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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비 등 세계 성공기업의 4대 비결

남과 다르게, 내부 아이디어 살리기, 실패를 거울로, 고객을 리드해야

3M, P&G, 사우스웨스트, 아마존 등 시장선도 기업들은 글로벌 경쟁의 치열함을 비웃기라도 하듯 고객이 원하는 가치를 창출하면서 업계를 선도하고 있다. 치열한 글로벌 경쟁 가운데서도 갈수록 위상을 높이고 있는 이들 성공기업들이 성공비결은 과연 무엇일까.

LG경제연구원은 31일 '시장 선도기업의 성공 비결'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이들 기업에는 여타 기업이 갖지 못한 차별화된 경쟁력이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며 경쟁사가 미처 생각지 못한 차별화된 제품과 서비스, 획기적으로 효율화된 내부프로세스, 경쟁사보다 확실하게 저렴한 가격 등 차별적 요소를 만들어낸 경쟁력의 원천을 4가지 비결 측면에서 진단했다.

연구원이 지적한 4가지의 비결은 첫째, 남과 다른 방식으로 세상을 본다, 둘째, 조직 내부의 아이디어를 놓치지 않는다, 셋째, 실패를 가치 있는 경험으로 바꾼다, 넷째, 고객의 생각을 리드한다는 것이다.

남과 다른 방식으로 세상을 본다: 바비인형, 사우스웨스트

첫째, 남과 다른 방식으로 세상을 보는 것은 이들 시장 선도 기업들에서 일반 기업과 다른 독특한 문제에 대한 접근 방식에서 잘 나타난다. 이들 기업은 일반적인 상식이나 과거의 경험에 의해 당연시되는 관행을 다른 시각에서 바라보고 ‘미래에 대한 비전’과‘할 수있다는 신념’을 가장 중요한 가치로 여긴다.

이들 기업이 보여주는 강한 자신감은 새로운 사업이 난관에 부닥쳐도 당황하거나 주춤거리지 않고 의연하게 대처하는 원동력이 된다는 지적이다.

실제 바비 인형으로 잘 알려진 마텔(Martel)사는 1945년 미국의 루스 핸슬러와 엘리엇 핸슬러 부부가 설립한 장난감 제조 회사이다. 엘리엇 핸슬러 부인은 딸 아이가 종이 인형을 가지고 어른 흉내를 내며 노는 것을 보고 어린 소녀들이 숙녀에 대해 동경 심리를 갖고 있음을 간파했고, 핸슬러 부부는 어린이용 인형이라면 귀엽고 통통한 모습의 깜찍한 인형이 당연시 되던 당시 상식을 뒤엎고 어린이용 성인 인형을 만들어냈다.

‘그런 인형이라면 사지않겠다’라는 시장 조사 결과에도 불구하고 핸슬러 부부의 성공에 대한 신념은 매우 확고했고 바비 인형은 시장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모으며 성공을 거뒀다. 1백여 가지가 넘는 다양한 모습으로 재탄생하고 있는 바비 인형은 지금도 1초당 3개꼴로 팔리며 인형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국내 한 백화점에서 어린이들의 인기를 끌고 있는 바비인형. ⓒ연합뉴스


사우스웨스트는 비행기의 대기 시간과 운행 빈도 등 비행기당 효율성에서 업계를 선도한 항공사로 유명하다. 회사 설립 당시 항공업계에서는 승객들이 평균 45분 정도를 대기하는 것이 당연시되고 있었으나, 사우스웨스트의 설립자 겸 최고경영자(CEO) 허브 켈러허는 고객들의 대기 시간을 줄여주는 것이 큰 가치를 만들 것이라는 신념을 가졌다.

그는 직원들과 함께 아이디어를 짜내었고 결국 대기 시간을 10분까지 줄일 수 있었다. 지금도 유명 항공사들의 대기시간이 35분 내외인데 비해 사우스웨스트는 평균 15분을 유지하고 있다.

때로는 전혀 다른 분야에서 일해왔던 사람들의 신선하고 기발한 아이디어가 새로운 가치를 창출한 것도 하기도 한다. 스포츠용 신발에 대한 최초의 아이디어를 생각해낸 나이키의 설립자 빌 바우어만은 대학 육상 코치였으며 세계적인 가구 회사 이케아(IKEA)의 CEO 잉그바르 캄프라드는 수산물 판매업자였다. 이들의 새로운 시각은 업계의 전문가들도 생각하지 못한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낼 수 있었던 원동력이었다.

