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김대중 "盧게이트, '잡범' 수준의 생계형 비리"
"盧라는 인간이 불쌍", "盧를 철저히 버려야"
김대중 고문은 이날자 칼럼 <노무현씨를 버리자>를 통해 노 전대통령이 자신의 홈페이지에 올린 글을 통해 '피의자의 권리'를 지키고 싶다고 밝힌 데 대해 "참으로 졸렬한 발상"이라며 "'노무현'이 문제가 되는 것은 그가 전직 대통령이기 때문이다. '전직의 명예'가 무너진 마당에 사법절차에나 매달리겠다니 인간이 불쌍하다는 생각뿐이다"이라고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그는 "노씨가 배운 '그 잘난 법(法)'은 이제 독(毒)이 되어 그나마 남은 자존심마저 마비시키고 있는 꼴"이라고 비아냥대기도 했다.
김 고문은 더 나아가 "이제 '노무현'은 우리에게 별 의미가 없어졌다. 전직 대통령의 명예도, 정치인으로서의 긍지도, 좌파 리더로서의 존재가치도 사라졌다"며 "그래서 노씨 스스로 홈페이지에서 국민에게 자신을 버려달라고 했다. 우리는 이제 그의 요청을 받아들였으면 한다. 그를 버리자는 것"이라며 '노 축출'을 주장했다.
그는 이어 "어떻게 하면 버리는 것인가?"라고 반문한 뒤, "개인적 생각으로는, 그를 기소하지 말고 법정에 세우지도 말고 빨리 '노무현'을 이 땅의 정치에서 지우자는 것"이라며 아예 검찰이 노 전대통령을 기소도 하지말 것을 주장하며 이같은 주장을 펴는 세가지 이유를 댔다.
그는 첫째 이유로, "노무현 게이트에 얽힌 돈의 성격과 액수를 보면, 그야말로 잡범(雜犯)수준이다. 정치자금도 아니고 그저 노후자금인 것 같고 가족의 '생계형' 뇌물수수 수준"이라며 "그래서 더 창피하다. 2~3류 기업에서 얻어쓰고 세금에서 훔쳐간 것이 더 부끄럽다. 지금은 사람들이 흥분하고 철저수사를 주문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그야말로 치사하고 한심한 생각만 남을 것"이라며 노 전대통령측을 깔아뭉갰다. 앞서 친노 조기숙 전 홍보수석이 펼쳤던 '생계형 범죄론'과 맥을 같이 하는 김대중식 버전인 셈.
그는 둘째 이유로, "재판이 진행되는 장기간 온 나라가 이 문제로 시간을 낭비할 가치가 과연 있느냐는 주장도 고려해볼 만하다"며 "노씨가 '나도 살아야겠다'면서 '사실'문제를 가지고 지루한 법정 공방에 나설 것이 뻔한 지금의 상황에서 경제위기 극복에 바쁜 우리가 그런 치졸하고 남루한 논쟁을 언제까지 지켜봐야 하는가가 문제"라며 재판 장기화에 따른 국력 낭비를 지적했다.
그는 셋째 이유로, "이 기간 동안 한국의 전직 대통령에 얽힌 뇌물과 법정다툼은 전 세계의 이목을 끌어 때로는 주요기사로, 때로는 해외토픽으로 지구촌 언론에 등장할 때 우리의 모욕감, 수치심은 또 어떻게 감당할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그는 이처럼 불기소 주장을 펴면서 "우리 국민이 노무현씨를 국민적 차원에서 사면키로 하는 데는 한 가지 분명한 전제조건이 있다"며 "노씨를 버리되 철저히 '버리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그가 정치적 사회적 목적을 가진 일체의 움직임에 연루되는 일 없이 조용히 지내는 것"이라고 덧붙이면서 "그가 또다른 어떤 계기에 그 어떤 사건을 가지고 '국민' 앞에 나서서 그의 번잡한 언변을 늘어놓는 것을 다시는 보고 싶지 않다. 그가 국민 앞에 자신의 마지막 성실성을 보이려면, 그래서 자신이 바라는 대로 국민의 용서를 받고 싶다면 검찰에 출두하는 방법에서도 장난을 치거나 사안을 이벤트화(化)하지 말 것이며, 검찰에서 진술하는 과정에서도 보다 겸손하고 피의자다워야 한다. 더이상 '노무현'이 언론에 오르내리는 것을 보고 싶지 않다"는 말로 글을 끝맺었다.
노 전대통령과 십수년간 대립각을 세워온 <조선일보>가 검찰 수사를 계기로 노 전대통령을 영구퇴출시키려는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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