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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박보람 하사 모친, "우리 아들이 돌아왔어요"

"내가 아파하니까 적금 붓던 우리 아들인데"

22일 천안함 함미에서 떨어져 나간 연돌(연통) 부근에서 박보람 하사의 시신이 발견됐다는 소식이 들리자 박 하사의 어머니는 그 자리에 털썩 주저앉았다.

사고 발생 이후 28일째 하루하루를 피 말리는 심정으로 아들의 소식을 기다려오던 어머니는 시신이나마 아들을 찾게 된 데 오히려 감사했다.

박 하사 어머니는 격앙된 목소리로 "우리 아들 돌아왔어요. 군에서 확인했어요"라며 이제 시신이 무사히 수습돼 가족의 품으로 얼른 돌아오기만 애타게 기다렸다.

박 하사는 휴가를 나오면 밤늦게까지 장사하는 어머니를 돕던 효자였다.

박 하사 어머니는 "장사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내가 허리랑 다리를 아파하니깐 보람이가 `적금 부은 게 있는데 곧 만기가 돼요. 다리 치료하는 데 쓰세요'라고 말하던 게 아직도 생생하다"며 눈물지었다.

박 하사는 오랫동안 부어온 적금이 이달로 만기가 돼 600만원을 타기로 돼 있었다.

박 하사 어머니는 "보람이가 얼마 되지도 않는 월급 가지고 적금을 여러 개 들었었다"면서 "먹고 싶은 것, 하고 싶은 것 아낀 돈이었을 텐데.."라고 잠시 말을 잇지 못했다.

그는 "작년 가을엔가 보람이가 `엄마, 나랑 횟집에 가서 맛있는 것 먹자'고 했었는데 끝내 그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면서 눈물을 흘렸다.

박 하사 어머니는 지난 15일 인양된 함미에서 아들을 찾지 못하자 20일 다른 실종자 가족과 함께 가족협의회에 장례논의를 시작해달라고 요청했었다.

속마음 같아서야 `조금만 기다려달라'고 하고 싶지만, 시신을 냉동 안치소에 둔 채 하루하루를 보내는 다른 장병 가족들을 더 두고 보기 어려워서였다.

혹여나 유품으로 장례를 치러야 할까 노심초사하던 박 하사 어머니는 이제 조금은 편히 아들을 보낼 수 있게 됐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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