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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 '승리'에 우리-하나 '장고' 돌입

신한의 LG카드 인수에 금융계 '신M&A 전쟁' 불가피

신한금융지주가 LG카드 매각을 위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면서 금융기관 랭킹 2위의 자리를 굳히게 됐다. 비협상대상자로 하나금융지주가 선정되긴 했으나 사실상 신한의 승리다.

하나금융지주 입장에서 보면 국민은행과의 외환은행 인수전에서 패한 이래 두번째로 맞는 패배로 향후 진로를 놓고 심각한 고민에 빠지게 됐고, 공적자금 투입기관이라는 이유로 LG카드 인수전에서 배제된 우리금융지주 역시 새로운 인수합병(M&A)를 통한 덩치키우기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금융계에서는 국민의 외환은행 인수, 신한의 LG카드 인수로 금융계에 거센 추가 M&A 열풍이 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4주간 실사 후 10월중 최종 매각조건 확정

산업은행은 16일 오후 기자회견을 갖고 "인수제안서를 평가한 결과 가격부문과 비가격부문에서 모두 우세를 보인 신한금융지주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며 "조만간 신한금융지주와 양해각서를 체결하게 되며 4주간 실사 후 10월중 최종 매각조건이 확정될 것"이라고 밝혔다.

김종배 산은 부총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현재로서는 신한금융지주가 우선협상대상자인 만큼 가격조건과 주식물량 등을 공개할 수 없다"며 "실사를 거쳐 제안가격에서 5% 정도 변동할 가능성은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가격부문과 비가격부문의 비율은 7대 3이었으며, 가격요소는 주당인수가격과 인수물량을, 비가격부문은 양해각서 수정계획이나 자금조달능력, 향후 경영계획 등을 평가했다"며 "자금조달능력에서는 큰 차이가 없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금융권에서는 신한지주가 주당 6만8천원대에 85%내외의 지분을 인수하겠다는 조건을 제시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는 가운데 김 부총재는 제안된 인수가격에 대해 "1백10% 만족하고 있다"고 말했다.

LG카드 인수에 성공해 1위 추격의 교두보를 마련한 나응찬 신한금융지주회장.


신한금융지주 '승전가'

신한금융지주는 상반기 총자산이 2백7조원, 당기순이익은 1조7백12억원을 기록하고 있으며, 자산 11조9천억원, 순이익 6천4백6억원인 LG카드를 인수할 경우 그룹 총 자산은 2백19조원, 순이익은 1조7천1백18억원으로 늘어나며 몸집을 불리게 된다.

LG카드 인수에 성공한 신한금융은 이날 향후 은행, 증권, 카드, 보험, 투신 등 상품과 서비스를 고객의 다양한 요구에 맞게 결합하고 복합상품화할 수 있는 광범위한 영업망을 구축, 종합금융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마스터플랜을 발표했다.

이는 연간 이용실적이 52조원을 넘는 LG카드 고객 1천만명의 결제 계좌를 신한은행으로 끌어들여 소매금융 활성화에 나서겠다는 복안으로, 신한지주 측은 LG카드의 고객 정보를 적극 이용해 소매금융의 기반을 확실하게 다진다면 경쟁력을 갖춘 지주회사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한금융은 또 "오는 2015년까지 LG카드 인수를 계기로 신한카드를 세계 5위 카드 사업자로 만들겠다"며, 회원수 9백80만명, 신용카드 이용액 49조3천억원, 자산 규모 11조9천억원으로 세계 13위 규모인 LG카드와 회원 5백만명, 신용카드 이용액 24조7천억원인 신한카드와 합칠 경우 당장 세계 10위(이용액 기준)로 뛰어오를 것이라며 향후 경영에 자신감을 보였다.

신한금융은 LG카드를 신한카드에 합치는 형식으로, 신한카드를 국내최대 카드로 키운다는 계획이다.

우리금융지주-하나금융지주, 향후 진로 놓고 부심

금융권에서는 국민은행이 외환은행 인수를 통해 선두자리를 굳힌 가운데 신한금융지주가 LG카드 인수에 성공함으로써 국민은행을 맹추격할 기반을 마련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반면에 신한금융지주와 경합을 벌여온 우리금융지주는 공적자금이 투입된 금융기관이라는 이유로 LG카드 인수전에서 배제됨으로써 상당한 규모차로 3위로 밀려나는 불운을 맛보아야 했다.

우리금융지주에 이어 금융권 4위에 올라있는 하나금융지주 역시 외환은행 인수 실패에 이어 LG카드마저 신한금융지주에 넘겨주며 향후 진로를 놓고 심각한 고민에 빠지게 됐다.

한 외국계 금융기관 CEO는 이와 관련, "IMF사태후 미국 컨설팅그룹 맥킨지가 한국의 향후 금융재편 방향과 관련해 '3개의 금융기관만 살아남을 것'이라는 컨설팅을 한 적이 있다"며 "국제금융계에서는 연초에 국민은행이 하나은행의 인수가 거의 확정적이던 외환은행 인수전에 갑작스레 뛰어들어 가로챈 것도 금융당국의 이같은 큰 마스터플랜에 따른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고 전했다.

그는 "우리금융지주나 하나금융지주는 이제 큰 결단을 내려야 할 때가 온 게 아닌가 싶다"며 "정부가 기업은행이나 수출입은행 등을 민영화하면서 큰 물건을 M&A 시장에 새로 내놓지 않는다면 우리와 하나 두 금융지주회사는 생존 차원에서 큰 고민을 해야 할 상황"이라고 의미심장한 조언을 하기도 했다.
김홍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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