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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표가 '로마입성'으로 얻은 선물

EPL 토트넘서 이탈리아 AS로마 전격이적

'초롱이' 이영표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토트넘 핫스퍼에서 바다건너 이탈리아의 세리에A의 명문구단인 AS로마로 전격 이적했다.

잉글랜드 명문 토트넘에서 이탈리아 명문 AS로마로의 이적은 축구팬들로 하여금 그의 위상이 이미 세계적인 수준에 올라있음을 다시 한 번 확인시킨 순간이 되었다.

이영표의 '로마입성'은 유럽3대 프로축구리그로 불리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이탈리아 세리에A 가운데 2개 리그에서 활약한 최초의 한국인 선수가 된 것 이외에도 이영표에게 여러가지 좋은 선물들을 안겨주었다.

빼앗긴 왼쪽 윙백 포지션 이적한 AS로마에서 탈환

그 중 첫번째가 이영표 본인의 원래 포지션인 왼쪽 윙백으로의 복귀다. 올 시즌들어 토트넘이 왼쪽 윙백 포지션에 에코토를 새로이 보강하면서 이영표를 오른쪽 윙백으로 전환, 올 시즌 들어 지난 시즌 이영표가 보여주었던 공수에 걸친 활약이 다소 주춤해진 상황에서 새로 이적인 AS로마에서는 다시 이영표에게 원래 포지션인 왼쪽 윙백의 임무를 부여할 것으로 보여 이영표 특유의 빠르고 기술적인 플레이를 되살릴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 것이다.

기존에 AS로마의 왼쪽 윙백은 아르헨티나 출신 수비수서 지난 2006 독일월드컵에 아르헨티나 대표팀의 일원으로 참가한 바 있는 쿠프레가 맡고 있었다. 이탈리아 현지언론에 따르면 AS로마는 이영표를 영입하는 대신 쿠프레를 같은 이탈리아 리그의 리보르노 또는 프랑스의 AS모나코로 이적시키려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이영표는 주전경쟁의 부담감도 상당부분 덜어낸 상태에서 안정적인 출전시간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아인트호벤 시절 이어 두번째 '꿈의 무대' 챔피언스리그 출전기회 얻어

이탈리아 세리에A AS로마로 전격 이적이 결정된 이영표 ⓒ연합뉴스


또한 이영표는 '로마입성'을 통해 챔피언스리그 무대에 복귀한다.

AS로마는 이른바 '유벤투스 스캔들'이라 일컬어지는 승부조작 사건의 어부지리로 인터밀란에 이어 2005-2006 시즌 리그 2위자리를 차지했다. 따라서 이번 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 출전자격을 얻어놓은 상황이다. 이영표로서는 PSV 아인트호벤에서 활약할 당시에 이어 두번째로 '꿈의 무대'에서 날개를 활짝 펼칠 수 있게되었다.

같은 챔피언스리그 무대라 할지라도 아인트호벤의 선수로서 활약하는 것과 AS로마의 선수로서 활약하는 것은 그 중량감에서 많은 차이가 있다.

아인트호벤의 선수라면 유럽의 강호들을 상대로 조별예선부터 객관적인 전력의 절대적 열세를 감수하며 매경기 고전을 펼쳐야 했겠지만 이탈리아 세리에A에서도 손꼽히는 명문 AS로마의 선수로서 챔피언스리그 무대를 밟는다는 것은 그로 하여금 전력적인 열세로 오는 부담을 어느 정도 덜어낸 상태에서 경기에 임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결국 조별예선통과는 기본이고 토너먼트에서의 활약에 따라 크나큰 기회를 잡을 수 있는 확률이 그만큼 높아졌음을 의미한다.

이탈리아에 2002 월드컵 16강탈락 안긴 한국선수라는 점도 화제거리

또한 이영표는 인기와 인지도면에서 이탈리아 무대에 먼저 선을 보인바 있는 선배 안정환(뒤스부르크)의 덕을 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02년 한일월드컵 당시 이탈리아에게 16강 탈락이라는 충격을 안겨준 장본인인 안정환은 월드컵 직후 소속팀이었던 이탈리아 페루자에서 쫓겨나는 말도 안되는 상황을 경험했다.

당시 이탈리아 사람들은 월드컵 무대에서 한국이 이탈리아를 이긴것은 심판의 덕이었다고 생각하며 분해했지만 대다수 이탈리아인들은 안정환이 페루자에서 쫓겨난 일은 잘못된 일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페루자의 구단주였던 가우치는 이탈리아 내에서도 정신병자 취급을 당할만큼 각종 기행으로 빈축을 사고 있었으므로 안정환은 가우치의 기행에 희생된 선수라는 인식이 팽배하다.

따라서 안정환에 이어 한국인으로서는 두 번째로 세리에A 무대를 밟는 이영표는 한국인이라는 이유만으로, '안정환의 나라'에서 온 선수라는 이유만으로도 충분히 현지에서 뉴스의 소재가 될 가능성이 있다.

물론 대다수의 이탈리아 축구팬들은 그가 잉글랜드에서 최고의 활약을 펼쳤던 선수라는 점과 같은 팀인 AS로마의 간판공격수 프란치스코 토티와 2002년 월드컵에서 맞대결을 펼쳤던 선수라는 점을 잘 알고 있다. '어제의 적과의 동침'이라는 제목의 기사가 나올법도 하다.

세리에A의 거친플레이 스타일에 대한 빠른 적응만이 살길

이영표의 '로마입성'이 남는 장사였는지 맡지는 장사였는지를 현재 상황으로만 놓고 따지자면 명분과 실리에서 일단은 많이 남는 장사라고 표현해도 무방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런 평가는 이영표가 거친 플레이스타일과 교묘한 반칙성 플레이가 난무하는 세리에A 무대에 제대로 적응한다는 것을 전제로 할 경우를 두고 내릴 수 있는 평가라는 점에서 이영표가 얼마나 빠른 시간 안에 팀적응은 물론 리그적응을 마칠 수 있을 것인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임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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