조직 내부의 아이디어를 놓치지 않는다: 쓰리엠, NEC

혁신적인 사업 아이디어는 세상을 다르게 볼 줄 아는 구성원의 상상력에서 나오며, 시장 선도 기업들은 구성원들의 아이디어를 적극 수렴할 수 있는 프로세스를 갖추고 있다. 구성원들이 남들과 똑같은 방식으로 일하지 않고 창의적 사고, 발상의 전환을 통해 남들이 보지 못하는 새로운 기회에 과감히 도전하도록 장려하는 것이다.

3M의 포스트잇은 한 연구원이 자신의 찬송가에 사용할 책갈피를 만들려다 생각해낸 것으로, 처음에는 경박한 아이디어라는 핀잔을 받았던 이 아이디어는 현대인의 책상 위에 없어서는 안될 제품이 되었다. 미국 설(Searle)사의 대표적인 히트 제품인 인공감미료 뉴트러스위트 역시 연구진이 궤양치료제를 개발하는 과정에서 우연히 발견한 것이라고 한다. 혁신 기업으로 잘 알려진 3M은 새로운 아이디어가 사장되는 것을 막기 위해 사업 아이디어가 직속 상사에 의해 기각되더라도 다양한 경로를 통해 재검토를 요청해 프로젝트화할 수 있도록 제도화 되어있다.

컴퓨터, 통신기기업체인 일본의 NEC에는‘사내 기업가 프로그램’이라는 기업가 발굴 프로세스가 정착되어 있다. 사내 관료주의를 타파하고 모든 직원들에게 새로운 사업을 제안할 수 있는 기회를 주기 위해 1992년에 시작된 이제도는 매년 6백건 이상의 사업 아이디어를 수렴하는 NEC의 연례행사가 되었다.

반면 조직 내부의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알아보지 못하여 시장을 선도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친 사례도 있다. 디이 쇼(DE Shaw)라는 펀드 회사는 직원인 제포 베조스가 ‘인터넷을 통한 도서 판매’라는 새로운 사업 아이디어를 제안했지만 냉담하게 무시했고 결국 베조스는 인터넷서점 아마존을 차려 세계적인 바람을 일으켰다. 기업용 소프트웨어에서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독일의 SAP사도 IBM 독일 법인의 직원들이 자신의 아이디어가 받아들여지지 않자 회사를 나와 설립한 회사이다. 창고형 소매 점포 시장을 선도한 월마트의 샘 윌튼은 벤 프랭클린(Ben Franklin)이라는 잡화상 체인점의 가맹점주였을 당시 자신의 아이디어가 본사에 의해 무시당하자 벤 프랭클린을 인수하고 세계 유통계의 신화를 썼다.

실패를 가치 있는 경험으로 바꾼다: 소니, 이케아

발명왕 토마스 에디슨은 자신의 수많은 실패를 ‘단지바람직한 결과가 나오지 않았던 1만 가지 방법의 발견’으로 표현했다. 실패는 어떻게 생각하고 활용하느냐에 따라 그 가치가 크게 달라지며, 실패로부터 배우고 학습할 때 그것은 실패로 끝나지 않고 새로운 성공의 토대가 된다는 것이다.

1980년대 초 소니는 널리 사용되고 있던 5.25인치 플로피 디스켓을 대체하기 위해 3.5인치와 2인치 디스켓 개발을 동시에 추진하였다. 가모토라는 직원이 개발을 주도한 3.5인치는 결국 애플과 HP에 의해 채택됨으로써 PC저장 장치의 세계 표준이 되었다. 하지만 구타라기라는 직원에 의해 주도된 2인치 디스켓 개발은 1년 늦게 완성되면서 거듭 좌절과 실패를 맛봐야 했다. 그러나 구타라기는 이 과정에서 비디오 게임 사업에 대한 지식을 바탕으로 소니 경영진에게 CD-ROM 기반의 자체 비디오 게임을 개발할 것을 제안했고, 결국 플레이스테이션 비디오 게임을 만들어냈다. 이에 따라 소니는 게임 부문에서 전세계 비디오 게임 시장의 70%를 점유하는 시장 선도 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었고 구타라기는 CEO의 자리에 오르게 됐다.

