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증권은 21일 글로벌 금융주들에 대한 부정적 실적전망이 미국에서 유럽으로 확산돼 2차 금융위기가 나타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김혜린 애널리스트는 "문제는 영국의 주요 금융기관들의 실적이 악화된 기대수준마저 충족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라며 "영국의 5대 금융기관 중 하나인 RBS는 280억달러 적자를 기록했고, 주가도 발표 당일 65% 폭락했다"고 말했다.

영국은 금융업이 차지하는 국내총생산(GDP)비중이 50%를 넘어설 뿐 아니라 RBS, 로이즈(Lloyds) TSB, 스탠다드 차타드, HSBC홀딩스 등 글로벌 투자은행의 중심지이기도 해 유럽에서 영국의 위치는 특별하다고 김 애널리스트는 설명했다.

김 애널리스트는 영국 정부의 2차 금융기관 구제 방안에도 주가가 반응하지 않았다는 점이 우려를 증폭시키고 있다며 정책이 주는 개선 가능성보다 위기의 재점화 위험이 더 커 보인다고 평가했다.

영국 금융주는 최근 이틀 연속 약세를 이어갔으며 특히 로이드, TSB, 바클레이즈캐피탈 등 실적발표가 남아있는 기업을 중심으로 주가가 하락했다.

김 애널리스트는 "전세계 금융기관의 자산상각 손실이 10조 달러로 추정되는 가운데 공적자금 또한 9조3천억원이 투입됐다"면서 "미국과 유럽 모두 작년 4분기 자산상각으로 인한 손실이 전분기 대비 증가했으며 이에 따라 공적자금 투입 또한 증가하는 양상으로, 추가 자산상각 손실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는 대부분의 금융기관의 실적이 악화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합병을 통해 부실자산까지 떠안아야 하는 금융기관들의 리스크는 더 커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유럽 금융주의 실적 악화로 2차 금융위기 우려가 높아지면서 시장에 대한 비관론이 팽배해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부정적 실적전망은 올해도 당분간 이어질 것인 만큼 금융위기는 아직 해소되지 않았음을 기억하고 금융리스크에 대한 대비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