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고 장자연씨와 술자리에 있었던 사회 각계 유력인사들을 대부분 확인, 이들에 대한 본격적 수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특히 고인 유족들로부터 고발된 유력인사들에 대해 혐의가 확인되는대로 소환하고 불응시 체포영장까지 발부하겠다고 밝혀, 이들의 소환이 임박한 게 아니냐는 관측을 낳고 있다.
장자연 사건을 수사중인 경기도 분당경찰서의 이명균 강력계장은 30일 오전 정례브리핑을 통해 "통화내역으로 한 자리에 있었다는 것은 확인됐다"며 "법인카드 사용내역을 마지막 단계로 보고 있다"고 밝혀, 통화내역 조회 등을 통해 대부분 인사들이 장자연씨와 술자리를 함께 한 사실을 확인했음을 밝혔다. 그는 "사람을 상대로 한 수사가 시작됐다"고 덧붙여, 본격적 소환이 시작됐음을 분명히 했다.
그는 유족이 성매매 혐의로 고발한 소속사 김 대표외 나머지 유력인사 3명에 대한 수사 계획과 관련해선 "강요 여부를 확인하고 나서 한다. 우선 같은 장소에 있었다는 게 범죄 혐의 수사의 전제 조건이니 이를 먼저 확인하고 그 다음에 성매매가 있었느냐는 부분을 조사한다"며, 이들이 소환에 불응할 경우 "체포영장 발부도 가능하다"고 밝혔다.
그는 그러나 "문건에 나온 사람과 고소된 사람이 범죄혐의가 있다고 보는 것 자체가 무리다. 고인과 같이 있었다는 이유만으로 범죄와 관련 있다고 판단할 근거는 없다. 수사해서 밝혀야 할 문제다. 조사 대상자를 범죄자로 보는 시각은 문제 될 수 있다고 본다"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그는 유족들의 수사 의지와 관련해선 "고소장에 경찰에 철저한 조사를 부탁한다고 적혀 있다"며 "강하다고 봐야 하지 않겠나"며 여전히 철저한 수사를 희망하고 있음을 전했다.
경찰은 앞서 동료 여배우 등 20명의 참고인 조사를 통해 강남지역 업소 9곳(2곳은 폐업)에서 김 씨가 장 씨를 불러 수사대상자들을 접대한 상황에 대한 구체적인 진술을 확보하고 이들 업소로부터 매출전표를 임의 제출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또한 이날 김 씨 회사의 세무대행 업체인 D회계법인을 압수수색, 고인이 소속됐던 기획사 김모 대표의 카드사용 내역 등을 확인하고 있다.
경찰은 이날 오후 '장자연 문건'을 자살 다음날(3월 8일) 본 모신문사 기자 1명을 참고인 자격으로 모처로 불러 호야스포테인먼트 대표 유장호(30)씨가 문건을 공개한 경위에 대해 조사할 예정이다. 이 기자와 함께 문건을 본 다른 언론사 기자 2명과 문건보도와 관련해 유족으로부터 사자명예훼손혐의로 고소된 KBS기자 2명 등 4명도 곧 조사한 뒤 유 씨를 재소환, 문건작성과 언론보도 경위 등에 대해 추궁한다는 계획이다.
이명균 경기지방경찰청 강력계장이 30일 장자연씨 자살사건을 수사중인 경기도 분당경찰서에서 수사상황을 취재진에게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