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총리 "美국채 불안, 안전보장하라"
오바마의 국채 매입 요구 일축, 미-중 화폐전쟁 예고
13일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원자바오 총리는 이날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폐막 이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중국은 미 국채 보유에 대해 우려하고 있으며, (미 국채) 투자가 안전하다는 것을 보증받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원자바오 총리는 "중국은 미국에 엄청난 규모의 돈을 빌려주고 있다"며 "나는 미국에 대해 중국자산의 안전성을 보증하겠다는 약속을 지키고 좋은 신용을 유지하기를 요구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우리는 당연히 우리 자산의 안전성에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며 "솔직히 나는 좀 (미국채 안전성에) 우려를 갖고 있다"며 거듭 우려를 표명했다.
그는 "중국은 1조9천500억달러 규모의 외환보유고 다변화를 추구하기 위해서 리스크를 줄여야 하고 아울러 수익성도 안전하게 관리해야 한다"고 말해, 미국채 비중을 낮출 수도 있음을 시사했다.
그는 위안화 환율에 대해서는 "우리 목표는 위안화가 균형적이며 합리적인 수준으로 안정되게 유지되도록 하는 것"이라며 "오늘을 마지막으로 그 어떤 나라도 우리 통화 가치를 높이거나 낮추도록 압력을 가할 수 없을 것"이라며, 미국의 위안화 절상 압력을 수용하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했다.
원 총리 발언은 버락 오바마 미대통령이 7천870억달러의 경기부양을 위해 재무채권을 발행하면서 중국이 이를 사주기를 희망하고 있는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중국의 우회적인 거부 표시가 아니냐는 해석을 낳고 있다. 실제로 원 총리 발언이 나온 직후 홍콩에서 거래되는 10년만기 미국 재무채권의 금리가 3% 가까이 급등하는 등, 시장은 예민하게 반응했다.
또한 그의 발언은 전인대에서 위안화를 기축통화로 만들어야 한다는 요구가 빗발친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중국이 본격적으로 위안화를 기축통화로 만들기 위한 행보에 나선 게 아니냐며 향후 미국과 중국간 화폐전쟁이 본격화할 것으로 보는 관측도 많다.
중국건설은행의 애널리스트 자오 퀸밍은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중국은 솔직히 말해 미국이 윤전기로 달러화를 찍어 당면한 문제를 풀려 하고 있고 그 결과 인플레이션이 발생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며 인플레이션 발발에 따른 재무채권 및 달러화가치 폭락을 걱정하고 있음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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