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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돈 "<중앙일보>, 이런 망언이 어디 있나"

"한국 보수가 '장자연 리스트' 인물들과 동급이란 말이냐"

'합리적 보수' 이상돈 중앙대 법대교수가 <중앙일보>에 단단히 뿔이 났다. 진보진영은 '장자연 리스트'를 갖고, 보수진영은 '박연차 리스트'를 갖고 상대방에게 타격을 입히려 하고 있다는 <중앙일보> 칼럼을 읽고 나서다.

이상돈 "<중앙일보> 칼럼, 기네스북에 오를만 하다"

이상돈 교수는 24일 자신의 홈페이지에 올린 <'박-장 리스트'가 보수와 진보의 대결장?>이란 글을 통해 "박연차 리스트와 장자연 리스트로 '한국사회가 또 한번 때아닌 보수와 진보의 대결장이 되었다'는 중앙일보 사내칼럼(3월 24일, 이훈범 논설위원)은 터무니없는 말장난이라서 한마디 하지 않을 수 없다"며 이날자 <중앙일보> 칼럼 <박연차 리스트 vs 장자연 리스트>를 문제 삼았다.

이 교수는 "이 칼럼에 의하면 진보진영이 ‘리스트’ 공개를 요구해서 보수세력에 타격을 입히려 한다는 말이 된다"며 "그것이 어느 정도 사실이라고 하자. 하지만, 이 경우 대한민국의 ‘보수’는 모두가 공개되어서는 안 될 ‘리스트’ 인물들과 동급이라는 말이 되는데, 세상에 어디 이런 망언(妄言)이 다시 있을까 싶다"며 '장자연 리스트'에 오른 인물들과 보수를 동일시하는 칼럼 논법을 질타했다.

그는 "장자연 ‘리스트’의 본질은 한 마디로 말해서 ‘법 앞의 평등’"이라며 "고 장자연 씨와 관련이 있다는 사람들에게 연예계의 구조적 비리와 관련된 범법(犯法) 사실이 있다면 그들이 누구이든 간에 평범한 사람들과 똑같이 사법적 판단을 받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만일에 범법사실은 없고 단지 남여 사이의 문제였다면 사법당국은 그들의 이름을 밝힐 필요도 없을 것이고 또 밝혀서도 안 될 것"이라며 "다만 사법당국이 혹시나 이중기준을 갖고 있지나 않을까 해서 의구심을 갖고 있는 사람이 많은 것은 사실인데, 그런 의구심을 갖는 것을 비난할 만큼 한국의 검찰과 경찰이 당당하다고 볼 수는 없을 것"이라며 답보상태인 장자연 사건 수사에 대한 의구심을 제기하기도 했다.

이 교수는 다시 화살을 <중앙>으로 돌려 "별 희한한 데에도 ‘진보’와 ‘보수’의 대립을 들먹이는 이 칼럼은 기네스 북에 오를 만한 하다"는 독설로 글을 끝맺었다.

<중앙일보> 칼럼 "놀라울 거 없는데 꼭 이름 알아야겠다고 야단들"

이 교수가 질타한 문제의 <중앙일보> 칼럼은 박연차-장자연 리스트 파문과 관련, "세상의 관심은 그들이 누군지에만 있는 것 같다. 그 누군지 역시 새롭지 않다. 권력자 중에는 국회의원도 있고, 지자체장도 있으며, 검찰 간부도 있다고 한다. 실력자 중에는 일간지 대표도 있고, 방송국 PD도 있으며, 기업체 대표도 있다는 거"라며 "놀라울 거 하나 없는 구성인데 꼭 이름을 알아야겠다고 야단들"이라고 힐난했다.

칼럼은 더 나아가 "누구는 권력자 명단을 먼저 공개해야 한다고 목청 돋우고 누구는 실력자 명단을 앞서 까야 한다고 핏대 올리는데 참으로 딱한 노릇들"이라며 "문제의 본질은 뒷전이고 서로 자신들에게 유리한 리스트를 이용하려는 꿍꿍이만 남은 까닭이다. 여기서 한국 사회는 또 한번 때아닌 보수와 진보의 대결장이 된다"고 주장했다.

다음은 이 교수의 글과 <중앙일보> 칼럼 전문.

