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장규 용산구청장 "세입자들은 떼잡이"
용산구청 입구에 "쌩떼거리를 쓰는 사람들" 입간판도
박 구청장은 용산참사 발생 직후인 20일 오전 용산구 보광동 주민센터에서 용산 한강로 개발 계획을 설명하던 중 "제가 용산의 주 도로인 한강로 100만평을 7년 전에 계획을 세워서 개발을 시작했습니다"라며 "이 세입자들은 세입자들이 아니에요. 전국을 쫓아다니면서 개발하는데 마다 돈 내라고… 이래서 떼잡이들이에요"라고 말했다.
그는 더 나아가 "이 사람들이 거기서 데모를 해가지고 오늘 무슨 사고가 났다 그럽니다"라며, 용산 참사 희생자들을 떼잡이로 규정하기도 했다.
용산구청은 박 구청장 발언이 누군가에 의해 녹취돼 나돌며 비난여론이 빗발치자, 박 구청장 발언은 용산 철거민들을 가리키는 게 아니라고 진화에 나섰으나 설득력이 없다는 눈총을 받고 있다.
실제로 용산구청은 용산 참사가 발생하기 전에도 철거민 등의 민원을 "쌩떼거리"로 규정하는 대형 입간판을 구청 입구에 내건 전력이 있기 때문이다.
용산구청은 입간판에 "구청에 와서 생떼거리를 쓰는 사람은 민주시민 대우를 받지 못하오니 제발 자제하여 주시기 바랍니다"라고 적었다. 당시 용산구청 앞에서 농성을 하던 철거민들을 겨냥한 간판이었다.
용산구청은 또 구청앞 길거리에 "세입자가 아무리 떼를 써도 구청은 도와줄 방법이 없습니다"라는 플래카드를 내걸기도 했었다. 박 구청장 등 용산구청측이 오랜 기간동안 철거민들은 "떼거리 집단"으로 인식해왔음을 보여주는 증거들이다.
용산구청은 그러다가 용산 참사후 입간판 사진이 인터넷상에 나돌며 용산구청을 비난하는 여론이 빗발치자, 지난 21일에 간판을 바꿨다. 그러나 새로 걸린 간판 내용은 용산국제업무단지 조감도. 주민들은 용산구가 재개발 참사에 대해 사과나 자숙하기보다는 재개발의 당위성만 내세우고 있다고 비난했다.
박장규 용산구청장은 건설사 사장 출신으로 한나라당 소속 구청장이다. 경실련 등 시민사회단체들은 박 구청장이 겨울에는 철거를 하지 않도록 한 서울시 지침을 묵살하고 재개발을 몰아붙이다가 용산 참사가 발생했다며 박 구청장 퇴진을 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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