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기현-안정환 행보, 엇갈린 명암
같은 시기 유럽진출, 2002 한일월드컵 이후 다른길
설기현(레딩FC)과 안정환은 지난 2000년 7월 나란히 유럽무대에 진출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그리고 이들은 2002년 한일월드컵 4강신화의 주역으로서 이탈리아와의 16강전 동점골과 역전골의 주인공이란 점에서도 인연이 있다.
그로부터 6년 2개월여가 지난 지금 그들이 서있는 위치는 너무나 대조적이다.
설기현은 지난 16일(한국시간) 세계 최고의 리그라고 일컬어지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데뷔 5경기만에 첫 골을 터뜨리며 EPL이 주목하는 선수로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는 반면 안정환은 현재 무적선수 신세다. 핌 베어벡 한국 축구국가대표팀 감독은 "당분간 안정환을 뽑지 않겠다"고까지 공공연히 이야기 하고 있다.
무엇이 이들의 '오늘'을 이리도 달라지게 만든 것일까?
안정환, 세리에A 진출로 화려한 유럽무대 데뷔, 현재는 무적(無籍)선수 신세
안정환은 지난 1998년 K리그 대우로열즈에 입단, 수려한 외모에 걸출한 실력까지 겸비, '테리우스'란 별명을 얻으며 K리그 관중석을 그의 팬들로 넘쳐나게 만들었다. 그러던 중 지난 2000년 7월 유럽3대 프로축구리그 중 하나인 이탈리아 세리에A 페루자에 입단, 비록 출장경기수가 많지는 않았으나 간간이 인상적인 활약을 펼치며 페루자팬들로 부터 사랑받는 선수로 자리매김했다.
그러나 2002년 한일월드컵은 그에게 영광과 시련을 동시에 안겨주었다. 거스 히딩크 당시 감독이 이끌던 한국 대표팀에 몇 안되는 유럽파였던 안정환은 자신의 무대인 이탈리아팀과의 16강전에서 천금의 연장 골든골을 터뜨리며 한국 축구역사상 최고의 명승부의 주인공으로 우뚝섰다. 그러나 세리에A에서도 갖가지 기행으로 악명높았던 페루자의 가우치 구단주는 안정환을 구단에서 쫓아냈다. 유럽 내 다른 팀으로의 이적을 시도했지만 거액의 이적료가 걸림돌이 되었다.
불운했던 페루자 방출 이후 J리그에서의 뛰어난 활약 불구, 멀어진 유럽진출 꿈
결국 안정환은 일본 내 스폰서의 도움을 받아 J리그 시미즈 S펄스에 입단, 그 해 12골을 터뜨리며 득점 8위에 오르는 등 좋은 활약을 펼쳤다. 또한 그의 잘생긴 외목 덕분에 각종 CF의 주인공으로 등장하며 돈도 많이 벌었다. J리그에서의 활약중에도 안정환은 꾸준히 유럽무대를 노크했지만 이미 유럽에서 활약중인 선수가 아니었던 안정환의 상품가치는 이미 많이 떨어진 상태였고, 안정환에 대한 권리를 가지고 있던 스폰서가 그를 쉽사리 놔주려 하지 않았다.
그렇게 시간은 흘러 2005년에 이으러서야 안정환은 유럽의 마이너리그격인 프랑스리그에서도 하위팀이었던 FC메스로 이적하며 다시 유럽무대에 복귀했고, 이후 지난 2006년 1월 독일 분데스리가 뒤스부르크로 이적했으나 이들 두 팀에서 안정환의 존재감은 미미했다.
지난 2006년 월드컵에서 안정환은 토고와의 예선경기서 그림같은 중거리슈팅으로 역전골을 만들어냈고, 나름대로의 역할을 해냈고 여러팀들로 부터 이적제의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지만 현재 그는 소속구단이 없는 무적선수다. 베어벡 대표팀 감독도 안정환이 무적선수로서 2개월이상 소속팀 경기에 출전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대표팀 제외의 이유로 들고 있다.
설기현, 안정환과 같은 2000년 7월 벨기에리그 진출, 빅리그 준비
이렇듯 변화무쌍했던 안정환의 6년 2개월에 비해 설기현의 6년 2개월은 비교적 단순했다.