'박-장 리스트'가 보수와 진보의 대결장?

이상돈 (2009년 3월 24일)

박연차 리스트와 장자연 리스트로 “한국사회가 또 한번 때아닌 보수와 진보의 대결장이 되었다”는 중앙일보 사내칼럼(3월 24일, 이훈범 논설위원)은 터무니없는 말장난이라서 한마디 하지 않을 수 없다.

이 칼럼에 의하면 진보진영이 ‘리스트’ 공개를 요구해서 보수세력에 타격을 입히려 한다는 말이 된다. 그것이 어느 정도 사실이라고 하자. 하지만, 이 경우 대한민국의 ‘보수’는 모두가 공개되어서는 안 될 ‘리스트’ 인물들과 동급이라는 말이 되는데, 세상에 어디 이런 망언(妄言)이 다시 있을까 싶다.

장자연 ‘리스트’의 본질은 한 마디로 말해서 ‘법 앞의 평등’이다. 故 장자연 씨와 관련이 있다는 사람들에게 연예계의 구조적 비리와 관련된 범법(犯法) 사실이 있다면 그들이 누구이든 간에 평범한 사람들과 똑같이 사법적 판단을 받아야 한다. 만일에 범법사실은 없고 단지 남여 사이의 문제였다면 사법당국은 그들의 이름을 밝힐 필요도 없을 것이고 또 밝혀서도 안 될 것이다. 다만 사법당국이 혹시나 이중기준을 갖고 있지나 않을까 해서 의구심을 갖고 있는 사람이 많은 것은 사실인데, 그런 의구심을 갖는 것을 비난할 만큼 한국의 검찰과 경찰이 당당하다고 볼 수는 없을 것이다.

별 희한한 데에도 ‘진보’와 ‘보수’의 대립을 들먹이는 이 칼럼은 기네스 북에 오를 만한 하다.

[이훈범의 시시각각] 박연차 리스트 vs 장자연 리스트

이훈범 정치부문 차장

우리나라엔 유난히 뇌물과 관련한 속담이 많다. ‘기름 먹인 가죽이 부드럽다’는 말은 ‘뇌물을 쓰면 모든 일이 순조롭다’는 뜻이고, ‘쇠 먹은 똥은 삭지 않는다’는 말도 ‘뇌물을 먹이면 반드시 효과가 있다’는 의미다. ‘부처님 위해 불공하나’란 물음 역시 ‘남 아닌 저 잘되라고 주는 게 뇌물’이라는 얘기다. 속담 속에서 뇌물은 부정적 의미보다 그 효과가 강조되고 있는데 아무래도 ‘좋은 게 좋은 것’ ‘누이 좋고 매부 좋고’ 식의 정(情)에 끌리던 전통적 사고방식 때문이 아닌가 싶다. 뇌물로 바치는 돈을 ‘인정전(人情錢)’이라 하던 것도 같은 이유다. 그런 사고는 필경 내용보다는 결과를 중시하는 속성으로 이어지게 되는데 ‘모로 가도 서울만 가면 된다’는 속담이 거저 나오는 게 아니다.

21세기인 오늘날까지 그 전통의 자취는 건재하다. 쇠 먹고 기름 칠한 리스트에 온 나라가 난리다. 새로울 것도 없는 게 하나도 아니고 둘이다. 지난 정권, 권력에 빌붙어 단물 빨던 기업가가 사방으로 돌린 뇌물을 넙죽넙죽 받아먹던 권력자들의 리스트가 하나요, 10년 무명의 설움 속에서 어떻게 한번 떠보려고 발버둥쳤던 여배우의 몸을 탐한 실력자들의 리스트가 또 하나다. 앞에는 안 되는 것 되게 하고 될 것은 더 크게 되게 해주는 대가로 제 주머니 채우고 나라 곳간 축낸 간신배들이 줄을 섰고, 뒤에는 죽음 말고는 탈출구를 찾을 수 없었던 약자의 가슴은 못 보고 젖가슴에만 침 흘리며 ‘원샷’을 외치던 인간 말짜들이 줄지어 앉았다.

