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이 26일 민주당 지도부를 정면으로 비판하고 나섰다. 정 전 장관과 정세균 지도부간 결별이 초읽기에 들어간 양상이다.

정 전 장관은 이날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민주당이 확실한 대안을 갖고 있는지 보여주는 게 급선무”라며 “솔직히 말하면 확고한 희망을 주는 대안 정당이 못 되는 게 현실”이라고 당 지도부에 직격탄을 날렸다.

그는 자신의 고향 출마에 비판적인 당내 386 주류들에 대해서도 “그들이 일종의 ‘뺄셈의 정치’를 하고 있다”고 힐난했다. 그는 특히 “정치에도 예의가 있다. 자기 당의 반개혁 후보를 뽑아놓고 대통령 만들라고 호소했다는 것인가”라며 “나를 '제2의 이인제'가 될 것이라고 하는데 이인제 의원에게도 미안하다. 비판에도 금도가 있어야 한다”고 강력반발했다.

그는 당 지도부의 공천 불가 방침에 대해서도 “‘양상구패’(兩傷具敗)라는 말이 생각난다”며 “호랑이 두 마리가 싸우면 둘 다 상처를 입는다는 말인데 모두가 패자가 되는 것은 피해야 한다”며 고향 공천을 주문했다.

그는 “민주 정당의 ‘당심’(黨心)은 당원과 지지자의 뜻”이라며 “지도부의 뜻도 존중돼야 하지만 최종 정리하는 과정에서 반드시 당원과 지지자의 뜻이 반영돼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는 김대중 전 대통령의 무소속 출마 반대 발언에 대해서도 “김 전 대통령이 ‘출마하라, 말라’고 말할 분인가. 당 대표와 당의 전 대선후보가 대화를 통해 밤을 새워서라도 이 문제를 풀라는 것”이라며 “당을 깨지 말라는 이야기는 나 뿐 아니라 당 지도부에게도 향한 것 아닌가”라고 반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