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균-정동영 정면충돌, '분당'할까
지도부측 “제2의 이인제 될 것” vs 정동영 “고향 출마 불변”
당 지도부 "정동영, 분당하면 '제2의 이인제' 될 것"
정 대표는 이날 오전 비공개로 진행된 최고위원회의에서 9명의 최고위원들에게 정 전 장관의 거취에 대한 의견을 물었고, 이에 최고위원들 전원은 한 목소리로 ‘공천 불가’를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 대표도 이날 회의에서 “(정 전 장관이) 어떤 결정을 내리든 당의 입장을 따라야 한다는 것이 전제돼야 한다”고 말해, 내일 회동에서 정 전 장관에게 ‘공천 불가’를 통고할 것임을 시사했다.
민주당 핵심 의원은 이와 관련, “최고위원들 모두가 정 전 장관의 공천 불가를 재확인한 셈”이라며 “정 전 장관 측이 ‘무소속 출마’ ‘분당’ 등 막판 카드를 내밀 것으로 보이나, 당 지도부도 내일 담판 회동에서 절대 물러설 일이 없을 것”이라며 강경 분위기를 전했다.
다른 관계자도 정 전장관측의 공천 배제시 탈당후 무소속 출마 경고와 관련, “정 전 장관 측이 무소속 출마를 통해 당을 쪼갠다는 관측은 이미 새로울 것이 없다”며 “무소속 출마와 분당은 명분도 없어 국민적 지지를 얻지 못할 것이며 정 전 장관이 ‘제2의 이인제’가 되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라고 원색적으로 힐난했다.
정동영 "고향에 오니까 마음 정리돼"
반면에 정 전 장관은 이날 전북 순창 부모의 묘소를 찾은 자리에서 기자들과 만나 “잠을 잘 잤고 아침에 일어나 가벼운 산책도 했다”며 “마음이 무겁고 했는데 고향에 오니까 마음이 정리되는 듯한 느낌이 든다”며 고향 출마를 기정사실화했다.
정동영계 이종걸 의원도 이날 SBS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정 전 장관이) 무소속이 되면 전주 지역의 의원들은 머리가 복잡해진다”며 “그런 상태가 되면 이미 분당이라고 볼 수 있다”며 거듭 분당을 경고했다.
정 전 장관 측 관계자도 "여러 차례 밝혔듯이 정 전 장관이 ‘전주 덕진’에서의 출마를 선언한 이상 다른 대안은 생각해 본적이 없다”며 “내일 회동에서도 어떠한 선택지가 주어지든 이에 대한 의견 변함은 없을 것”이라며 고향출마 강행 방침을 분명히 했다.
정 전 장관측은 정 전장관이 전주 덕진에 출마한 뒤 재보선 선대본부장을 맡아 재보선을 총괄 지원하는 절충안을 내놓고 있으나, 당 지도부측은 일축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분당 가능할까
이처럼 양측이 마주보고 달려오는 기관차처럼 정면 격돌 조짐을 보이자, 당 일각에서는 24일 정-정 회담후 실제로 정 전장관이 탈당해 무소속 출마하면서 당이 두토막나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일각에선 정 전장관 탈당시 최대 30명의 의원들이 동반탈당해 별도의 원내 교섭단체를 구성할 수 있을 것이란 얘기까지 나돌고 있다.
하지만 이에 대해 회의적 평가도 많다. 최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일반 국민의 절반이상이 정 전장관의 고향 출마에 부정적인 점을 감안할 때 분당을 단행할 경우 국민적 비판이 쏟아지면서 치명적 자충수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이유에서다. 이럴 경우 과연 정 전장관과 정치적 운명을 같이 할 의원이 많을지에 대해서도 의문을 던지고 있다.
또하나 주요 변수는 김대중 전대통령의 의중이다. 김 전대통령 복심인 박지원 의원이 지난주 방송과 인터뷰에서 정 전장관의 고향 출마에 대해 수용 입장을 밝히면서 한때 정가에는 김 전대통령이 정 전장관을 미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돌기도 했다. 그러나 곧바로 정가에는 김 전대통령이 정 전장관의 고향 출마에 비판적이란 이야기가 나돌았다.
이처럼 정-정 양측이 정면격돌 양상을 보이면서 일각에서는 정-정 충돌로 4월 재보선에서 민주당이 참패하면서 결국 기존 민주당 체제 붕괴 및 새로운 야권 정계개편으로 이어지는 게 아니냐는 관측까지 나도는 등, 상황은 날로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분명한 것은 지금 민주당 내홍을 바라보는 국민 시각은 싸늘하며 점점 싸늘해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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