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쿠데타 타산지석' 발언으로 물의를 빚은 유기준 한나라당 대변인이 이틀만인 22일 국회 브리핑실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날 주요당직자회의 및 이용훈 대법원장 파문 등 현안에 대한 브리핑을 마친 유 대변인에게 기자들이 사과나 사퇴 주장이 제기되는 것에 대해 묻자 "그 문제에 대해서는 아무런 말도 하고 싶지 않다"며 서둘러 대변인실로 발걸음을 옮겼다.

한나라당 지도부는 유 대변인을 질책한 선에서 문제를 덮으려는 분위기다. 강재섭 대표는 "엄중하게 경고했다"면서도 "유 대변인의 논평 취지가 쿠데타에 비유하려고 한 것은 아니었고, 현 정권이 부패하고 노무현 대통령이 탁신 태국 총리처럼 말이 많다는 것을 비유하려고 한 것"이라고 해명성 발언을 했다. 김형오 원내대표도 "유 대변인의 이야기는 탁신 총리가 국민의 지지가 없었다는 것을 말한 것이지 쿠데타를 지지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다들 알고 있지 않나"라고 말했다.

반면에 열린우리당은 불씨를 계속 살리려는 분위기다. 김근태 의장을 비롯한 열린우리당 지도부는 이날 오전 회의에서 유기준 대변인의 '쿠데타 논평'에 대해 성토하며 '의원직 사퇴'까지 거론하는 등 한층 더 강경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정호진 민노당 부대변인도 이날 국회 브리핑에서 "오늘 유기준 대변인이 이틀만에 국회 브리핑룸에 모습을 드러냈다. 예상보다 빠른 복귀다. 본인은 쿠데타 발언이 별일 아닌 것 같이 생각하고 있는 듯 싶다"며 "진심어린 사과 없이 입을 다물고 있는 것은 제1 야당의 대변인다운 모습도 책임 있는 정치인의 모습도 아니다"고 거듭 공식사과를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