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의 경기도, '버스도착 아이폰 서비스' 차단 파문
네티즌 "김문수 지사, 서민 위한 유주완 군이 역적이냐"
경기도, '서울버스' 서비스 차단에 네티즌들 격분
17일 현재, 경기도청 홈페이지, 다음 아고라 등 인터넷상에는 경기도를 질타하는 글들이 빗발치고 있다.
서울·경기 지역의 정류장에 버스가 도착하는 시간를 알려주던 아이폰 무료 애플리케이션인 ‘서울 버스(Seoul Bus)’ 서비스를 경기도가 '공공정보 무단 이용'이란 이유로 지난 14일부터 중단시켰기 때문이다.
시민들의 버스 대기시간을 크게 줄여주면서 한국 앱 스토어에서 무료 애플리케이션 순위 1위에 오를 정도로 폭발적 인기를 모은 이 애플리케이션은 경기도 버스정보시스템 홈페이지(http://www.gbis.go.kr/)에 공개된 버스 정차정보를 휴대폰으로 뿌려주는 프로그램이다. 특히 이 프로그램은 수능준비하는 고등학생 유주완 군이 개발한 것으로 밝혀져 큰 화제가 되기도 했다.
경기도 버스정보시스템측은 서비스 차단 이유와 관련, “경기도가 만들어놓은 정보시스템을 개인이 무단으로 이용한 것이며 위치정보 사용 등과 관련해 법률적 문제가 있다고 판단해 정보 공유를 막았다”며 “지금까지 여러 민간기업에서 버스정보를 이용하겠다고 접촉해 왔지만 거절해온 만큼 특정 애플리케이션만 허용할 수는 없다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외국에서는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비영리로 소스를 공개하고 이를 이용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자유롭게 제작할 수 있도록 하는 개방형 API 방식을 쓰고 있어 경기도와 큰 대조를 이루고 있다.
"고등학생이 시민들 위해 만들어 놓았더니 공무원이 막아...어이없어"
당연히 '서울 서비스' 이용자들은 서비스 중단에 강력반발했고, 다음 아고라의 경우 경기도를 비난하는 글이 메인으로 올라와 있다.
ID '인왕산 고양이'는 "버스를 주로 이용하는 건 서민들이다. 유주완 군의 '서울 버스' 앱은 서민들이 출퇴근길 버스를 기다리면서 추위에 속절없이 떤다는 걸 알았기 때문에 만들어질 수 있었다"며 "공무원 나리들이나 대기업 임원들마냥 책상머리에 앉아서는 나올 수 없는 아이디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물론 지금까지 일반 핸드폰으로도 버스 도착 시간 정보를 볼 수 있었으나 부당한 데이터 통화료가 나가는 건 둘째 치고라도 사용이 너무 불편했기 때문에 거의 이용되지 않는 서비스였다"며 "지금까지 버스마다 달린 GPS와 정류장 번호는 그냥 굴러다니는 구슬인 셈이었다. 이런 구슬들을 꿰어 만든 멋진 목걸이를 시민들에게 선물한 고등학생이 있다. 돈을 받고 팔아도 되는 노작이었지만, 버스를 자주 타는 서민들의 주머니 사정을 염려해 아무런 댓가를 요구하지 않았다. 많은 사람들이 그의 아이디어에 감탄했고, 인터넷 세상에서 그는 영웅으로 통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그런데 어느 날 갑자기 앱이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는다. 알고 봤더니 경기도가 버스 정보 송신을 막았다고 한다"며 "김문수 지사 이하 경기도 해당 부서 공무원 나리들... 유주완 군이 역적이냐? 컴퓨터에서는 그냥 확인할 수 있는 정보가 아이폰이나 스마트폰으로 가면 불법이라도 되는 거냐"며 김문수 지사 등 경기도 관계자들을 질타했다.
이 글에는 오후 4시 현재, 2만5천여명이 접속했으며 800여명이 공감을 표시하는 찬성 의견을 올리고 있다. 이와 별도로 이슈청원방에서는 즉각적 서비스 중단 해제를 촉구하는 청원운동도 불붙였다.
실명으로 글을 올리게 돼 있는 경기도청 홈페이지에도 경기도를 질타하는 글들이 줄줄이 올라오고 있다.
한 네티즌은 "뭐가 시민편의이고 뭐가 시민들에게 도움이 되는지 모르는 공무원들...그런 어리숙한 공무원을 대신하여 고등학생이 버스 프로그램을 만들어서 배포했는데...상은 주지 못할망정 법적조치를 취하시겠다? 뭐하시는 분들이냐"고 질타했고, 다른 네티즌은 "도민에게 피해를 주는 행정을 굳이 욕을 먹으면서까지 하는 이유가 대체 무엇인지요. 설마, 기존 버스정보와 관련된 통신회사때문에 그런 건가요?"라고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재선을 노리는 김문수 지사가 또 하나의 자충수를 둔 양상이어서, 향후 경기도의 대응이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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