세상의 관심은 그들이 누군지에만 있는 것 같다. 그 누군지 역시 새롭지 않다. 권력자 중에는 국회의원도 있고, 지자체장도 있으며, 검찰 간부도 있다고 한다. 실력자 중에는 일간지 대표도 있고, 방송국 PD도 있으며, 기업체 대표도 있다는 거다. 놀라울 거 하나 없는 구성인데 꼭 이름을 알아야겠다고 야단들이다. 누구는 권력자 명단을 먼저 공개해야 한다고 목청 돋우고 누구는 실력자 명단을 앞서 까야 한다고 핏대 올리는데 참으로 딱한 노릇들이다. 문제의 본질은 뒷전이고 서로 자신들에게 유리한 리스트를 이용하려는 꿍꿍이만 남은 까닭이다. 여기서 한국 사회는 또 한번 때아닌 보수와 진보의 대결장이 된다.

솔직히 말해 리스트는 내 관심 밖이다. 여전히 기업가의 입과 여배우의 글 속에서만 존재하는 이름들 아닌가. 섣불리 까본들 피해자만 늘어날 뿐이다. 서두를 일이 아닌 거다. 양과 염소는 구분해야 할 게 아니냔 말이다. 그건 검찰과 경찰의 몫이다. 수사 당국에 대한 불신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 불신은 의혹의 어머니일 뿐 진실을 낳지는 않는다. 그럼 리스트를 덮어둬야 한다는 거냐고 묻는 건 바보들의 질문이다. 내 관심은 권력 의지란 결국 ‘트로피’를 얻고자 하는 인간의 근본 충동일까 하는 것이다. 쉽게 말해 출세한 자들의 보상심리가 당연한 것이냐는 얘기다. 내가 고생해 이 자리에 올랐으니 그 정도 떡값은 받을 자격이 있다, 내 말 한마디에 왕비가 될 수도, 무수리가 될 수도 있는 여배우의 성(性)도 한번쯤 상납 받을 수 있는 거 아니냐는 생각을 과연 어디까지 참아줘야 하느냐는 것이다.

눈앞의 두 리스트를 정략적으로 활용하는 건 ‘힘센 남자’들의 트로피 콤플렉스를 용인하는 결과를 가져올 뿐이다. 상대편을 망신시키면 그만이고 내 편의 치부엔 관심 없는 까닭이다. 꼭 그만큼의 확률로 반대의 경우가 가능할 터다. 결국 사회는 또 한번 ‘그놈의 정’의 포로가 되고 옷 벗어두고 가방 잃고도 서울에 왔으니 됐다고 자위하고 마는 것이다.

네 편 내 편 음험한 눈길 거두고, 있는 그대로만 똑바로 보자. 그것이 검찰과 경찰이 한눈 못 팔게 만들고, 힘만 센 미성숙아들이 높은 자리 차지하는 걸 원천 봉쇄하는 토양을 만든다. “집안이 가난해지면 현모양처가 생각나고 나라가 어지러워지면 훌륭한 재상이 아쉬워진다”던 전국시대의 정치가 이극의 말이 새삼 떠오르는 요즘이다.
김동현 기자

댓글이 5 개 있습니다.

  • 5 3
    사부

    말만 하면 진보 보수야
    내가 보기엔 노인네와 젊은이의 대결이닷
    보수단체 모임에
    노인들 군복입고 설치는것 영 아니더라
    서북청년단 피를 업고 세운 정권이라 그런가
    고만해라 마이 뭇다이가
    진보보수 다 나라 걱정을 해야제
    조중동 기득권 유지하려 보수 팔지 마라
    니들도 한 넘만 살아 살아남을 껄,
    세 넘은 너무 많아

  • 24 5
    조중동ㅋㅋ

    조중동 이것들은 보수가 무슨 뜻인지도 모르나봐?
    진보라는 개념도 무슨 뜻인지도 모르고..
    아무데나 보수, 진보를 들이대는 찌질이들...

  • 19 9
    어이상실

    저게 보수인가?
    저런 언론을 보수언론이라고 불러줘야 하나?

  • 23 9
    설마?

    중앙일보 사주일가나 고위급들이 여린 여자 연예인들을 성노예로 부린건가?
    어떻게 저런글이 나올수가있지???

  • 16 8
    하하

    중앙대가 뜬다
    진중권과 이상돈을 배출한.
    저승의 임여사가 기뻐하시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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