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 중퇴생 자살...취직 안되고 고시원비도 못내
등록금 못내 중퇴후 아르바이트로 생활하다가 자살
11일 경찰에 따르면, 9일 오후 4시께 서울 서강대교 인근 밤섬 모래사장에 정모씨가 숨져 있는 것을 한강유람선을 타고 가던 시민이 발견해 경찰이 신고했다.
경찰은 "특별한 외상이 없고 부패 정도가 심한 것을 볼 때, 정씨가 20여일 전 다리에서 투신한 뒤 물살에 이끌려 밤섬까지 흘러온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정씨는 1998년 고려대 정치외교학과에 입학했으나 시골에 있는 집안이 넉넉치 못해 아르바이트로 등록금과 생활비를 벌어야 했고 군에 입대도 했다. 하지만 제대후 등록금을 마련치 못해 휴학과 복학을 반복하다가 결국 2006년 학교를 그만 두고 고향인 전남 담양으로 내려갔다가 취직을 하기 위해 지난해 상경했다.
그는 취업 공부를 위해 고시원에 숙소를 마련한 뒤 아르바이트 등을 하며 어렵게 생활했으나 취직은 안되고 최근엔 월 20여만원의 고시원 월세마저 내기 힘들 정도로 벼랑끝에 몰렸다.
그는 지난 1월초 머물던 고시원 방을 청소한 뒤 휴대폰 등 소지품을 책상 위에 놓고 사라진 뒤 연락을 끊었고 끝내 차가운 사체로 발견돼 가족들을 오열케 했다.
정씨 자살은 10일 전국백수연대 주덕환 대표가 방송과 인터뷰에서 자살 예고 글을 올린 20대 여성을 만나보니 "고시원에 살고 있는데 돈을 못내 당장 방을 나가라고 하고, 심지어 이틀동안 굶고 있었다"며 밝힌 데 이어 발생한 사건으로, 청년실업자들이 실제로 얼마나 심각한 벼랑끝 위기에 몰려있는가를 보여주는 충격적 사건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저작권자ⓒ뷰스앤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