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시민 "적장에게 이토록 졸렬하게 모욕 주다니"
"이명박 정권의 '노무현 모욕주기 공작'" 주장도
유 전장관은 20일 오후 자신의 지지자 모임 '시민광장'에 올린 '내 마음에도 비가 내립니다'라는 글을 통해 "대검찰청 중수부 밀실에서 진행되는 수사와 관련된 정보를 검찰이 공공연하게 또는 은밀하게 흘려 내보내면, 날마다 모든 신문방송이 달려들어 수 천개의 관련기사를 쏟아내는 광경을 본 지가 벌써 2주일이 되었다. 이것이 정상적인 민주사회에서 벌어질 수 있는 일인지 나는 잘 모르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최근 노 전대통령의 대응과 관련, "노무현 대통령께서는 철저하게 법률적 대응을 하고 계신 것으로 나는 해석한다"며 "그분은 지금 아무런 권력도 가지지 않은 무력한 개인에 불과하다. 일부 언론과 정치인들은 전직 대통령답게 행동하지 않는다고 비난하지만, 그렇게 비난하는 사람들이 전직 대통령을 전직 대통령답게 예우하는 것을 저는 본 적이 없다"고 반격을 가하기도 했다.
그는 "윤리적인 잘못이 있었다면 그에 따르는 비판을 받아야 하고, 위법행위가 있었다면 역시 그에 따르는 합당한 법률적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면서도 "이번 사건과 관련된 진실은 검찰의 불법적 '피의사실 유포'와 일부 언론의 소설 쓰기식 보도의 홍수를 넘어 결국 법정에서 가려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명박 정권의 '전임 대통령 모욕주기 공작'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며 검찰 수사를 '노무현 모욕주기 공작'으로 규정한 뒤, "노무현 대통령께서 조금이라도 덜 상처받고 이 공작의 칼날에서 벗어나기를 기원한다"고 말했다.
다음은 유 전장관의 글 전문.
내 마음에도 비가 내립니다
봄비가 내립니다.
농민들이 반기고, 산불 끄느라 고생하는 소방방재청 직원들이 반기고, 물 부족 걱정이 많은 수자원공사 임직원들도 반기고, 농민들을 걱정하는 모든 국민들이 함께 반기는, 그야말로 귀하고 고마운 단비입니다.
지난 주말, 봉하마을에 가기로 오래 전 약속이 되어 있었는데... 나중에 오는 게 좋겠다는 연락이 와서 가지 못했습니다.
제가 거기 나타나서 기자들에게 사진이 찍히고, 그 사진이 신문 방송에 나가고, 왜 왔는지 무슨 이야기를 했는지, 온갖 고약한 소설이 난무하는 것이 저에게 좋지 않겠다는 판단 때문에 못 오게 하신 것이겠지요.
저는 그런 것이야 아무래도 상관없다고 생각했고, 문재인 실장님 혼자 변호인으로서 사저를 출입하시는 것을 보면서, 친밀한 사람들이 방문하여 인간적인 위로를 나누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했지만, 굳이 찾아뵙겠다고 부득부득 우기지는 못했습니다.
산과 들에는 나무와 풀과 사람들을 기쁘게 하는 봄비가 내리는데, 제 마음 속에는 가누기 어려운 슬픔의 비가 내립니다.
대검찰청 중수부 밀실에서 진행되는 수사와 관련된 정보를 검찰이 공공연하게 또는 은밀하게 흘려 내보내면, 날마다 모든 신문방송이 달려들어 수 천개의 관련기사를 쏟아내는 광경을 본 지가 벌써 2주일이 되었습니다.
이것이 정상적인 민주사회에서 벌어질 수 있는 일인지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
정적이 아니라 전쟁포로라고 할지라도 적장에 대해서까지 이토록 졸렬한 방법으로 모욕을 줄 수는 없는 법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노무현 대통령께서는 철저하게 법률적 대응을 하고 계신 것으로 저는 해석합니다.
그분은 지금 아무런 권력도 가지지 않은 무력한 개인에 불과합니다. 일부 언론과 정치인들은 전직 대통령답게 행동하지 않는다고 비난하지만, 그렇게 비난하는 사람들이 전직 대통령을 전직 대통령답게 예우하는 것을 저는 본 적이 없습니다.
저는 노무현 대통령과 권여사님, 그리고 다른 가족과 친인척들이 보통의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헌법과 법률이 보장하는 합당한 권리를 누리기를 바랍니다.
윤리적인 잘못이 있었다면 그에 따르는 비판을 받아야 하고, 위법행위가 있었다면 역시 그에 따르는 합당한 법률적 책임을 져야 할 것입니다. 전직 대통령은 법 위에도 법 아래도 있지 않으며, "법 앞에서 평등한" 대한민국 국민의 한 사람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이번 사건과 관련된 진실은 검찰의 불법적 '피의사실 유포'와 일부 언론의 소설 쓰기식 보도의 홍수를 넘어 결국 법정에서 가려질 것입니다.
이명박 정권의 '전임 대통령 모욕주기 공작'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입니다.
노무현 대통령께서 조금이라도 덜 상처받고 이 공작의 칼날에서 벗어나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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