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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프리미어리그도 '검은 뒷거래' 파문

<BBC> "감독과 에이전트 뒷거래" "나카타, 첼시 등 거래대상"

이탈리아 축구계를 강타했던 승부조작 스캔들인 이른바 '유벤투스 스캔들'에 이어 이번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가 '검은돈 스캔들'에 휘말려 그 여파가 리그 전체로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번 사건은 지난 20일(한국시간) 영국 공영방송 <BBC>가 <파노라마>라는 시사프로그램을 통해 EPL의 몇몇 감독들이 에이전트들과 선수들의 이적과정에서 부적절한 돈거래를 한사실을 폭로한 것이 발단이 되었다.

<파노라마>, 볼튼 원더러스, 첼시, 포츠머스 연루 의혹

<파노라마>는 보도에서 에이전트인 테니 예리마, 피터 해리슨의 증언을 토대로 볼턴 원더러스의 샘 앨러다이스 감독과 에이전트인 그의 아들 크레이그 앨러다이스, 포츠머스의 해리 레드냅 감독, 첼시의 유소년 담당 이사 프랭크 아르네센이 이적 비리에 연루된 사람들로 지목했다.

예리마는 <파노라마>와의 인터뷰에서 “샘 앨러다이스(볼튼 감독)에게 뇌물을 줬다”고 실토했고, 해리슨은 “크레이그 앨러다이스(샘 앨러다이스 감독의 아들)가 선수 3명의 이적과정에서 돈을 받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파노라마>는 보도에서 앞서 언급한 에이전트 해리슨과 레드냅 감독이 블랙번에서 수비수 앤디 토드를 데려오기 위해 나눈 대화 내용을 공개했고, 또 아르네센 첼시 유소년담당이사가 미들즈보로의 10대 유망주 네이단 포리트를 영입하기 위해 에인전트에게 15만파운드를 제의하는 장면도 그대로 내보냈다.

현역 은퇴한 나카타도 사건에 연루된 것으로 밝혀져

흥미로운 대목은 이번 사건의 중심인물로 지목되고 있는 볼튼의 앨러다이스 감독이 선수이적에 관여해 검은돈을 챙긴 과정에 얼마 전 현역은퇴를 선언한 일본 대표선수출신의 나카타 히데도시도 포함되어 있다는 점이다. 볼튼은 나카타의 현역 마지막 소속팀이기도 하다.

<파노라마>의 보도내내용중에는 나카타의 이적에 관여한 한 관계자가 "당신들이 알고 있는 그대로다. 더이상 아무것도 숨기지 않는다" 라고 의혹을 긍정하는 장면도 포함되어 있었다.

검은돈 거래의 대상이 된 것으로 알려진 일본의 축구영웅 나카타 히데도시. ⓒ연합뉴스


<파노라마>는 또 "첼시, 포츠머스 등 타클럽에서도 이같은 부적절한 금전적 거래가 일상화하고 있다"고 보도해 충격을 자아냈다.

보도가 나간 직후 볼튼의 앨러다이스 감독은 월살과의 칼링컵 경기에서 승리한 후 가진 인터뷰에서 "내가 그 프로그램을 못봤기 때문에 아무 말도 할 수 없다" 면서 "만약 그 프로그램에서 나에 관련해 거짓을 방송했다면 나는 그들과 싸울 것"이라고 밝혀 법적대응방침을 시사했다.

잉글랜드 축구협회 EPL 전체에 대한 강도높은 조사 착수

보도를 접한 잉글랜드축구협회(FA)는 홈페이지를 통해 <BBC>의 <파노라마> 프로그램의 내용에 대해 강도높은 조사에 착수한다고 밝혔다. 그 범위는 <파노라마>에 언급된 대상들 뿐 아니라 EPL 전체이며 이번 조사에는 EPL 사무국도 참여할 예정이다.

잉글랜드축구협회의 바윅 회장은 "파노라마에 의해 폭로된 문제들이 심각해 철저한 조사를 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며 "이러한 조사는 프리미어리그 경기의 순수성을 확보하기 위해 꼭 필요하고 모든 팬들을 위해 해야만 한다" 고 말했다.

<BBC> 보도를 통해 그동안 잉글랜드 축구계에 공공연한 비밀로 되어있던 은밀한 뒷거래의 정황이 포착된 만큼 이번 잉글랜드 축구협회의 조사결과발표와 사후 조치들에 대한 내용은 잉글랜드는 물론 전세계 축구계에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현지 전문가들은 이번 사건의 결말을 놓고 최악의 경우 이탈리아 세리에A의 '유벤투스 스캔들'에 버금가는 후폭풍을 몰고올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는 상황이다.
임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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