지난 2000년 7월 안정환과 같은 시기에 설기현은 대한축구협회의 유망주육성프로그램에 따라 유럽의 마이너리그격인 벨기에 주필러리그 앤트워프에 입단, 주축선수로 활약하다 이듬해인 2001년 베리기에 최고명문구단인 안더레흐트에 입단했다. 입단 초반 적응기를 거치며 설기현은 점차 안더레흐트의 주축선수로 발돋움하기에 이르고 '꿈의 무대'라고 일컬어지는 유럽축구연맹(UEFA)챔피언스리그 무대도 경험했고, 골까지 기록하기도 했다.
그리고 지난 2004년 8월 드디어 그가 꿈에 그리던 잉글랜드 리그에서 러브콜이 왔다. 잉글랜드 챔피언십(2부리그)팀인 울버햄튼이었다. 비록 2부리그 팀이었지만 설기현은 주저하지 않았다. 울버햄튼을 EPL 무대로 승격시켜 스스로 프리미어리거가 되거나 울버햄튼에서 좋은 활약을 펼친다면 EPL 구단으로부터 스카우트를 받을 수 있다는 가능성을 다년간 꾸준히 유럽무대에서 활약한 설기현은 볼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EPL 데뷔 5경기서 1골 2도움, EPL 최고의 루키로 떠오른 설기현
결국 설기현의 판단은 정확했고, 그는 잉글랜드 무대에 적응을 마진 지난해 울버햄튼의 공격을 주도하며 팀을 EPL 근접권까지 접근 시켰고, 이때의 활약을 눈여겨본 레딩FC의 스티브 코펠감독은 레딩의 EPL 승격에 발맞추어 설기현을 영입했다. 그리고 EPL 2006-2007 시즌 5라운드가 종료된 현재 설기현은 전경기에 선발출장하며 1골 2도움을 기록, 팀이 시즌 초반 EPL 상위에 랭크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해냈다. 코펠 감독의 선택이 탁월했음을 설기현이 실력으로 입증해 보인 셈이다.
안정환과 설기현. 2002년 한일월드컵 4강신화의 주역인 두 선수가 선택했던 서로 다른 행로는 4년이 지난 지금 너무나 커다란 명암차이를 만들어내고 있다. "순간의 선택이 10년을 좌우한다"는 모 가전제품회사의 오래된 광고카피를 되새겨보게 되는 순간이다.
그로부터 6년 2개월여가 지난 지금 그들이 서있는 위치는 너무나 대조적이다.
설기현은 지난 16일(한국시간) 세계 최고의 리그라고 일컬어지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데뷔 5경기만에 첫 골을 터뜨리며 EPL이 주목하는 선수로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는 반면 안정환은 현재 무적선수 신세다. 핌 베어벡 한국 축구국가대표팀 감독은 "당분간 안정환을 뽑지 않겠다"고까지 공공연히 이야기 하고 있다.
무엇이 이들의 '오늘'을 이리도 달라지게 만든 것일까?
안정환, 세리에A 진출로 화려한 유럽무대 데뷔, 현재는 무적(無籍)선수 신세
안정환은 지난 1998년 K리그 대우로열즈에 입단, 수려한 외모에 걸출한 실력까지 겸비, '테리우스'란 별명을 얻으며 K리그 관중석을 그의 팬들로 넘쳐나게 만들었다. 그러던 중 지난 2000년 7월 유럽3대 프로축구리그 중 하나인 이탈리아 세리에A 페루자에 입단, 비록 출장경기수가 많지는 않았으나 간간이 인상적인 활약을 펼치며 페루자팬들로 부터 사랑받는 선수로 자리매김했다.
그러나 2002년 한일월드컵은 그에게 영광과 시련을 동시에 안겨주었다. 거스 히딩크 당시 감독이 이끌던 한국 대표팀에 몇 안되는 유럽파였던 안정환은 자신의 무대인 이탈리아팀과의 16강전에서 천금의 연장 골든골을 터뜨리며 한국 축구역사상 최고의 명승부의 주인공으로 우뚝섰다. 그러나 세리에A에서도 갖가지 기행으로 악명높았던 페루자의 가우치 구단주는 안정환을 구단에서 쫓아냈다. 유럽 내 다른 팀으로의 이적을 시도했지만 거액의 이적료가 걸림돌이 되었다.
