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경제연 "한국경제 지금 매우 위험한 상태"
"최근의 경기회복 조짐은 유동성 착시에 불과할뿐"
현대경제연구원은 23일 보고서 <국내경제 위기극복 가능력 아직 미약>을 통해 자체 개발한 `HRI 경기판단지수'를 통해 분석한 결과 한국 경제는 여전히 위기 국면에 머물러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경기판단지수는 작년 8월 64.64로 임계치(58.31)를 넘은 이후 상승세를 이어가며 지난 2월 96.8까지 높아졌다.
이 지수는 국내외 거시.미시 경제 지표들을 지수화해 현재의 위기 수준을 나타낸 것으로, 임계치를 넘은 수치가 높으면 높을수록 위험하다는 의미다.
한국 경제는 작년 2월부터 위험 국면에 진입한 데 이어 7월부터는 매우 위험한 구간에 머물러 있다는 게 연구원의 판단이다.
보고서는 "국내 경기가 2월에 다소 회복세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지만, 이는 금융 부문이 개선된 데 따른 것으로 가계와 기업 등 실물 부문은 여전히 하강을 지속하고 있다"며 "최근의 경기회복 조짐은 실물 회복과는 거리가 먼 `유동성 착시'로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위기극복 가능 지수'도 작년 4월 77.49에서 계속 하락해 올해 2월 13.16까지 추락했다. 이 또한 경제위기 극복 여력이 매우 취약하다는 의미다.
보고서는 "부문별로 보면 금융 부문을 중심으로 위기 극복 여력이 다소 커졌지만, 기업과 가계의 여력은 여전히 낮다"며 "위기 상황에서 조기 탈출할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판단한다"며 장기침체를 전망한 뒤 지속적인 산업 구조조정 필요성을 강조했다.
유병규 현대경제연구원 상무는 이와 관련, "지금은 환율이 워낙 절하된 데다가 정부가 초저금리 정책까지 펼치고 있어 수출 등이 호조를 보이면서 상대적으로 고통을 덜 느끼고 있으나 환율 등이 제자리를 찾아가면서 마취에서 깨어나면 고통의 강도가 심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이어 "지금 주가가 급등하고 부동산값이 꿈틀대고 있으나 이는 800조원의 유동성 자금에 따른 일시적 현상으로, 응급실에 실려온 환자가 긴급처방을 받은 뒤 마치 병이 다 나은 것처럼 착각에 빠져 움직이려 하는 모양새"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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