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서울 집값 거품 많아, 폭락 가능성"
"미국-영국처럼 장기간에 걸쳐 폭락할 것"
한국은행이 28일 발표한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말 서울지역 주택가격 지수를 명목 국내총생산(GDP) 지수로 나눈 배율은 2001년 저점대비 61.2%, 1995∼2008년 평균에 비해 25%정도 각각 높은 것으로 계산됐다.
미국의 경우 2008년 말 현재 이 배율은 1997년의 저점보다 다소 높으나 1995∼2008년 평균을 밑돌고 있다. 영국은 2007년 하반기 이후에 이 배율이 빠르게 떨어지면서 장기 평균 수준에 근접했다.
전세가격 대비 매매가격의 비율을 보면, 국내 전국기준으로는 2001년 이후 완만하게 상승해 장기평균을 웃돌고 있다. 그러나 서울지역의 이 배율은 올해 3월 2.6배에 이르러 1999∼2008년 2.0배보다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이런 점들을 감안하면 서울지역의 경우 주택가격 하락압력이 높아진 것으로 평가된다고 한은은 밝혔다.
경기침체 심화에 따른 가계의 소득여건 악화, 미분양 주택 누적 등을 감안하면 앞으로 주택가격은 미국과 영국처럼 장기에 걸쳐 큰 폭의 하락세를 지속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한은은 가계나 기업의 채무상환 능력이 약화되는 경기 침체기에는 주택가격 하락이 가계 및 기업대출의 부실화를 초래해 금융시스템의 안정성을 해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시중 유동성 증가, 저금리 기조 등에 따른 잠재적 주택 구입자의 차입여건 개선, 정부의 지속적인 부동산 규제완화 등은 주택가격 하락을 제약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김용선 한은 안정분석팀 차장은 "한국의 주택가격은 1999년부터 10년간 3배 가까이 상승한 이후 2008년 10월부터 뚜렷한 하락세로 돌아섰다"면서 "주택가격 하락은 전반적인 실물경기 침체, 글로벌 주택가격 하락 등과 맞물려 앞으로 지속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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