고 이를 토대로 정부의 파병 연장 동의안을 철회하기 위한 활동을 벌일 예정이다.

국회 여야의원 30명은 지난 해 7월 국방위원회에 파병 철회 촉구결의안을 제출했지만 같은 해 11월 국방위 소속 의원들의 반대로 부결된 바 있다.

이라크 아르빌에 주둔 중인 자이툰 부대는 오는 12월 파병 시한이 종료되지만 국방부는 2백명의 파병 병력 모집공고도 지난 달 공지했다. 또한 내년도 국방예산안에 자이툰 부대 예산 1천억원이 추가 반영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정부의 3차 연장 동의안이 거의 확실시되는 분위기다.

게다가 정부는 최근 레바논 치안 유지와 관련해서도 독일.중국에 이어 파병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져 향후 시민사회단체들의 반발이 거세질 것 전망이다.

여야 국회의원 5명은 지난 22일부터 이라크 현지 조사를 벌이고 있다. 이들은 귀국 후 파병 연장 부결을 위한 활동에 나설 예정이다.ⓒ이영순 의원실
최병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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