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떨어진 아파트값, 원상회복돼야"
김광림 "상한제 풀어야 값 오를 때 촉진돼", 박희태 딴소리도
재경부 차관 출신인 김광림 한나라당 의원은 이 날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5명의 부동산 전문가들과 논의를 해봤는데 1명은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이었지만, 대부분은 가격에 영향이 없기에 풀어야 한다는 의견이었다"며 "가격에는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김 의원은 이어 "강남3구는 투기지역해제로 인한 기대감이 이미 시장가격에 반영되어 있고 가격이 상승하더라도 그 영향은 적을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의견이었다"면서도 "떨어지던 가격이 원상회복되거나 거래가 좀 이뤄지는 것이지 가격이 올라갈 가능성은 적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었다"고 덧붙여, 그는 '폭락했던 가격이 원상회복되는 것'을 아파트값 상승으로 여기지 않음을 분명히 했다. 그의 주장대로라면 반토막났던 강남 등 버블세븐의 아파트값은 다시 원대복귀해야 정상이다.
그는 민간택지분양가 상한제 폐지 문제에 대해서도 "가격이 떨어지는데 상한가를 정해놓는 것은 맞지 않다"며 "상한가를 폐지해놓으면 가격이 올라갈 때 이를 촉진하는 효과가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었다"고 말해, 향후 아파트값 상승을 기대하고 있음을 그대로 드러냈다.
그는 더 나아가 "10년전 IMF 외환위기 직후에는 부동산 가격이 V자를 그렸으나, 지금은 경기가 빨리 회복되지 않으면 L자로 무기한 부동산 시장이 침체될 수 있다"며 아파트값 상승 촉진정책의 당위성을 주장했다.
그는 또한 "주택공급수준도 98년 IMF 때는 전국 30만호, 수도권 15만호 밖에 추가공급이 안됐는데 현재는 제대로 주택공급이 되려면 적어도 전국 50만호, 수도권 30만호 정도는 공급돼야 한다"며, 고분양가-과잉공급으로 미분양아파트가 사상최고치를 경신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파트 추가공급을 주장하기도 했다.
그는 보고 말미에 "이번 보고와 관련해서는 정부와 대통령 비서실의 동향도 함께 파악했다"고 밝혀, 청와대 역시 이미 부동산경기부양책에 뜻을 굳혔음을 시사했다.
한편 박희태 대표는 김 의원의 부동산 보고를 받은 뒤, "그런데 왜 강남3구만 투기억제지역에서 해제하나?"라고 생뚱한 질문을 해 빈축을 사기도 했다. 당황한 김 의원은 "아, 다른 지역은 전에 다 묶여 있다가 다 풀렸고, 이제 강남3구만 남았다"고 설명했다. 박 대표는 그런데도 "남은 데가 강남밖에 없다?"고 재차 물었고, 김 의원은 "네, 강남-서초-송파만 남아있다"고 거듭 답했다.
집권여당의 현주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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