불운했던 페루자 방출 이후 J리그에서의 뛰어난 활약 불구, 멀어진 유럽진출 꿈
결국 안정환은 일본 내 스폰서의 도움을 받아 J리그 시미즈 S펄스에 입단, 그 해 12골을 터뜨리며 득점 8위에 오르는 등 좋은 활약을 펼쳤다. 또한 그의 잘생긴 외목 덕분에 각종 CF의 주인공으로 등장하며 돈도 많이 벌었다. J리그에서의 활약중에도 안정환은 꾸준히 유럽무대를 노크했지만 이미 유럽에서 활약중인 선수가 아니었던 안정환의 상품가치는 이미 많이 떨어진 상태였고, 안정환에 대한 권리를 가지고 있던 스폰서가 그를 쉽사리 놔주려 하지 않았다.
그렇게 시간은 흘러 2005년에 이으러서야 안정환은 유럽의 마이너리그격인 프랑스리그에서도 하위팀이었던 FC메스로 이적하며 다시 유럽무대에 복귀했고, 이후 지난 2006년 1월 독일 분데스리가 뒤스부르크로 이적했으나 이들 두 팀에서 안정환의 존재감은 미미했다.
지난 2006년 월드컵에서 안정환은 토고와의 예선경기서 그림같은 중거리슈팅으로 역전골을 만들어냈고, 나름대로의 역할을 해냈고 여러팀들로 부터 이적제의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지만 현재 그는 소속구단이 없는 무적선수다. 베어벡 대표팀 감독도 안정환이 무적선수로서 2개월이상 소속팀 경기에 출전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대표팀 제외의 이유로 들고 있다.
설기현, 안정환과 같은 2000년 7월 벨기에리그 진출, 빅리그 준비
이렇듯 변화무쌍했던 안정환의 6년 2개월에 비해 설기현의 6년 2개월은 비교적 단순했다.
지난 2000년 7월 안정환과 같은 시기에 설기현은 대한축구협회의 유망주육성프로그램에 따라 유럽의 마이너리그격인 벨기에 주필러리그 앤트워프에 입단, 주축선수로 활약하다 이듬해인 2001년 베리기에 최고명문구단인 안더레흐트에 입단했다. 입단 초반 적응기를 거치며 설기현은 점차 안더레흐트의 주축선수로 발돋움하기에 이르고 '꿈의 무대'라고 일컬어지는 유럽축구연맹(UEFA)챔피언스리그 무대도 경험했고, 골까지 기록하기도 했다.
그리고 지난 2004년 8월 드디어 그가 꿈에 그리던 잉글랜드 리그에서 러브콜이 왔다. 잉글랜드 챔피언십(2부리그)팀인 울버햄튼이었다. 비록 2부리그 팀이었지만 설기현은 주저하지 않았다. 울버햄튼을 EPL 무대로 승격시켜 스스로 프리미어리거가 되거나 울버햄튼에서 좋은 활약을 펼친다면 EPL 구단으로부터 스카우트를 받을 수 있다는 가능성을 다년간 꾸준히 유럽무대에서 활약한 설기현은 볼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EPL 데뷔 5경기서 1골 2도움, EPL 최고의 루키로 떠오른 설기현
결국 설기현의 판단은 정확했고, 그는 잉글랜드 무대에 적응을 마진 지난해 울버햄튼의 공격을 주도하며 팀을 EPL 근접권까지 접근 시켰고, 이때의 활약을 눈여겨본 레딩FC의 스티브 코펠감독은 레딩의 EPL 승격에 발맞추어 설기현을 영입했다. 그리고 EPL 2006-2007 시즌 5라운드가 종료된 현재 설기현은 전경기에 선발출장하며 1골 2도움을 기록, 팀이 시즌 초반 EPL 상위에 랭크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해냈다. 코펠 감독의 선택이 탁월했음을 설기현이 실력으로 입증해 보인 셈이다.
안정환과 설기현. 2002년 한일월드컵 4강신화의 주역인 두 선수가 선택했던 서로 다른 행로는 4년이 지난 지금 너무나 커다란 명암차이를 만들어내고 있다. "순간의 선택이 10년을 좌우한다"는 모 가전제품회사의 오래된 광고카피를 되새겨보게 되는 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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