이케아(IKEA)의 CEO인 잉그바르 캄프라드는 ‘잠자는 사람만이 실수하지 않는다. 실수에 대한 두려움이야말로 관료주의의 뿌리이며 모든 발전의 적이다’라고 말해왔다. 이러한 이케아의 실험 정신은 경쟁사와 차별화된 가치창출로 이어졌고, 고비용의 시내 중심지 대신저비용의 도심 외곽에 전시 매장 오픈, 모듈화로 높은 호환성과 대량 생산이 가능한 부품 개발, 고객이 직접 배송하고 제작할 수 있도록 완성품이 아닌 모듈 제품의 컴퓨터화된 운송, 심플한 디자인 등을 통해 이케아는 업계를 선도하는 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었다.

고객의 생각을 리드한다: 스와치, P&G

세계적인 광고대행사인 머클레이앤파트너(Merkley&Partners)의 전략 담당 이사인 더글라스 애트킨은‘소비자들은 미래의 시장 변화예측에 어둡기 때문에 소비자 중심적(Consumer led)이 아닌 고객에 근거한 아이디어 중심적(Idea Led & Customer Informed)기업이라야 성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고객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할 뿐 아니라 고객의 생각을 리드할 수 있는 아이디어가 결합돼야 성공에 근접할 수 있다.

세계적인 스위스의 시계 회사인 스와치는 ‘비싸지 않은 명품’이라는 개념의 시계를 출시하기에 앞서 실시한 시장 조사에서 고객들은 전통적인 형태의 모델을 가장 선호하는 것으로 조사됐으나, 다양한 현대적 디자인의 시계를 핵심 제품으로 선택했다. 실제 판매에서 여론조사 당시 고객들이 선호하였던 모델은 거의 팔리지 않은 반면, 시장조사에서 고객들이 냉담한 반응을 보였던 현대적 디자인의 시계는 불티나게 팔리면서 스와치를 개성있는 현대인의 시계로 자리잡게 했다.

고객 지향적 마케팅으로 시장을 선도하는 P&G는 고객 이해의 3 단계를 가정주부에 비유해왔다. 가장 초보적인 고객 이해 단계인 ‘공급자 중심’단계는 가족들의 입맛보다는 본인의 요리 능력에 따라 차린 ‘만들면 팔린다’라는 제조 중심의 마인드가 강한 기업에 비유된다. ‘소비자 중심’은 가족에게 먹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물어보고 원하는 대로 식단을 준비하는 주부와 고객 중심적인 기업으로 비유된다.

그러나 P&G는 가족들의 식성이나 건강 상태에 대해 평소에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다가 필요할 때 가족이 좋아하는 입맛에 맞추어 멋진 식단을 준비함으로써 가족들을 감동시키는 ‘고객 기반 아이디어 중심’적인 최종단계를 가장 높이 평가한다. 고객이 미처 표현하지 못한 잠재적 욕구를 간파하여 이전에는 없던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는 시장 선도적인 기업이 필요하다는 인식이다.

성공비결 무장하고 조직 주도하는 리더의 역할이 시장 선도의 열쇠

LG경제연구원은 “시장 선도 기업은 고객을 이해하는 방식과 깊이에서 여타 기업들보다는 차원 높은 수준에 있다”며 “이들은 가치를 창출하는 과정과 결과를 바라보는 자세도 남달랐고, 구성원들의 도전 정신과 창의성을 존중하는 기업문화 역시 일반 기업에서 흔히 볼 수 없는 독특한 특성을 지니고 있다”고 지적했다.

연구원은 “이러한 경쟁력의 중심에는 솔선수범하면서 조직 전체를 고객 지향적으로 변화시키는 리더가 점에 있었다”며 “리더가 시장과 고객에 대해 남달리 예민한 감수성이 있을 때 조직은 눈앞의 기회를 놓치지 않게되며, 리더의 확고한 신념과 넓은 시야는 작은 어려움에도 흔들리지 않고 지속적으로 시장을 선도해 나가는 가장 중요한 힘”이라고 강조했다
김홍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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