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박?? 난 그냥 게임인 줄로만 알았다. 하지만 불과 석달만에 ‘바다이야기’에 2천만원을 갖다 바쳤다. 헤아릴 수 없는 돈을 날리면서도 부모님께 단돈 1만원의 용돈도 드리지 못했다. 이제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도박중독자들의 모임인 한국 단도박 모임(http://www.dandobak.co.kr)에는 카지노, 경마, 성인오락실, 인터넷 경마에 중독돼 사회에서 밀려는 사람들의 사연이 넘쳐난다. 특히 최근에는 '바다이야기' 등 사행성 오락 피해자들의 사연이 봇물 터지고 있다.
자신을 평범한 자동차 영원사업이라고 밝힌 ID ‘안양 모’씨는 “인터넷 경마에 빠져 1억여원을 잃었다. 최근에는 ‘바다이야기’에 2천만원을 갖다바쳤다”며 “모든 걸 자포자기한 채 전화기를 없애고 옷가지를 태우고 모든 걸 포기하려 산에 올라갔지만 죽을 수도 없었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아무 것도 없었다”고 끝없는 절망감을 토로했다.
ID ‘경남대학교 휴학생’도 “1년 전 여자친구와 헤어지고 술에 찌들어 살다가 우연히 들른 곳이 성인오락실이었다”며 “지금은 휴학을 하고 조선소에서 번 돈과 카드, 친구들 돈까지 갖다 바쳤다”며 뒤늦게 반성했다. 그는 “정신을 차리고 다시는 가지 않으리라 다짐하지만 집에 들어와 누우면 기계 게임 소리가 환청처럼 계속 들린다. 지금은 돈이 없어 못가는 거지, 돈만 있다면 또 가게 될 것 같다”며 심각한 도박중독을 토로했다.
ID ‘수원’은 “공무원인 아버지가 얼마 전부터 성인오락실을 다니기 시작하면서 가정이 파탄났다”며 “그전까지 우리 가정은 화목하고 단란한 가정이었다”고 부친의 도박중독에 따른 가정파탄을 밝혔다. 그는 “이제 예전에 평범하고 화목한 가정을 다시 꿈 꾸지 않는다"며 "아버지가 더 이상 우리 가족들을 괴롭히지나 말았으면 좋겠다"고 절망감을 토로했다.
길거리에 즐비한 바다이야기. ⓒ연합뉴스
'바다이야기' 등을 허가해준 영상물등급위원회 게시판에도 비난글과 함께 애끓는 사연들이 실리고 있다. 특히 50대 남편이 도박중독에 빠진 ID '김인숙'씨의 사연은 절실했다.
"어젯밤에도 분당의 야탑역 부근 게임장을 돌아다니며 술에 취해 게임에 미쳐있는 남편을 찾았습니다, 최근 게임장을 단속하는듯한 보도를 보고 늦었지만 잘 되었다고 결과를 지켜보고있었지만 어젯밤 현장은 여전히 성황이었습니다. 단속하면 오스피텔로 기계 가지고 숨어서 단골들 모아서 영업을 계속하고, 그 자리에 다시 또 이름을 바꿔서 버젓이 영업을 하고요.
호주머니에 상품권을 수북하게 쑤셔넣고, 말리는 저에게 거칠게 뿌리치고 마무리해야 한다고 게임장에 들어간 사람이 날을 새고 안 들어옵니다. 게임장에서 밤을 새우니 밥도 주고 술도 주고 사우나 티켓까지 주니깐 주 5일제 수혜를 최고로 누리어서 2일간 주말을 사행현장에서 보내지요.
철야영업과 위장된 상품권 판매(게임장에서 운영함) 행위는 위법일진데 단속이 참 어렵나 봅니다. 경찰서를 찾아가도 뽀족한 수가 없군요.
노숙자나 실업구제는 이미 늦습니다. 사전에 이들의 출신지인 사행성게임장을 철저히 발본색인하지 않으면 욕먹으면서 국민 혈세만 엉뚱한 곳에 붓는 게 아닌가 생각이 듭니다, 부디 영상물등급위원회에서 솔로몬의 지혜로 가정파괴와 인간파멸을 조장하는 게임장을 이 지구상에서 없애주시기 바랍니다. 거듭거듭 당부올립니다."
뒤늦게나마 '바다이야기'의 심각성을 인지한 것으로 전해지는 노무현 대통령이 반드시 읽어야 할 글이 아닌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