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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영 내홍’ 민주당, 대여투쟁 선언했지만...

당권파-비당권파, 정동영 고향 출마 놓고 내홍

박연차 수사로 패닉상태에 빠진 민주당이 30일 전열을 가다듬고 대여 투쟁에 나섰으나,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의 고향 출마를 둘러싼 내홍이 발목을 잡는 모습이다.

민주당은 이날 오전 국회 예결위회의장에서 의원총회를 열고 박연차 수사 대응 및 4월 임시국회 전략, 4.29 재보선 전략 등을 놓고 난상 토론을 벌인 뒤, 모든 사안에 대해 ‘정면 돌파’키로 가닥을 잡았다.

민주당은 검찰의 박연차 수사 및 현 정권의 언론 장악 대응과 관련, 박주선 최고위원을 위원장으로 하는 ‘민주주의 수호 및 공안탄압저지대책위’를 설치하고 맞대응하기로 했으며 다른 야당들과 협조해 특검 및 국정조사 도입을 거듭 촉구키로 했다.

또 민주당은 4월 국회 전략에 대해선 MB악법 저지 및 추가경정예산 등으로 공세를 넓히기로 하고, 4.29 재보선 전략과 관련해선 당내 내홍을 속히 마무리 지은 뒤, 대여 압박 강도를 높이는 ‘견제론’으로 승부키로 재확인했다.

정세균 대표는 의총에서 “지금 상황은 그야말로 공안통치가 판을 치는 유신시대나 독재정권시대와 다를 게 없다. 이런 상황에서 저항하지 않고 좌시할 수 있는가”라고 강경 대응 방침을 밝힌 뒤 “이명박 정권이 아무리 공안 통치를 하고 독재적인 모습을 서슴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결국은 패배할 수밖에 없다는 확신을 가져야 한다”고 의원들을 독려했다.

민주당 비당권파인 ‘국민과 함께하는 국회의원모임’(국민모임) 소속 의원들과 일부 개형성향 의원들은 그러나 이날 의총에서 당 지도부에게 정 전 장관에게 고향 공천을 줄 것을 촉구하면서 당 지도부의 이러한 대여 투쟁이 효과를 발휘할 지는 여전히 의문이다.

정 전 장관 측근인 최규식 의원은 “당이 힘을 모으고 결집하기 위해선 뺄셈 정치가 아닌 덧셈 정치를 해야 한다”며 “혹시라도 당 지도부가 MB정권이 아니라 특정인과 싸우는 것 같은 인상을 줘서는 안 되며 누구를 배제하는 데 당의 힘을 써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정동영계인 이종걸 의원도 “현재 당 안에 의미 없이 쳐진 전선의 내홍 때문에 모든 언론의 관심은 정 전 장관의 고향 공천에 가 있다”며 “이래선 재보선에서 전패할 수 있다”고 정 전 장관의 고향 공천을 주문했다.

중도파는 그러나 당권-비당권파를 싸잡아 비난했다.

DJ의 복심인 박지원 의원은 “한 쪽 동네에서 불이 났다고 모든 사람이 그 집으로 뛰어가서는 안 된다. 전주 선거에 당이 다 뛰어가서는 안 된다”고 일침을 가했고, 이석현 의원도 “당에는 주류와 비주류만 있는 게 아니다. 미안한 줄 알아야 한다. 자기계파만 생각해서는 안 된다”고 양측을 비판했다.

한편 강창일, 장세환, 최규식, 이종걸 등 비당권파 의원들은 이날 의총 후 정 대표를 찾아 정 전 장관의 고향 공천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전달한 뒤,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성명을 발표할 것이라고 으름장을 놓기도 했다.

정 대표는 이에 “민주당은 차기 대선과 총선에 따라 당운이 결정되는데 이를 위해 재보선과 내년 지방선거에 무엇이 유리한지를 두고 판단하겠다”며 “개인 정세균이 아닌 당 대표 정세균이, 사사로운 감정을 떠나 판단하겠다”고 공천 불가 입장을 재확인했다.

노영민 대변인은 이와 관련, “정 전 장관의 고향 공천 불가 방침을 재확인한 것”이라며 “이는 불변”이라고 설명했다.
이준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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