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 "박근혜, 건전보수 흐름에서 이탈"
박근혜의 '촛불사태 정부책임론' 등 비판
<중앙일보>는 13일자 사설 <박근혜, ‘보수세력의 축’ 제대로 하고 있나>를 통해 "정치인 박근혜에게는 두 가지 위상이 있다. 하나는 한나라당의 비주류 수장(首長)이고 다른 하나는 이명박(MB) 대통령과 더불어 집권 보수세력의 양대 축이라는 것"이라며 "그러나 집권 보수세력의 양대 축이라는 관점에서 보면 박근혜의 처신엔 문제가 없지 않다"고 주장했다.
사설은 이어 "정확한 사실관계 없이 건전한 보수의 흐름에서 이탈하는 사례를 보이는 것"이라며 대표적 사례로 박 전 대표가 방미기간중 행한 촛불사태 정부책임론을 거론했다.
사설은 "샌프란시스코에서 그는 '쇠고기 문제는 한국 정부가 충분한 설명 없이 갑자기 쇠고기를 수입해서 불안감이 생긴 것이지 반미감정과 전혀 관계가 없다'고 주장했다"며 "그러나 이는 실상과 다른 것이다. 촛불파동은 처음엔 소수의 국민건강 이슈에서 출발했지만 곧 반미·반정부 세력이 주도하면서 이념사태로 흘렀다. 미국산이 아니라 남미나 유럽산이어도 그런 소동이 벌어졌겠는가"라고 반문했다.
사설은 이어 보수메이저 신문들의 숙원인 방송법 등을 거론하며 "미디어법이나 집시법·통신비밀보호법 등이 걸린 지난 입법전쟁 때도 박근혜는 보수정권의 중심적 사고와는 다소 거리가 있는 태도를 취했다"며 "그는 절차를 문제 삼았다고 하지만 ‘국민의 고통’ 운운한 것은 그가 MB의 보수적 개혁입법에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는 느낌을 준다"고 비판했다.
사설은 "이런 사례들은 그가 보수 흐름에서 이탈해 지나치게 장래의 득표에만 신경을 쓴다는 의심을 살 수 있다"고 덧붙였다.
사설은 또 최근의 원내대표 파동에 대해서도 "박근혜에게는 역사의 지평선상에서 보수의 건전한 세력회복을 이뤄내야 하는 역할이 있다. 그 연장선에서 한나라당 내 문제에서도 새로운 각오와 조명이 필요하다"며 "비록 비주류이지만 당내 비중이 크고 실질적인 영향력도 만만찮다는 점에서 당내 문제의 책임을 피해갈 수 없다"고 주장했다.
사설은 "지금처럼 뒷전에서 비판하고 훈수하는 식의 모습은 무책임해 보인다"고 비판한 뒤, "당의 대주주로서 보다 적극적인 역할을 담당해야 한다. 마음을 열고 쇄신·개혁입법 같은 공론의 장에 참여하거나, 주류가 화합의 손을 내밀 수 있도록 자락을 깔아주는 것도 중요한 방안이 될 수 있다"며 주류와의 화합을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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